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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I. 한국 문학/2. 소설82

생명연습 - 김승옥 (창비) 창비 20세기 한국 소설 19 목차 간행사 백인빈 조용한 강 이제하 유자약전(劉子略傳) 초식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김승옥 생명연습 건(乾) 역사(力士)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이메일 해설 - 김명진, 김영찬 낱말풀이 ............................................ 김승옥 - 생명연습 (1962년) "저 학생 아나?" 나는 한교수님이 눈짓으로 가리키는 곳을 돌아보았다. "인사는 없지만 무슨 과 앤진 알고 있죠." 다방 문을 이제 막 열고 들어선 학생에게 여전히 시선을 주며 나는 대답했다. 감색 대학 교복을 입고 그는 어울리지 않게 등산모를 쓰고 있다. 나와 같은 대학 졸업반인데, 이름은 모르지만 그의 용모라면 대학 안에서도 알려져 있다. "설마 나병환자는 .. 2023. 3. 27.
두 파산 - 염상섭 (창비) 창비 20세기 한국 소설 2 목차 간행사 염상섭 전화 만세전 양과자갑 두 파산 이메일 해설 - 배철영, 박현수 낱말풀이 .............................................. 염상섭 - 두 파산 (1949년) "어머니, 교장 또 오는군요." 학교가 파한 뒤라 갑자기 조용해진 상점 앞길을 열어놓은 유리창밖으로 내다보고 등상에 앉았던 정례가 눈살을 찌푸리며 돌아다본다. 그렇지 않아도 돈 걱정에 팔려서 테이블 앞에 멀거니 앉았던 정례 모친도 저절로 양미간이 짜붓하여졌다. 점방 안에는 학교를 파해 가는 길에 공짜 만화를 보느라고 아이들이 저편 구석 진열대에 옹기종기 몰려섰다가, 교장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하였는지 조그만 얼굴들을 쳐든다. 그러나 모시 두루마기 자락이 펄럭하며 우둥퉁한 .. 2023. 3. 27.
꺼삐딴 리 - 전광용 (창비) 창비 20세기 한국 소설 17 목차 간행사 전광용 사수(射手) 꺼삐딴 리 이범선 학마을 사람들 갈매기 오발탄 이호철 탈향 판문점 부시장 부임지로 안 가다 남에서 온 사람들 이메일 해설 - 백병부, 이호규 낱말풀이 ...................................... 전광용 - 꺼삐딴 리 (1962년) 수술실에서 나온 이인국 박사는 응접실 소파에 푸묻히듯이 깊숙이 기대어 앉았다. 그는 백금 무테안경을 벗어 들고 이마의 땀을 닦았다. 등골에 축축이 밴 땀이 잦아들어감에 따라 피로가 스며왔다. 두 시간 이십 분의 집도, 위장 속의 균종 적출. 환자는 아직 혼수상태에서 깨지 못하고 있다. 수술을 끝낼 찰나 스쳐가는 육감, 그것은 성공 여부의 적중률을 암시하는 계시 같은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웬.. 2023. 3. 26.
맨발로 글목을 돌다 - 공지영 (문학사상) 2011년 제 35회 이상문학상 수상집 목차 제35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선정 이유서 대상수상작 공지영 | 맨발로 글목을 돌다 대상 수상 작가 자선 대표작 공지영 | 진지한 남자 대상 수상 작가 공지영의 수상소감과 문학적 자서전 수상소감 | 백지 앞, 자유로운 희망 문학적 자서전 | 나의 치유자, 나의 연인 그리고 나의 아이들 우수상 수상작 정지아 | 목욕 가는 날 김경욱 | 빅브라더 전성태 | 국화를 안고 김 숨 |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 김언수 | 금고에 갇히다 김태용 | 뒤에 황정은 | 描氏生 제35회 이상문학상 선정 경위와 총평 각 심사위원들의 중점적 심사평 김윤식 | 운명, 작가까리의 대화방식 윤후명 | 영장류의 길 권영민 | 작가의 내면 풍경, 드러내기와 감추기의 소설적 변증법 윤대녕 |.. 2023. 3. 24.
눈길 - 이청준 (열림원) 열림원 논술 한국문학 4 목차 병신과 머저리 매잡이 소문의 벽 잔인한 도시 서편제 눈길 침몰선 생애와 문학 - 인간과 현실을 향한 쉼 없는 탐구 논술 ..................................................... 이청준 - 눈길 (1977년) "내일 아침 올라가야겠어요." 점심상을 물러나 앉으면서 나는 마침내 입 속에서 별러오던 소리를 내뱉어버렸다. 노인과 아내가 동시에 밥숟가락을 멈추며 멀거니 내 얼굴을 건너다본다. "내일 아침 올라가다니, 이참에도 또 그렇게 쉽게?" 노인은 결국 숟가락을 상 위로 내려놓으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묻고 있었다. 나는 이제 내친걸음이었다. 어차피 일이 그렇게 될 바엔 말이 나온 김에 매듭을 분명히 지어두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예, 내일.. 2023. 3. 21.
