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책의 향기
III. 고전 문학 (서양)/1. 서양 - 고전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 헤밍웨이 (김욱동 옮김, 민음사)

by handaikhan 2023. 2. 4.

헤밍웨이 -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1926년)

 

삶이 이렇게 빠르게 달아나고 있는데, 정말 철저하게 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 견딜수가 없어. (p.22)

 

이봐, 로버트, 다른 나라에 간다고 해서 달라지는건 없어. 나도 벌써 그런 짓은 모조리 해 봤어.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옮겨 다닌다고 해서 너 자신한테서 달아날 수 있는건 아냐. 그래 봤자 별거 없어. (p.24)

 

여자들은 굉장한 친구가 될 수 있다. 깅장히 좋은 친구 말이다. 우정의 토대를 쌓으려면 먼저 여자와 사랑을 해 봐야 한다. 나는 브렛과 오래전부터 친구로 지내 왔다. 그녀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뭔가를 얻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계산서가 나오는 일이 늦어졌을 뿐이다. 그러나 계산서는 언제나 날아들었다. 이것만은 예측할 수 있는 멋진 일이었다.

나는 대가를 모두 지불했다고 생각했다. 여자가 지불하고 지불하고 또 지불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지만 말이다. 응보라든지 벌이라든지 하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저 가치의 교환에 지나지 않았다. 어떤 것을 포기하고 다른 어떤 것을 손에 넣는 것이다. 또는 어떤 것을 얻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모든 것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그 대가를 치렀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얻기 위해 나름대로 값을 치렀고, 그래서 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것들에 관해서 배운다든지, 경험을 한다든지, 위험을 루릅쓴다든지, 아니면 돈을 지불함ㅁ으로써 값을 치렀다. 삶을 즐긴다는 것은 지불한 값어치만큼 얻어 내는 것을 배우는 것이고, 그것을 얻었을 때 얻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누구든지 돈을 지불한 값어치만큼은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은 무언가를 구입하기에 좋은 곳이다. 이건 아주 멋진 철학처럼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5년만 지나면 내가 일찍이 알고 있던 모든 훌륭한 철학이 그랬던 것처럼 이것 역시 그저 어리석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그것도 진실은 아닐지 모른다. 아마 살아 가면서 무언가를 배우는 것일 것이다. 나는 그것이 무엇이든 아롱곳하지 않았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만약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 나갈 것인가를 알아낸다면, 그것이 무엇인지는 자연히 알게 되리라. (p.226-227)

 

...........................................................................................................................................................................................................................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1899년 7월 21일~1961년 7월 2일)

미국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

빙산 이론이라 이름 붙인 헤밍웨이의 간결하고 절제된 표현 방식은 20세기 소설에 강한 영향을 미쳤으며, 그의 모험적인 삶과 대중적인 이미지 역시 후대에 영향을 크게 끼쳤다. 헤밍웨이는 대다수 작품을 1920년대 중반부터 1950년대 중반 사이 발표하였고, 1954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헤밍웨이는 소설 7편, 단편소설 모음집 6편, 논픽션 작품 2편을 출판하였다. 소설 3편, 단편소설 모음집 4편, 논픽션 작품 3편은 사후에 출판되었다. 대다수 헤밍웨이 작품은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여기고 있다.
헤밍웨이는 일리노이주 오크 파크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헤밍웨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캔자스 시티 스타》에서 몇 달 동안 기자로 활동했으며, 이후 이탈리아 군대에 입대하여 전방 구급차 운전병으로 활약하였다. 1918년에는 심하게 부상을 입어 집으로 돌아왔으며, 이때 그가 겪은 전쟁 경험은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 기초를 형성하였다.
1921년 헤밍웨이는 4명 아내 가운데 첫째 아내인 해들리 리처드슨과 결혼하였다. 부부는 헤밍웨이가 해외 특파원으로 근무한 곳인 파리로 이사를 갔다. 헤밍웨이는 파리에서 소위 ‘잃어버린 세대’라고 불리는 1920년대 근대주의적 작가들과 미술가들에게서 영향을 받는다. 1926년에는 첫 소설인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출판한다. 1927년에는 해들리 리처드슨과 이혼한 뒤 폴린 파이퍼와 재혼한다. 둘은 헤밍웨이가 스페인 내전(1936~1939)에서 해외 특파원 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후 이혼하고, 헤밍웨이는 내전을 바탕으로 1940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1940)를 쓴다. 그 해 헤밍웨이는 세 번째 아내인 마사 겔혼을 만나지만, 제2차 세계 대전 도중 런던에서 메리 웰시를 만난 후에 이혼했다. 헤밍웨이는 노르망디 상륙 작전과 파리 해방 전투에 기자로 참여한다.
1952년에 《노인과 바다》를 출판하고 난 이후 헤밍웨이는 아프리카의 사파리로 떠난다. 그곳에서 두 차례의 비행기 사고를 당한 그는 남은 생 대부분을 병과 함께 지낸다. 헤밍웨이는 1930년도에는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에 거주했고, 194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는 쿠바에서 거주한다. 1959년에는 아이다호주 케첨에 있는 집을 구입하였으며, 1961년 여름 헤밍웨이는 그곳에서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

 

.......................................................

권진아 옮김 (시공사, 2012)

 

최인환 옮김 (부북스,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