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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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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교양 강의 - 한자오치 (이인호 옮김, 돌베개) 한자오치 - 사기 교양 강의 1. 진 시황제 여불위는 재산을 털어 자초에게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불위 덕분에 자초는 안국군의 태자가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여불위는 자신의 씨앗을 잉태한 애첩을 자초에게 진상했고, 자초는 이 애첩을 무척 사랑하게 됩니다. 자초와 애첩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훗날의 진 시황제입니다. 그렇다면 진 시황제는 여불위의 자식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사마천이 이런 이야기를 정말 그럴 듯하게 구체적으로 여불위열전에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잔인하게, 동쪽 여섯 제후국을 멸해 천하를 통일하고, 이어서 폭압적으로 통치했던 진 시황제에 대해 불만스러운 감정을 어느 정도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런 이야기를 날조하는 사람은 전형적인 '아큐 정신'을 가진 사람이겠지요. .. 2023. 8. 30.
한비자 - 왕굉빈 (황효순 옮김, 베이직북스) 한비자 - 왕굉빈 (황효순 옮김, 베이직북스) 인성이 악한 것은 후에 교화를 통하여 악한 본성을 선한 성품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 화성기위 사람의 악한 품성이 선하게 변화하는 것은 선한 행위를 꾸준히 연습하는 등 후천적인 노력이 차곡차곡 쌓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비는 순자의 성악설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 그는 사회의 현실적인 관계들에서 출발하여 인성은 모두 '이익을 탐하는 악한 성품이 잠재하며' 모두가 명예와 실리를 추구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순자 - 김학주 (을유문화사) ............................................... 법가의 학설은 상앙이 중시했던 법 (신하와 백성이 준수해야 하는 것), 신불해가 중시했던 술 (신화와 백성을 다루는 .. 2023. 8. 23.
자치통감을 읽다 - 장펑 (김영문 옮김, 37) 장펑 - 자치통감을 읽다 子曰 苟正其身矣 於從政乎何有 不能正其身 如正人何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신의 몸을 바로잡았다면 정치를 함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느냐? 자신의 몸도 바로잡을 수 없으면서 어떻게 남을 바로잡겠느냐?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히는 데 있고, 백성을 새롭게 하는 데 있으며, 지극한 선에서 그치는 데 있다. 그칠 곳을 안 이후에 마음이 정해지고, 마음이 정해진 이후에 고요할 수 있고, 고요해진 이후에 편안할 수 있고, 편안해진 이후에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한 이후에 얻을 수 있다.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다. 그 선후를 알면 도에 가까워진다. 옛날에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려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렸고,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리려는 사람은 먼저 그.. 2023. 8. 17.
공자 인생강의 - 바오펑산 (하병준 옮김, 시공사) 바오펑산 - 공자 인생강의 목차 제1장 지우학 - 十有五而志于學 : 학문에 뜻을 두다 제2장 이립 - 三十而立 : 인생 목표를 수립하다 제3장 불혹 - 四十二不惑 : 흔들림 없는 주관으로 세상을 판단하다 제4장 지천명 五十而知天命 : 하늘의 뜻을 깨닫고 실천하다 제5장 이순 - 六十而耳順 : 모든 말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다 제6장 종심소욕불유구 -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 마음 가는 대로 해도 어긋남이 없다 ................................................................. 제1장 지우학 - 十有五而志于學 : 학문에 뜻을 두다 子曰. 吾十有五而志於學 내 나이 열다섯 살 때, 나는 학문에 뜻을 두었다. 공자의 배움이란 첫째는 호구지책을 위한 배움입니다. 먹고살.. 2023. 8. 16.
닥터 지바고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이동현 옮김, 동서문화사)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 닥터 지바고 (1957년) 을 부르며 장례 행렬이 이어졌다. 잠시 노랫소리가 멎으면 장례에 참가한 사람들 발자국소리, 말발굽소리, 그리고 때때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노래를 이어받은 것처럼 느껴져왔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길을 비켜주며 화환의 수를 헤아리고는 성호를 그었다. 호기심 많은 몇 사람이 행렬에 끼어들며 물었다. "어느 분의 장례입니까?" "지바고입니다." 장송속을 부르던 사람이 대답했다. "그렇군요. 그분이 돌아가셨군요." 아닙니다. 그분이 아니라 마님이십니다." "어쨌거나 그분의 명복을 빕니다. 참 성대한 장레식이군요." 두 번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마지막 순간이 찾아왔다. "이 세상과, 그 안에 가득한 것이 모두 야훼의 것, 이 땅과, 그 위에 사는 것이 모두 야훼의 .. 2023. 8. 11.
