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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III. 고전 문학 (서양)/1. 서양 - 고전 소설97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 - 호프만 (박은경 옮김, 문학동네) 에른스트 테오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 -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 (1819년) 삶에는 그래도 무언가 아름다운 것, 멋진 것, 숭고한 것이 있다! - "오 그대 달콤한 존재의 습관이여!" 하고 저 네덜란드의 주인공은 비극에서 외친다. 나 역시 이렇게 외치노라. 하지만 비극의 주인공처럼 삶과 결별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순간에 외치는 것은 아니다. 천만의 말씀! 그게 아니라 내가 이제 그 달콤한 습관 속에 완전히 빠져들었고 언제고 그것에서 다시 빠져나올 의향이 전혀 없다는 생각에서 솟아나는 충만한 즐거움이 바야흐로 나를 가득 채우는 순간에 이렇게 외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생각에 정신적 힘, 미지의 권력, 혹은 앞서 말한 습관을 내 동의 없이 강제로 떠맡기다시피 한 우리를 지배하는 원칙이 달리 또 어떻게.. 2023. 7. 1.
세갱 영감의 염소 이야기 - 알퐁스 도데 (권지현, 손원재 옮김, 주변인의 길) 알퐁스 도데 작품선 알퐁스 도데 - 세갱 영감의 염소 이야기 그랭고와르! 자네는 늘 그 모양일 걸세. 못난 친구 같으니! 파리의 유명한 신문사에서도 기자로 와달라는데, 그걸 마다하다니. 참 배짱 한번 두둑하구먼.....제발 자네 그 몰골 좀 보게나, 이 불쌍한 친구야! 구멍 난 윗도리며 바지는 해져 가지고.....배고픔에 찌들어 삐쩍 마른 얼굴은 또 어떤가. 도통 시에만 매달리니 그리 된 게 아닌가! 지난 10년 간 시에만 전념한 대가가 고작 이건가? 대체 부끄럽지도 않느냐 이 말이야? 어서 그 일자리를 받아들이게, 이 친구야! 어리석게 굴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그러면 돈도 잔뜩 벌 수 있고, 일류 레스토랑에서도 자네를 위해 특별석을 마련해놓을 걸세. 그리고 연극 공연 첫날에는 모자에 새로운 깃도 꽂아 .. 2023. 5. 16.
동물 농장 - 조지 오웰 (권진아 옮김, 시공사) 시공사 세계문학의 숲 19 조지 오웰 - 동물 농장 (1945년) 매너 농장 주인 존스 씨는 밤이 되자 닭장은 잠갔지만, 너무 취한 나머지 그만 깜박 잊고 작은 문을 단속하지 않았다. 그는 손전등을 이리저리 어지럽게 비추며 비틀비틀 마당을 가로질러 뒷문 앞에서 장화를 벗어던진 뒤, 부엌방에 놓인 통에서 마지막으로 맥주를 한 잔 더 따라 마시고 침대로 올라갔다. 존스 부인은 벌써 코를 골고 있었다. 침실 불이 꺼지자마자 농장 건물에서는 온통 부스럭대고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수상 경력에 빛나는 미들화이트 수퇘지 메이저 영감이 간밤에 이상한 꿈을 꿔서 다른 동물들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한다는 소식이 낮에 모두에게 퍼졌었다. 존스 씨가 확실히 집에 들어가고 나면 다들 곧장 큰 헛간에 모이.. 2023. 3. 17.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고정아 옮김, 시공사) 제인 오스틴 - 오만과 편견 (1813년) 부유한 독신 남성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이다. 그런 남자가 새로 이사를 오게 되면, 그 주위의 집안들은 이런 진리를 너무나도 확고하게 믿는 나머지, 그가 어떤 심정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오는지 전혀 알지 못하면서도, 그를 자기 집안 딸들 중 누군가가 차지하게 될 재산으로 여기곤 한다. "아유, 여보." 어느 날 베넷 부인이 남편에게 말했다. "네더필드 파크가 드디어 세줄 사람을 찾았다는 소문 들었어요?" 베넷 씨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게 됐대요." 베넷 부인이 말했다. "롱 부인이 방금 들렀다가 그 이야기를 몽땅 해주고 갔어요." 베넷 씨는 대꾸하지 않았다. "누가 오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베넷 부인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 2023. 3. 4.
행복한 왕자 - 오스카 와일드 (김전유경 옮김, 펭귄클래식) 오스카 와일드 단편모음집 오스카 와일드 - 행복한 왕자 (1888년)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 높은 기둥 위에 행복한 왕자 조각상이 서 있었다. 행복한 왕자는 온몸이 최고급 금박으로 둘러싸이고, 눈에는 반짝이는 사파이어 두 개가, 손에 쥔 칼자루에는 커다란 붉은 루비가 빛나고 있었다. 행복한 왕자는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한 유명한 시의원은 예술적 취향을 뽐내려고 이렇게 말했다. "마치 풍향계의 새처럼 아름답구나." 그러고는 사람들이 자신을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할까 봐 "물론 그렇게 유용하지는 않지만." 하고 덧붙였다. 무엇이든 사 달라고 졸라 대는 아이에게 현명한 어머니는 말했다. "너도 행복한 왕자를 좀 닮을 수 없니? 행복한 왕자는 결코 떼를 쓰지 않는단다." 실의에 빠져 기가.. 2023. 2. 27.