운수 좋은 날 - 현진건 (문학과지성사)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34 현진건 중단편집 - 운수좋은 날 목차 희생화 빈처 술 권하는 사회 유린 피아노 할머니의 죽음 우편국에서 까막잡기 그리운 흘긴 눈 운수 좋은 날 발 불 B사감과 러브레터 사립정신병원장 고향 동정 정조와 약가 신문지와 철창 서투른 도적 연애의 청산 타락자 ......................................... 현진건 - 운수 좋은 날 (1924년)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문안에 (거기도 문밖은 아니지만) 들어간답시는 앞집 마마님을 전찻길까지 모셔다 드린 것을 비롯으로 행여나 손님이 있을까.. 2023. 3. 17.
봄, 봄 - 김유정 (문학과지성사)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14 김유정 단편선 - 동백꽃 목차 심청 산골 나그네 총각과 맹꽁이 소낙비 솥 만무방 노다지 금 금 따는 콩밭 떡 산골 봄.봄 안해 봄과 따라지 따라지 가을 두꺼비 동백꽃 야앵(夜櫻) 옥토끼 정조(貞操) 땡볕 형 주 작품 해설 행복과 등진 열정 - 김유정의 생애와 문학 / 유인순 작가 연보 작품 목록 참고 문헌 기획의 말 ........................................ 김유정 - 봄 봄 (1935년) "장인님! 인제 저 - "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긁고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켜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그 대답이 늘 "이 자식아! 성례구 뭐구 미처 자라야지 - " 하고 만다.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장차 내 아내가 될 점순이의 키 말이다. .. 2023. 3. 16.
갯마을 - 오영수 (창비)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14 목차 김이석 실비명(失碑銘) 뻐꾸기 최인욱 개나리 손소희 전말 유주현 장씨 일가 정한숙 전황당인보기(田黃堂印譜記) 오영수 갯마을 메아리 후일담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 이메일 해설 - 양윤복, 서영인 낱말풀이 ...................................................... 오영수 - 갯마을 (1953년) 서(西)로 멀리 기차 소리를 바람결에 들으며, 어쩌면 동해 파도가 돌각담 밑을 찰싹대는 H라는 조그만 갯마을이 있다. 더께더께 굴딱지가 붙은 모 없는 돌로 담을 쌓고, 낡은 삿갓 모양 옹기종기 엎딘 초가가 수무 집 될까 말까? 조그마한 멸치 후리막이 있고, 미역으로 이름이 있으나, 이 마을 사내들은 대부분 철 따라 원양출어에 품팔이를 나간다. 고.. 2023. 3. 15.
달밤 - 이태준 (창비)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6 목차 이태준 달밤 까마귀 복덕방 패강랭(浿江冷) 농군 해방 전후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방란장 주인 성탄제 최노인전 초록 춘보 이메일 해설 - 배성규, 심진경 낱말풀이 ................................................. 이태준 - 달밤 (1933년) 성북동으로 이사 나와서 한 대엿새 되었을까. 그날 밤 나는 보던 신문을 머리맡에 밀어던지고 누워 새삼스럽게, "여기도 정말 시골이로군!" 하였다. 무어 바깥이 컴컴한 걸 처음 보고 시냇물 소리와 쏴 하는 솔바람 소리를 처음 들어서가 아니라 황수건이라는 사람을 이날 저녁에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말 몇 마디 사귀지 않아서 곧 못난이란 것이 드러났다. 이 못난이는 성북동의 산들보다, 물들.. 2023. 3. 13.
별 - 황순원 (창비)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10 목차 계용묵 백치 아다다 별을 헨다 김동리 무녀도 황토기 역마 등신불(等身佛) 정비석 성황당 황순원 별 독 짓는 늙은이 목넘이마을의 개 학 이메일 해설 - 김치홍, 박용규 낱말풀이 ........................................................ 황순원 - 별 (1941년) 동네 애들과 노는 아이를 한동네 과수 노파가 보고, 같이 저자에라도 다녀오는 듯한 젊은 여인에게 무심코, 쟈 동복누이가 꼭 죽은 쟈 오마니 닮았디 왜, 한 말을 얼김에 듣자 아이는 동무들과 놀던 것도 잊어버리고 일어섰다. 아이는 얼핏 누이의 얼굴을 생각해내려 하였으나 암만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집으로 뛰면서 아이는 저도 모르게, 오마니 오마니, 수없이 외었다. 집 뜰에서.. 2023.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