배드민턴 치는 여자 - 신경숙 (문학과지성사) 신경숙 - 배드민턴 치는 여자 (1992년) 그녀는 의자 위에서 몸을 약간 기울어지게 해본다. 처음엔 그녀 혼자 창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거기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빗소리와 함께 차차 그가 느껴졌다. 아니다. 그렇게 늦게는 아니다. 그녀는 새벽녘이 다 되어 겨우 잠이 들었었다. 그 잠을 아침까지 잇지 못하고 동이 트기도 전에 다시 눈이 떠졌을 때, 그때도 그의 얼굴이 바로 눈앞에서 그녀를 그윽히 내려다보았었다. 이제 일어났니? 그는 가만 웃는 것도 같았다. 마치 그녀가 잠 깨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녀는 그 환영을 외면하기 위해 눈을 질끈 감았고, 그래서 그는 잠시 사라진 듯했다. 그러나 사라진 게 아니라 그가 먼저 창가의 의자로 가 앉아 있었을까? 맨 먼저 눈을 뜨자마자 그의 얼굴을 생각해내고.. 2023. 8. 9.
풍금이 있던 자리 - 신경숙 (문학과지성사) 신경숙 - 풍금이 있던 자리 (1992년) 어느 동물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마리의 수컷 공작새가 아주 어려서부터 코끼리거북과 철망 담을 사이에 두고 살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주고받는 언어가 다르고 몸집과 생김새들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 어느덧 수공작새는 다 자라 짝짓기를 할 만큼 되었다. 암컷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그 멋진 날개를 펼쳐보여야만 하는데 이 공작새는 암컷 앞에서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는 엉뚱하게도 코끼리거북 앞에서 그 우아한 날갯짓을 했다. 이 수공작새는 한평생 코끼리거북을 상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했다....알에서 갓 깨어난 오리는 대략 12-17시간이 가장 민감하다. 오리는 이 시기에 본 것을 평생 잊지 않는다. - 박시.. 2023. 8. 9.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헤르만 헤세 - 수레바퀴 아래서 (1906년) 중개업자이자 대리점주인 요제프 기벤라트 씨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볼 때 두드러지는 장점이나 특징이 없는 인물이었다.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처럼 어깨가 넓고 다부진 체격이었으며, 진심으로 돈을 숭배하고 장사 수완도 꽤 좋은 편이었다. 그는 아담한 정원이 딸린 집과 작은 가족 묘지를 갖고 있었으며, 종교적으로는 약간 깨인 편이었으나 신앙심이 깊지는 않았다. 신과 고위 공직자들한테는 적당히 존경을 표했고, 시민 사회의 예의범절은 맹목적일 만큼 엄격하게 따랐다. 술은 즐기는 편이었지만 취한 적은 없었다. 간혹 비난의 소지가 있는 거래를 하곤 했지만 절대 법이 허용하는 한계를 넘어서지 않았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뱅이라고 무시하고, 부유한 사람들은 거만하고 잘난.. 2023. 8. 4.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포리스트 카터 (조영숙 옮김, 아르드리미디어) 포리스트 카터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1976년) 아빠가 세상을 뜨신 지 1년 만에 엄마도 돌아가셨다.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다. 이때 내 나이 다섯 살이었다. 나중에 할머니에게 듣기로는 엄마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고아가 된 나를 놓고 친척들 사이에서 꽤나 시끌벅적한 말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 가족이 그때까지 살던 통나무집은 언덕 중턱에 있었다. 친척들은 작은 개울이 흐르는 그 뒤뜰에 머리를 맞대고 서서, 내가 어디로 가는 게 좋을지 열심히 입방아를 찧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안 되는 재산이긴 하지만, 그 와중에도 페인트칠이 된 침대와 탁자, 의자 따위를 나누어 가지면서 말이다. 할아버지는 친척들 틈에서 벗어나 뜰 구석에 묵묵히 서 계셨다. 할머니도 할아버지 뒤에 가만히 서.. 2023. 7. 27.
앞산도 첩첩하고 - 한승원 (한국헤르만헤세) 큰한국문학 413 (66권) 목차 한승원 어머니 앞산도 첩첩하고 목선 유재용 관계 어제 울린 총소리 ................................................. 한승원 - 앞산도 첩첩하고 (1976년) 밤 봇짐을 싸 가지고 나간 딸아이가 갈 데가 그리도 없어, 하필 외할머니나 외할아버지 한 분도 살아 계시지 않는 외가엘 갔을까마는, 그 아이가 갔음직한 광주 호남 전지 공장이라든지, 서울 구로 공단이라든지, 마산 수출 자유 지역이라든지 하는 데를 둘러보고 뒤질 수 있는 데까지 샅샅이 뒤진다고 뒤졌으나, 끝내 찾아 내지를 못하고 돌아오는 아버지 오달병 씨는, 청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 회진에서 하룻밤 머물러야 하는 걸음에,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그저 헛걸음 삼아 그 아이의 .. 2023.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