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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III. 고전 문학 (서양)/1. 서양 - 고전 소설97

어느 인생 - 모파상 (백선희 옮김, 새움) <여자의 일생> 모파상 - 어느 인생 (초라한 진실) (백선희 옮김, 세움 세계문학) 『Une vie』가 우리나라에 처음 출간된 판본은 김기진 번역의 『녀자의 한평생』이다. 일본어판 『女の一生』을 중역한 것으로 추정되고, 영문학을 공부한 히로쓰 가즈오는 당시의 영어 번역본 제목인 ‘A woman’s life’를 중역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느 인생’은 불어에 서툴렀던 한 번역가가 당시, 일본어판을 중역해 잘못 붙여졌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던 셈이다 모파상 - 여자의 일생 (1883년) 잔느는 짐을 다 꾸리고 창가로 다가가 보았으나 비는 그치지 않고 있었다. 밤새 폭우가 유리창과 지붕을 두드렸다. 물은 잔뜩 머금고 낮게 내려앉은 하늘은 구멍이라도 난 듯 땅 위로 물을 게워 내고 흙을 설탕처럼 녹여 걸쭉하게 만들었다.. 2023. 2. 5.
이방인 - 알베르 카뮈 (김화영 옮김, 민음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6 알베르 카뮈 - 이방인 (1942년)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 사망, 명일 장례식, 근조.' 그것만으로써는 아무런 뜻이 없다. 아마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양로원은 알제에서 팔십 킬로미터 떨어진 마랭고에 있다. 2시에 버스를 타면, 오후 중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밤샘을 할 수 있고, 내일 저녁에는 돌아올 수 있으리라. 나는 사장에게 이틀 동안의 휴가를 청했는데 그는 이유가 이유니만큼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좋아하지 않는 눈치였다. 나는 그에게 이런 말까지 했다. "그건 제 탓이 아닙니다." 사장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제야 나는 그런 소리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따지고 보.. 2023. 2. 5.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안인희 옮김, 문학동네) 문학동네 세계문학 101 헤르만 헤세 - 데미안 (1919년) 나는 오로지 내 안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것에 따라 살아가려 했을 뿐, 그것이 어째서 그리도 어려웠을까? 내게는 이 이야기가 중요하다. 이것은 나 자신의 이야기, 한 인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가공의 인간, 어떠 가능한, 어떤 이상적인, 또는 어쨌든 존재하지 않는 한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로 존재하는, 단 한 번분인, 살아 있는 인간의 이야기인 것이다. 하지만 진짜로 살아 있는 인간이란 대체 무엇이냐에 대해 오늘날 사람들은 예전보다 잘 모른다. 그 모두가 저마다 자연의 아주 소중한, 닥 한 번뿐인 시도인 인간들을 총으로 쏘아 대규모로 죽이는 판이니 말이다. 우리가 단 한번뿐인 인간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면, 누구든 우리 각자를 정말 총.. 2023. 2. 5.
무무 - 투르게네프 (이항재 옮김, 민음사) 투르게네프 - 첫사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0) 투르게네프 - 무무 (1854년) 그녀는 외출을 잘 하지 않았고, 메마르고 지루한 말년을 쓸쓸하게 보내고 있었다. 그녀의 불쾌하고 음산한 낮은 오래전에 지나갔지만, 그녀의 저녁은 밤보다 더 어두웠다. 그녀의 모든 농노 중에서 마당쇠 게라심이 가장 눈에 띄었다. 그는 1미터 95센티나 되는 키에 거인 같은 체격을 하고 있었지만, 태어날 때부터 벙어리에다 귀머거리였다. 여지주는 작은 오두막집에서 동료들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던 그를 시골에서 데려왔다. 게라심은 가장 성실한 농노로 알려져 있었다. 놀라운 힘을 가진 그는 네 사람분의 일을 거뜬히 해냈다. 그는 모든 일을 손쉽게 해치웠다. 징기질을 하면서 커다른 손바닥으로 쟁기를 잡고 말의 도움 없이 혼자서 탄력.. 2023. 2. 4.
검은 고양이 - 에드거 앨런 포 (전승희 옮김, 민음사)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8) 에드거 앨런 포 - 검은 고양이 (1843년) 내가 이제 써 나갈 이야기는 너무나도 괴이하면서 동시에 너무나도 평범한 이야기인데, 나는 독자들이 그 이야기를 믿어 줄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고, 믿어 달라고 부탁하지도 않는다. 나 자신의 감각들조차 내가 직접 보고 들은 증거를 거부하는데, 남들이 그것을 믿어 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실로 정신나간 일이리라. 하지만 난 분명 미친 것도 꿈을 꾸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죽음을 목전에 앞두고 있으니, 오늘 내 영혼의 짐을 덜고자 하는 것뿐이다. 내 일차적인 목적은 한갓 집안일에 지나지 않는 아주 평범한 일련의 사건을 분명하고 간결한 언어로, 아무런 설명이나 덧붙임 없이 세상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그 사.. 2023. 2. 4.
