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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III. 고전 문학 (서양)/1. 서양 - 고전 소설97

첫사랑 – 뚜르게녜프 (최진희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펭귄클래식 코리아 세계문학 마카롱판본 뚜르게녜프 - 첫사랑 (1860년) 그때 내 나이 열여섯이었다. 그 시절에 내 머릿속에는 여인의 형상이나 사랑의 환영이 구체적인 형태로 떠오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 내가 느끼는 모든 것 안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달콤하고 새로운 여성적인 어떤 것에 대한 예감이, 반쯤은 희미하게 부끄러운 듯 감추어져 있었다…… 그 예감, 그 기대감이 나의 몸 구석구석에 스며들었다. 나는 그 예감으로 호흡했고, 그것은 내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스며 혈관을 따로 흘러들었다…그 예감은 곧 이루어질 운명이었다. (p34) 내 앞으로 몇 발자국 떨어진 풀밭 위 파란 산딸기나무관목사이로, 분홍빛 줄무늬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흰색 스카프를 두른 키.. 2023. 2. 4.
어린왕자 - 생텍쥐페리 (심영아 옮김, 펭귄클래식) 펭귄 클래식 155 생텍쥐페리 - 어린왕자 (1943년) 어른들은 언제나 혼자서 이해하는 법이 없다. (P9) 신비가 압도적일 때는 감히 거역하지 못하는 법이다. (P12)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고 이야기하면 어른들은 항상 이렇게 묻는다. 몇 살이니? 형제가 몇이야? 몸무게는? 아빠는 얼마나 벌지? 그들은 이런걸 알아야만 그 친구를 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원래 이런 식이다. 그들을 원망해서는 안 된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을 아주 너그럽게 대해야만 한다. (p20-22) 내가 여기서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그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친구를 잊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누구에게나 친구가 있는 것은 아니다. (P22) 수천 년 동안 꽃들은 가시를 만들어냈어. 수천 년 동안 양들.. 2023. 2. 4.
인간의 조건 – 앙드레 말로 (박종학 옮김, 홍신문화사) 앙드레 말로 - 인간의 조건 (1933년) 부상자의 반은 죽었겠지. 고통이란 그것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을때에만 의미가 있는 법이야. 그런데 대개 고통은 죽음으로 끝나거든. 그렇군요. 하지만 그것은 아마 남자들의 생각이겠죠. 나로서는, 말하자면 한 여자로서는 고통이란 죽음보다는 삶을 생각하게 하거든요. 아마 여자는 애를 낳기 때문인지…. 부상자가 늘면 늘수록, 봉기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사람이란 이성과의 결합을 원하나 봐요. 그런 모양이야 이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좀 나쁘겠지만, 당신한테 해둘 이야기가 있어요. 나 오늘 오후에 랑글랑과 자고 말았어요.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육감적인 표정은 저 젖은 듯한 눈과 도톰한 입술이 얼굴의 다른 표정과 뚜렷이 대조되어 여자다움을 돋보이게 하기 때문.. 2023. 2. 4.
페스트 – 카뮈 (이혜윤 옮김, 동서월드북) 알베르 카뮈 - 페스트 (1947년) 사람이란 일단 습관을 붙이고 나면 그날그날을 힘들이지 않고 지낼 수 있는 법이다. (p.121) 그 광경은 마치 우리의 집들이 자리잡고 서 있는 대지가 그 속에 있던 고름을 짜내고 지금까지 안으로 곪고 있던 종기나 피고름을 표면으로 내뿜고 있는 것만 같았다. (p.129) 극장 매표소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차례가 오면 표를 사지 말 것. (p.138) 누구나 다 당하는 일인데요. 바로 그겁니다. 우리는 이제 누구나와 마찬가지 꼴이 되었다. 이겁니다. (p.140) 전쟁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말한다. 오래 가지는 않겠지, 너무나 어리석은 짓이야. 전쟁이라는 것이 너무나 어리석은 짓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전쟁이 오래 가지 않는 다는 법도 없.. 2023. 2. 4.
어머니 – 막심 고리끼 (최윤락 옮김, 열린책들세계문학) 막심 고리끼 - 어머니 (1906년) 매일같이 마을로부터 떨어져 있는 노동자촌의 열기와 기름냄새로 절어 있는 대기 속에서 공장 사이렌이 떨리는 듯한 소리로 울려 펴지면, 그 소리를 따라 회색빛 작은 집들로부터 아직 잠에서 덜 깬 몸으로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침울한 얼굴을 한 사람들이 마치 질겁한 곤충처럼 거리로 뛰쳐나온다. 차디찬 어둠 속에서 그들은 병든 거리를 따라 높다랗게 솟아 있는 공장의 돌담으로 나아갔고, 그러면 돌담은 수십 개의 기름기 흐르는 정방형 눈으로 진창길을 환히 비추어 주면서 냉혹한 시선으로 그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진창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옮겨 놓을 때마다 괴상한 소리를 냈다. 또 거친 욕설로 새벽공기를 맹렬히 가르며 잠이 덜 깨어 목이 잠긴 듯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그런.. 2023. 2. 4.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 헤밍웨이 (김욱동 옮김, 민음사) 헤밍웨이 -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1926년) 삶이 이렇게 빠르게 달아나고 있는데, 정말 철저하게 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 견딜수가 없어. (p.22) 이봐, 로버트, 다른 나라에 간다고 해서 달라지는건 없어. 나도 벌써 그런 짓은 모조리 해 봤어.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옮겨 다닌다고 해서 너 자신한테서 달아날 수 있는건 아냐. 그래 봤자 별거 없어. (p.24) 여자들은 굉장한 친구가 될 수 있다. 깅장히 좋은 친구 말이다. 우정의 토대를 쌓으려면 먼저 여자와 사랑을 해 봐야 한다. 나는 브렛과 오래전부터 친구로 지내 왔다. 그녀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뭔가를 얻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계산서가 나오는 일이 늦어졌을 뿐이다. 그러나 계산서는 언.. 2023. 2. 4.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괴테 (두행숙 옮김, 에이치엔비) 목차 제 1 부 - 1771년 5월 4일부터 1771년 9월 10일까지의 서간 제 2 부 - 1771년 10월 20일부터 1772년 12월 6일까지의 서간 제 3 부 - 편집자로부터 독자에게 감상하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위한 시 모음 에세이 : 천재를 꿈꾸며 고뇌하는 젊음 .............................................................................. 괴테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1774년) 아! 정말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불평을 늘어놓다니, 인간이라 대체 어떤 존재일까! 나는, 빌헬름, 자네에게 약속하지. 스스로 고쳐나갈 것을 말이야. 운명이 우리들에게 부여하는 아무리 사소한 잘못이라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네. 이제.. 2023.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