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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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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ldi- Motet, RV.630 (Nulla in mundo pax sincer) Vivaldi - Motet for soprano, strings & b.c. in E major, RV.630 (Nulla in mundo pax sincer) Magda Kalmar(sp), Frigyes Sandor, Liszt Chamber Orchestra (1987) Vivladi - Motetto per soprano, due violini, viola e basso , RV.630 (Nulla in mundo pax sincera) Aria: Nulla in mundo pax sinceraRecitativo: Blando caloreAria: Spirat anguis Inter floresAlleluia................................................... 2024. 6. 10.
좁은문 - 앙드레 지드 (구자운 옮김, 일신서적) 앙드레 지드 - 좁은문 (1909년) 만일 다른 사람들이었더라면 이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꾸며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이 이야기는 나의 모든 것을 다해 체험하였고, 그러한 만큼 나의 기력을 모두 소모시켜 버렸던 그러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될 수 잇는 한 간명하게 적어 나가려 한다. 나의 회상에 의한 이야기가 가끔씩 건너뛰며 흐트러져 있다 할지라도, 나는 그것을 시간적인 순서에 따라 잇거나 바로잡기 위해 의도적으로 꾸미거나 어떠한 것도 덧붙이지 않을 것이다. 회상을 꾸미려 하는 욕망은 그것을 이야기하는 데서 얻게 될 마지막 즐거움마저 망쳐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p.5)    ....................................................... 2024. 5. 18.
갈매기 - 안톤 체호프 (홍기순 옮김, 범우사) 안톤 체호프 - 갈매기 (1896년) 아르까지나: (미샤에게) 자, 일어서 봐요.두 사람이 일어선다나란히 서 봐요. 당신은 스물두 살, 내 나이는 거의 두 배지요. 예브게니 세르게이치, 우리 중에 누가 더 젊어 보여요?도른: 당신이죠, 물론.아르까지나: 그것 봐요.....왜 그럴까요? 왜냐하면 나는 일을 하고, 느끼며, 항상 바쁘게 다니지만, 당신은 한 곳에 앉아서,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그리고 나에게는 하나의 규칙이 있어요. 그것은 미래를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거죠. 나는 절대로 노년이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아요. 어차피 그런 것은 피하지 못하니까요. (p.50-51)  ................................................................... 2024. 5. 10.
휴먼 코미디 - 윌리엄 사로얀 (황성식 옮김, 인디북) 윌리엄 사로얀 - 휴먼 코미디 (1943년) 어느 날 율리시즈 마콜리라 불리는 꼬마가 자기 집 뒷마당에 새로 뚫린 뒤지 구멍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뒤지란 놈은 축축한 진흙을 밖으로 밀어내다 이 꼬마를 흘끗 쳐다보았다. 확실히 처음 보는 낯선 얼굴이지만 자기를 해칠 것 같지는 않다는 듯이...꼬마는 이 신기한 광경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때 뒷마당의 오래된 호두나무 위로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았다. 그리고 기쁨에 가득찬 소리로 지저귀기 시작했다. 꼬마의 홀린 듯한 눈길은 땅바닥에서 나무 위로 옮아갔다.곧이어 저 멀리서 화물 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꼬마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달리는 기차 때문에 땅이 울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꼬마는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자기 딴에는 이 .. 2024. 5. 6.
어느 관리의 죽음 - 안톤 체호프 (김순진 옮김, 일송) 체호프 단편선  안톤 체호프 - 어느 관리의 죽음 (1883년) 어느 멋진 밤, 멋지게 차려입은 회계 관리원 이반 드미트리비치 체르뱌코프는 특석 두 번째 줄에 앉아 오페라글라스를 든 채로 플랑케트의 '코르네빌의 종'을 보고 있었다. 공연을 보는 내내 그는 더없는 행복감을 느끼며 오페라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소설들에는 이 '그런데 갑자기'가 종종 나온다. 하지만 작가들이 이 말을 자주 쓸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하다. 인생은 예기치 못한 일들로 가득하니까!그런데 갑자기 체르뱌코프가 얼굴을 찡그리고 눈을 크게 뜨며 희번덕거리면서 숨을 쉬지 않는가 싶더니, 눈에서 오페라글라스를 떼 내고 몸을 숙이자마자 에취! 재채기를 하고 만 것이다. 누구라도 어디에서라도 재채기는 막을 수 없다. 농부도, 경찰관.. 2024. 4. 27.