독일인의 사랑 - 막스 뮐러 (강명순 옮김, 좋은생각) 막스 뮐러 - 독일인의 사랑 (1856년) 누구나 어린 시절에는 자기만의 비밀과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그걸 누가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또 누가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이라는 고요한 경이의 숲을 통과했다. 그 시절 우리는 행복에 도취되어 눈을 떴고, 실제 삶은 우리 영혼에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그때 우리는 자기 자신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또 우리 자신은 과연 누구인지 구별하지 않았다. 온 세상이 전부 우리 것이었고, 우리 또한 온 세상의 것이었으니까. 그것을 마치 영원한 삶처럼, 시작도 없고 끝도 없었으며, 정지(휴식)도 없고 고통도 없었다. 우리 내면은 봄날 하늘처럼 화창했고 제비꽃 향기처럼 싱그러웠으며, 또 일요일 아침처럼 고요하고 성스러웠다. (p... 2023. 2. 4.
노인과 바다 - 헤밍웨이 (이정서 옮김, 새움) 어니스트 헤밍웨이 - 노인과 바다 (1952년) [참고] 노인과 바다애 대한 타 출판사 도서와 비교하면서 헤밍웨이의 중문, 복문을 단문으로 줄여서 번역한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특정 종교의 신으로 번역하고 있음. 일반 독자들은 참조하시길. ......................................................................................................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돛단배를 타고 혼자 고기를 잡던 노인으로 이제까지 한 마리의 고기도 낚지 못한 채 84일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앞서 40일간은 한 소년이 그와 함께 있었다. 그렇지만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채 40일이 지나자 소년의 부모는 그에게, 노인은 이제 확실히 "살라오'.. 2023. 2. 4.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손명희, 최희영 옮김, 주변인의길) 톨스토이 작품선 1 톨스토이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885년) 여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떠났고 미하일은 의자에서 일어나며 하던 일을 내려 놓았다. 그는 앞치마를 벗고 구두장이 세몬과 그의 아내에게 머리를 숙인 후 말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신께서 저를 용서하셨습니다. 여러분도 저를 용서해주시겠습니까?" 세몬도 자리에서 일어나 미하일에게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말했다. "말씀해주세요, 미하일. 당신에게 왜 그런 빛이 나온 거지요? 왜 세 번 미소를 지었나요?" 미하일은 대답했다. "내게서 빛이 난 건 신이 나를 벌하셨다가 용서하셨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세번 미소를 지은 건 내가 깨달아야 할 세 가지 신의 진실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 중 한 가지는 당신의 아내가 내게 자비를 베풀어주었을 때 깨달.. 2023. 2. 4.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간다 - 스콧 피츠제럴드 (공보경 옮김, 노블마인) [참고] 본 도서는 만화와 영어원서가 함께 수록되어 있음. 또한 페이지 번호가 없음 목차 - 그래픽노블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원작소설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작품해설 - 도널드 G. 쉬이(에딘버러 대학교 영어학 교수) 옮긴이의 말 - 공보경 스콧 피츠제럴드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1922년) 오래전, 1860년에는 일반적으로 집에서 출산을 했다. 오늘날에야 의학계의 지고한 시들께서 아기의 첫 울음은 반드시 마취제 냄새 풍기는 병원에서 터져 나와야 한다고 선언해 병원 출산이 유행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1860년의 어느 여름날 로저 버튼 씨와 그의 부인이 병원에서 첫 아기를 낳기로 결정한 것은 50년이나 시대를 앞선 선택이었다. 시대에 걸맞지 않은 그 선택이 지.. 2023. 2. 4.
변신 – 프란츠 카프카 (전영애 옮김, 민음사) 민음사 세계문학 4 프란츠 카프카 - 변신 (1915년) 분명 집이 비어 있지는 않았건만 사방은 너무도 고요했다. ‘이 얼마나 고요한 생활을 식구들은 영위하고 있는가’ 하고 말하며 그레고르는 자기 앞의 어둠을 물끄러미 응시한 채 스스로가 부모와 누이에게 그러한 삶을 마련해 줄 수 있었다는 데 대해 커다란 자부심을 느꼈다. 그런데 지금 모든 고요, 모든 유복함, 모든 만족이 졸지에 충격으로 끝나버린다면 어떨까? (p33) 그레고르의 근심은 당시에 오로지 모두를 여지없는 절망으로 몰아넣은 사업의 불운을 식구들이 될 수 있는 대로 속히 잊어버리게끔 하는 데 전력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 당시 그는 아주 특별한 열의를 다 바쳐 일을 시작했었고 단 하룻밤 사이에 보잘 것 없는 점원 보조원에서 외판사원이 되었다... 2023.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