별에서 온 아이 - 오스카 와일드 (김유경 옮김, 펭귄클레식) 오스카 와일드 단편모음집 오스카 와일드 - 별에서 온 아이 (1891년) 오래전 어느 날 가난한 나무꾼 두 명이 커다란 솔숲을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추운 겨울밤이었다. 들판과 나뭇가지에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나무꾼들이 지나갈 때마다 서리가 작은 나뭇가지들을 툭툭 부러뜨리며 심술을 부렸다. 그러다 그들이 급류로 흐르는 곳에 도착할 즈음이 되자 서리도 잠잠해졌다. 얼음 왕의 키스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새와 짐승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했다. 다리 사이에 꼬리를 넣고 덤불 사이를 절뚝거리며 걷던 늑대가 으르렁거렸다. "으으. 정말 무시무시한 날씨야. 정부에서는 대체 왜 아무 신경도 안 쓰는 거야?" 초록빛 홍방울새가 지저귀었다. "휫, 휫, 휫. 땅이 너무 늙.. 2023. 2. 27.
변신 - 프란츠 카프카 (편영수, 임홍배 옮김, 창비) 창비 세계문학 프란츠 카프카 - 변신 (1912년)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흉측한 벌레로 변한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갑옷처럼 딱딱한 등을 대고 누워 있었는데, 머리를 조금 들자 각질의 아치형 마디들로 나뉜 둥그렇게 솟은 갈색 배가 보였고, 배 위에 겨우 살짝 걸쳐져 있는 이불은 금방이라도 홀라당 흘러내릴 것 같았다. 눈앞에서는 몸통에 비해 딱하리만치 가냘픈 수많은 다리가 어쩔 줄 모르고 버둥거렸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잠자는 생각했다. 꿈은 아니었다. 조금 작긴 해도 사람이 살기에 손색이 없는 그의 방은 친숙한 네 벽 사이에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잠자는 출장외판원이었는데, 옷감견본 모음을 펼쳐놓은 책상 위의 벽에는 얼마 전 .. 2023. 2. 23.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김선희 옮김, H&book) 무지와 집착의 광기는 사랑이 아니다. 오로지 악일 뿐이다! 1801년, 집주인을 만나보고 돌아왔다. 나를 귀찮게 할 외톨이 이웃. 이곳은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다. 온 나라를 통틀어,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이처럼 완벽하게 벗어난 장소에 자리를 잡은 것이 정말이지 나는 믿기지가 않았다. 세상을 싫어하는 이에겐 완벽한 장소였다. 히스클리프 씨와 나는 서로 그 적막감을 나누기에 딱 알맞은 한 짝이다. 그러니 내겐 중요한 이웃이었다! 내가 말을 타고 다가가자 그의 눈썹 아래 검은 눈동자가 주춤하고, 또 내 소개를 하자 조끼 주머니 속 그의 손가락이 경계하듯 움츠러들었다. 그는 내 따뜻한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p.7) 는 히스클리프 씨의 집 이름이다. '워더링'은 흔하게 쓰이는 이 지역 사투리인데 집의 위치로.. 2023. 2. 21.
야성이 부르는 소리 - 잭 런던 (곽영미 옮김, 지식의풍경) 야성이 부르는 소리 - 잭 런던 목차 야성이 부르는 소리 불을 피우기 위하여 북쪽 땅의 오디세이아 잭 런던의 생애와 문학 ................................................................. 유랑을 향한 오랜 갈망이 솟구쳐 관습의 굴레를 못 견뎌 하더니 겨울잠에 빠진 야성을 다시 일깨운다. 벅은 신문을 읽지 않았다. 그래서 벅은 자신만이 아니라 퓨젓사운드에서 샌디에이고에 이르는 연안 지대의 억센 근육에 따뜻하고 덥수룩한 털을 가진 모든 개들에게 시련이 닥치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북쪽 땅의 어둠 속을 탐색하던 사람들이 노란 금속을 발견하자 증기선 회사와 운송 회사가 그 발견을 요란하게 알렸고, 그러자 수천 명의 사람들이 북쪽 지방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이 .. 2023. 2. 16.
헤럴드 블룸 클래식 (생각의 나무) 헤럴드 블룸 클래식 소장판 (양장본 896쪽 194*257mm 2240g) 목차 [ 봄 ] Stories 기묘한 이야기 - 길버트 키스 체스터톤 코뿔소 가죽 - 루디야드 키플링 거울 - 라프카디오 헌 보완물 - 에밀 졸라 Poems 사람의 사계절 - 존 키츠 바람을 노래함 - 토머스 러브 피콕 바람과 비 - 윌리엄 셰익스피어 엉겅퀴를 먹은 당나귀 - 이솝 3월 바람의 노래 - 윌리엄 모리스 악기 -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밤의 작은 새들 - 스티븐 크레인 여행을 떠나는 아이가 있었네 - 월트 휘트먼 올빼미와 고양이 - 에드워드 리어 오래된 5월의 노래 - 작가 미상 나에게 더 이상 고향은 없네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푸른 잔디 - 작가 미상 즐겁게 올라가고 즐겁게 내려오라 - 작가 미상 여기 우리는.. 2023.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