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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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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 한용운 (문학과 현실사) 한용운 -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 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뒤 걸음 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 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 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 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 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 2023. 2. 1.
귀천 - 천상병 (미래사)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 천상병 (미래사) 천상병 -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 2023. 2. 1.
오감도 - 이상 (일신서적) 날개 (일신서적-한군남북문학100선, 20) 이상 - 오감도 (1934년) 시제1호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달은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 2023. 2. 1.
꽃 - 김춘수 (시인생각) 김춘수 -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시인생각 한국대표 명시선 100 ) 김춘수 -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김춘수 -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다늅에 살얼음이 지는 동구의 첫겨울 가로수 잎이 하나 둘 떨어져 뒹구는 .. 2023. 2. 1.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 신경림 (우리교육) 이육사 - 광야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 신경림 (우리교육, 2013 합본 개정판) 2023. 2. 1.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 김용택 (위즈덤하우스) 사랑의 물리학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 사랑의 물리학 - 김인육 (2012년 초판) 사랑의 물리학 - 김인육 (2017년 개정판) .............................................................. 2023. 2. 1.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괴테 (두행숙 옮김, 에이치엔비) 목차 제 1 부 - 1771년 5월 4일부터 1771년 9월 10일까지의 서간 제 2 부 - 1771년 10월 20일부터 1772년 12월 6일까지의 서간 제 3 부 - 편집자로부터 독자에게 감상하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위한 시 모음 에세이 : 천재를 꿈꾸며 고뇌하는 젊음 .............................................................................. 괴테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1774년) 아! 정말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불평을 늘어놓다니, 인간이라 대체 어떤 존재일까! 나는, 빌헬름, 자네에게 약속하지. 스스로 고쳐나갈 것을 말이야. 운명이 우리들에게 부여하는 아무리 사소한 잘못이라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네. 이제.. 2023. 2. 1.
난 빨강 - 박성우 (창비) 박상우 - 난 빨강 -(2010년) 난 빨강이 끌려 새빨간 빨강이 끌려 발랑 까지고 싶게 하는 발랄한 빨강 누가 뭐라든 신경 쓰지 않고 튀는 빨강 빨강 립스틱 빨강 바지 빨강 구두 그냥 빨간 말고 발라당 까진 빨강이 끌려 빼지도 않고 앞뒤 재지도 않는 빨강 빨빨대며 쏘다니는 철딱서니 같아서 끌려 그 어디로든 뛰쳐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빨강 난 빨강이 끌려, 새빨간 빨강이 끌려 해종일 천방지축 쏘다니는 말썽쟁이, 같은 빨강 빨랑 나도 빨강이 되고 싶어 빨랑 빨랑, 빨강이 되어 싸돌아다니고 싶어 빨빨 싸돌아다니다가 어느새 나도 빨강이 될 거야, 새빨간 빨강, 빨강 치마 슈퍼우먼이 될 거야 빨강 팬티 슈퍼맨이 될 거야 빨강 구름이 빨강 바다 빨강 빌딩숲 만들러 날아다닐 거야 새빨간 거짓말 같은 빨강, 막대사탕.. 2023. 2. 1.
메밀꽃 필 무렵 - 이효석 (문학과지성사) 목차 (소설 19편/ 수필 1편) 도시와 유령 깨뜨려지는 홍등 마작철학 프레류드 돈 계절 산 들 석류 메밀꽃 필 무렵 삽화 개살구 장미 병들다 공상구락부 해바라기 여수 하얼빈 산협 풀잎 낙엽을 태우면서 ............................................................... 이효석 - 메밀꽃 필무렵 (1936년) 여름 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지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무꾼 패가 길거리에 궁싯거리고들 있으나 석유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츱츱스럽게 날아드는 파리 떼도 장난꾼 .. 2023. 2. 1.
날개 - 이상 (문학과지성사)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16 목차 일러두기 12월 12일 지도의 암실 지팡이 역사(轢死) 황소와 도깨비 공포의 기록 동해(童骸) 날개 봉별기(逢別記) 실화(失花) 종생기(終生記) 주 작품 해설 이상의 삶과 문학 그리고 전위와 해체에 대하여 / 김주현 작가 연보 작품 목록 참고 문헌 기획의 말 ................................ 이상 - 날개 (1936년)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 유쾌하오. (p.268)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르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패러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 나는 또 여.. 2023.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