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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체호프2

어느 관리의 죽음 - 안톤 체호프 (김순진 옮김, 일송) 체호프 단편선  안톤 체호프 - 어느 관리의 죽음 (1883년) 어느 멋진 밤, 멋지게 차려입은 회계 관리원 이반 드미트리비치 체르뱌코프는 특석 두 번째 줄에 앉아 오페라글라스를 든 채로 플랑케트의 '코르네빌의 종'을 보고 있었다. 공연을 보는 내내 그는 더없는 행복감을 느끼며 오페라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소설들에는 이 '그런데 갑자기'가 종종 나온다. 하지만 작가들이 이 말을 자주 쓸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하다. 인생은 예기치 못한 일들로 가득하니까!그런데 갑자기 체르뱌코프가 얼굴을 찡그리고 눈을 크게 뜨며 희번덕거리면서 숨을 쉬지 않는가 싶더니, 눈에서 오페라글라스를 떼 내고 몸을 숙이자마자 에취! 재채기를 하고 만 것이다. 누구라도 어디에서라도 재채기는 막을 수 없다. 농부도, 경찰관.. 2024. 4. 27.
학생 - 체호프 (이상원 옮김, 좋은생각) 반카 학생 상자 속의 사나이 기우 검은 수사 ............................. 안톤 체호프 - 학생 처음에는 화창하고 평화로운 날씨였다. 개똥지빠귀들이 울었고 그 근처 늪지에서도 무언가 구슬픈 소리가 들려왔다. 빈 병을 불었을 때 나는 것과 똑같은 소리였다. 도요새 한 마리가 긴 울음소리를 내는가 싶더니 총소리가 울렸다. 총소리는 힘차면서도 경쾌하게 봄 공기를 갈랐다. 하지만 숲이 어둠에 잠기고 때마침 살을 에이는 듯한 차가운 바람이 동쪽에서부터 불어오자 모든 것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웅덩이 위에 살얼음이 생기기 시작했고 숲은 황량한 모습으로 변했다. 겨울 냄새가 났다. 신학교 학생이자 교회 잡일꾼의 아들인 이반 벨리코폴스키는 어서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걸음을 재촉하며 목초지의.. 2024.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