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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III. 고전 문학 (서양)/2. 서양 - 고전 시5

청춘 - 사무엘 울만 (정성호 옮김, 젊은나무) 사무엘 울만 - 청춘 (1920년)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 가짐을 말한다. 장미의 용모,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손발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의 청신함을 말한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 7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려 가지만 열정을 잃으면 마음이 시든다. 고뇌, 공포, 실망에 의해서 기력은 땅을 기고 정신은 먼지가 된다. 70세든 16세든 인간의 가슴에는 경이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애와 같은 미지에 대한 탐구심, 인생에 대한 .. 2024. 2. 17.
겨울 나그네 - 빌헬름 뮐러 (김재혁 옮김, 민음사) 세계시인선 58 5. 보리수 성문 앞 샘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서 수많은 단꿈을 꾸었네 보리수 껍질에다 사랑의 말 새겨넣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그곳을 찾았네 나 오늘 이 깊은 밤에도 그곳을 지나지 않을 수 없었네.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두 눈을 꼭 감아버렸네 나뭇가지들이 살랑거리면서, 꼭 나를 부르는 것 같았네 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세차게 때렸네 모자가 바람에 날려도 나는 돌아보지 않았네 이제 그곳에서 멀어진 지 벌써 한참이 되었네 그래도 여전히 속삭이는 소리 들리네 11. 까마귀 그 마을을 떠나올 때 까마귀 한 마리가 따라왔네 까마귀는 오늘도 계속해서 내 머리 위를 날고 있네 까마귀야, 희한한 짐승아, 왜 내게서 떠나지 않는 거니? 혹시 너는 머지 않아 내 몸뚱이.. 2023. 2. 10.
캣츠 - 엘리엇 (김승희 옮김, 문학세계사) 엘리엇 - 캣츠 고양이 이름 짓는 건 어려운 문제, 재미삼아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처음 당신은 우릴 완전히 미쳤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고양에겐 반드시 ㅅ 가지 이름이 필요하답니다 우선 가족들이 평상시 부르는 이름 피터, 오거스터스, 알론조, 제임스 같은 것, 빅터, 조나단, 조지, 빌 베일리 같은 것 모두 그럴듯한 평상시 이름 더 환상적인 이름도 있지요, 당신이 더 달콤하게 들린다 생각하실 만한 신사분을 위한 것도 있고, 숙녀분을 위한 것도 있어요 플라토, 아드미터스, 엘렉트라, 데미터 같은 것 - 그러나 이것들은 모두 그럴듯한 평상시 이름 거듭 말씀드리지만, 고양이게겐 특별한 이름이 필요하답니다, 독특한 이름, 좀더 위엄있는 이름,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그리 꼬리를 꼿꼿이 세울 수 있을까.. 2023. 2. 8.
무지개 - 워즈워스 (유종호 옮김, 민음사) 세계시인선 21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 설레느니,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매한가지, 쉰 에순에도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노니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믿음에 매어지고자 My heart leaps up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 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 2023. 2. 8.
산문시 - 뚜르게네프 (김학수 옮김, 동서출판사) 뚜르게네프 - 산문시 뚜르게네프 - 둥지도 없이 어디에 몸을 둘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둥지도 없는 외로운 새와 같다. 새는 날개를 꼿꼿이 세우고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다. 이대로는 숨이 막힌다....어디로 날아갈 것인가? 이윽고 새는 날개를 가다듬고, 아득한 곳으로 매한테 쫓기는 비둘기처럼 쏜살같이 날아간다. 어디 푸르고 아늑한 은신처는 없을까? 잠시라도 좋으니 어디 둥지를 틀 만한 곳이 없을까? 새는 날고 또 날며 아래를 내려다본다. 눈 아래는 막막한 금빛 사막, 소리도 움직임도 없는 죽음과 다름없는 사막..... 새는 서둘러 사막을 날아 날아 넘는다. 여전히 슬픈 눈으로 열심히 세상을 내려다본 채. 이제 눈 아래는 바다. 사막처럼 노란 죽음의 바다. 바다는 끊임없이 출렁이며 움직인.. 2023.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