돈 키호테 - 세르반테스 (박철 옮김, 시공사) 세르반테스 - 돈 키호테 (1605년)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옛날, 이름까지 기억하고 싶진 않은 라만차 지방의 어느 마을에 창꽂이에 꽂혀 있는 창과 낡아빠진 방패, 야윈 말, 날렵한 사냥개 등을 가진 시골 귀족이 살고 있었다. 그는 양고기보다 쇠고기를 조금 더 넣어서 끓인 전골 요리를 좋아했는데, 밤에는 주로 살피콘 요리를, 토요일에는 기름에 튀긴 베이컨과 계란을, 금요일에는 완두콩을, 일요일에는 새끼 비둘기 요리를 먹느라 재산의 4분의 3을 소비했다. 그리고 남은 재산으로는 축제 때 입을 검은 가운과 벨벳으로 만든 바지, 덧신 등을 샀으며, 평소에도 최고급 순모옷을 입는 걸 자랑으로 여겼다. 그의 집에는 마흔이 조금 넘은 가정부와 스물이 채 되지 않은 조카딸, 그리고 말안장도 채우고 밭일도 거드는 하인.. 2024. 4. 22.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쓰메 소세키 (김상수 옮김, 신세계북스) 나쓰메 소세키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1906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상권) 1. 인간과의 첫 만남 나는 고양이다. 쥐 따위는 결단코 잡지 않는다.인간들이란 자기 자신만 믿기 때문에 모두 오만하다.인간보다 좀 더 잘난 내가 세상을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도 모른다.그러나 어둠침침하고 습한 곳에서 야옹야옹 울고 있었던 것은 기억한다.나는 거기서 처음으로 인간이라는 걸 보게 되었다.내가 처음 본 인간은 서생이라는 부류인데, 이 서생이란 것들은 인간들 사이에서도 영악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게다가 서생이라는 무리는 가끔 우리 고양이들을 삶아 먹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그들을 처음 보았을 때는 그들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2024. 4. 22.
홍당무 - 쥘 르나르 (유가연 옮김, 종이나라) 쥘 르나르 - 홍당무 (1894년) "내가 확신한다니까!" 르픽 부인이 말했다. "오노린이 또 닭장 문 닫는 걸 잊어버린 거야!" 정말이었다. 창문을 통해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넓직한 복도의 제일 끝에 닭장의 작은 지붕이 보이는데, 컴컴한 어둠 속에 검은 사각형으로 열린 문이 보인다. "펠릭스, 저것 좀 닫으러 갔다 올래?" 르픽 부인은 세 아이 중 큰아들에게 말했다. "저는 닭이나 살피려고 여기 있는 게 아니에요." 창백한 안색의, 겁이 많고 게으른 펠릭스가 대답했다. "그럼, 에르네스틴은?" "아! 엄마, 저는 너무 무서워요!" 펠렉스 형과 에르네스틴 누나는 고개를 제대로 들지도 않고 겨우 대답했다. 둘은 이마가 닿을 정도로 팔을 괴고서는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 중이었다. (p.5) ....... 2024. 4. 19.
두 친구 - 톨스토이 (이상각 옮김, 인디북) 톨스토이 - 두 친구 (원제 - 빛이 있는 동안 빛 속을 걸어라) 어느 부잣집에서 잔치가 열렸다. 많은 손님들이 몰려와 식사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 도중에 삶에 관한 진지한 대화가 시작되었다. 손님들은 자기 자신이나 상대방, 또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까지도 화제에 올렸는데, 이상하게도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또 크리스트교도로서 독실한 신앙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조차도 없었다. 그들은 모두 세속적인 생활에 빠져 자신과 가족만을 생각했고, 이웃은 말할 것도 없이 신조차 잊어버리고 살았다며 후회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들은 신에게서 너무나 멀러 띨어져 있었다는 자괴심으로 숙연해졌다. 그때 한 .. 2024. 4. 18.
처음 만나는 돈 키호테 - 호세 마리아 플라사 (김수진 옮김, 혜원) 호세 마리아 플라사 - 처음 만나는 돈 키호테 (2004년) 옛날 라 만차 지방의 어느 마을에 키가 크고 비쩍 마른 한 시골 귀족이 살고 있었다. 그는 증조할아버지의 유품인 찌그러진 갑옷을 입고 창과 방패를 들고 다니길 좋아했다. 스스로를 편력기사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래 전, 생활이 꽤 여유 있었을 당시엔 망아지였지만, 이제는 노쇠해 버린 말 잔등에 무장을 한 채 올라타고 집 근처를 어슬렁거리곤 했다. 그의 집에는 집안일을 맡아 하는 마흔 살 가량의 가정부와 아직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조카딸, 금방 집안에서 서성거리는가 하면 어느새 우리로 달려가 돼지 여물을 주기도 하는, 그야말로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는 하인이 같이 살고 있었다. 비쩍 말라 광대뼈가 툭 불거진 오십 줄의 이 시골 귀족.. 2024.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