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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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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 리처드 바크 (이정애, 곽재현 옮김, 선영사) 리처드 바크 - 갈매기의 꿈 (1970년) 아침이 왔습니다. 솟아오르는 태양이 고요한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번쩍였습니다. 해변으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바다 위에는 고깃배 한 척이 떠 있습니다. 고깃배 주위에는 수천 마리의 갈매기 떼가 먹이를 얻기 위해 이리저리 돌며 좌충우돌 싸우고 있습니다. 그렇게 또 갈매기들의 바쁜 하루가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깃배에서 멀리 떨어진 해변에서 혼자 비행 연습을 하고 있는 갈매기가 한 마리 있습니다. 그가 바로 조나단 리빙스턴입니다. 30미터 높이의 상공에서 그는 그의 물갈퀴 달린 두 발을 아래로 굽히고, 부리를 위로 쳐들고 있습니다. ㄷ 날개만으로 몹시 고통스럽게 힘든 동작을 해내려 애쓰고 있는 것입니다. 날개를 구부림으로써 조나단은 천천히 날게 되.. 2023. 2. 3.
똑똑한 바보 - 호세 호아킨 페르난데스, 호세 로사스 모레노 (송병선 옮김, 바움) 데 리사르디 - 똑똑한 바보 (19세기) 토끼와 개구리 하늘에서 천둥이 내리치자, 놀란 토끼들이 사방으로 뛰면서 소리쳤다. "매일 깜짝깜짝 놀라면서 사느니, 죽는 편이 더 나을 거야!" 토끼들은 떼를 지어 어느 호숫가에 도착했다. 그들은 깊은 호수에 빠져죽음으로써 이런 비참한 운명을 마감하고자 했던 것이다. 수많은 토끼들이 한꺼번에 호수로 들어가자 호숫물이 갑작스레 출렁거렸다. 그러자 호수 안에 살고 있던 수많은 개구리들이 놀라 펄쩍펄쩍 뛰었다. 그런 모습을 본 토끼가 말했다. "왜 저렇게 겁을 집어먹는 거지? 우리보다 더 겁 많은 존재들이군. 저런 개구리들에 비하면 우리의 운명은 그래도 나은 편이야!" 이후 토끼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았다고 한다. (p.92-93) (주석) 불행에 처.. 2023. 2. 3.
카인 - 주제 사라마구 (정영목 역, 해냄) 주제 사라마구 - 카인 (2009년) 네 아우가 어디 있느냐, 여호와가 묻자 카인은 질문으로 대답했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 입니까. 네가 네 아우를 죽였구나, 네, 죽였습니다, 하지만 진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주이십니다, 주가 내 생명을 파괴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우를 위해 내 생명이라도 주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너를 시험하는 문제였다, 주께서 직접 창조한 것을 왜 시험한단 말입니까, 나는 만물의 주권자인 여호와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존재에 관해서 말씀하시는 것은 좋지만, 저와 내 자유에 관해서는 말씀하지 마십시오, 뭐, 죽이는 자유 말이냐, 주에게 내가 아벨을 죽이는 것을 막을 자유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주께서 얼마든지 하실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저 다른 모든 신들과 공유.. 2023. 2. 3.
사흘만 볼 수 있다면 – 헬렌 켈러 (이창식, 박에스더 옮김, 산해) 헬렌 켈러 - 사흘만 볼 수 있다면 (1903년) 이따금씩 생각해봅니다. 매일매일 내일 당장 죽을 사람처럼 사는 것도 아주 좋은 일이라고요. 그러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록새록 느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부드럽고 활기차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지만, 우리 앞에 많은은 날들이 끝없이 펼쳐질 거라 생각할 때에는 그런 마음을 종종 잃어버리고 맙니다. (p20) 얼마 전, 친한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는 마침 숲속을 오랫동안 산책하고 돌아온 참이었습니다. 나는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었습니다. 별거없어. 내가 그런 대답에 익숙해지지 않았다면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눈이 멀쩡한 사람들도 실제로는 보는 게 별루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답니다. 어떻게.. 2023. 2. 3.
루미 시초 – 마울라나 잘랄 앗 딘 알 루미 (이현주 역, 늘봄) 마울라나 잘랄 앗 딘 알 루미 - 루미 시초 인생은 여인숙 날마다 새 손님을 맞는다. 기쁨, 낙심, 무료함 찰나에 있다가 사라지는 깨달음들이 예약도 없이 찾아온다. 그들 모두를 환영하고 잘 대접하라 그들이 비록 네 집을 거칠게 휩쓸어 방안에 아무것도 남겨두지 않는 슬픔의 무리라 해도, 조용히 정중하게, 그들 각자를 손님으로 모셔라 그가 너를 말끔히 닦아 새 빛을 받아들이게 할 것이다. 어두운 생각, 수치와 악의가 찾아오거든 문간에서 웃으며 맞아들여라 누가 오든지 고맙게 여겨라 그들 모두 저 너머에서 보내어진 안내원들이니 (p16-17) ................................................................................................. 2023. 2. 3.
취옹, 풍경을 마시다 - 루서우룽(壽榮), 허옌(何燕) (서은숙 옮김, 자음과모음) 취옹, 풍경을 마시다 1. 순간은 어떻게 꽃이 되는가 - 왕희지2. 복숭아 꽃, 그 분홍빛 얼굴 - 도연명3. 화살처럼 달려가는 마음 - 도연명4. 눈물에 치마가 젖는구나 - 역도원5. 꽃향기 나는 술잔 - 이백6. 풍요로운 작은 집 - 유우석7. 예사로운 아름다움 - 유종원8. 마음속 처음 태어나는 산 -유종원9. 안개는 운몽雲夢 연못에 자욱하고 - 범중엄10. 진정한 즐거움 - 구양수11. 가을의 소리 - 구양수12. 연꽃에 마음이 설레다 - 주돈이13.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을 뿐이네 - 왕안석14. 행복이라는 피안 - 소식15. 신선을 만나다 - 소식16. 석종의 비밀 - 소식17. 이 좋은 벗! - 소식18. 하늘로 오르는 길 - 육유 / 흰 비단이 바람을 따라 - 육유19. 만 개의 등불 보.. 2023. 2. 3.
중국명시감상 - 이석호.이원규 공저 (위즈온 琵琶行 - 白居易 (비파행 - 백거이) 이 밤 심양강가에서 손님을 보내는데, 솔솔 가을바람에 단풍잎 흔들리고 붉은 꽃 흔들린다. 주인은 말에서 내렸고 손님은 배 타려 할 제. 술 한 잔 하려 해도 음악이 없구나. 취해 노래해도 기쁘지 않아 아프게 이별하는데, 망망한 강물에 명월이 잠겼더라. 홀연 강에서 비파 소리 들려와, 주인은 돌아갈 길 잊었고 손님도 떠나지 않네. 소리 좇아 작은 목소리로 물었네. 비파 타는 사람이 누구냐고 비파 소리 끊어지더니 대답 또한 느릿느릿. 배 가까이 옮겨가 그 사람을 맞이하곤, 술 더 내오고 등불 밝혀 다시 잔치를 연다. 천 번 외치고 만 번을 부르니 그제서야 나오는데, 비파 안고 얼굴을 반쯤 가렸네. 목축을 옮기고 현을 퉁기어 두세 소리 울리는데, 곡조가 안 되었어도 정이.. 2023. 2. 2.
어부사 - 굴원: 고문진보(후집) - 황견 엮음 (이장우.우재호.박세욱 옮김, 을유문화사) 황견 - 고문진보 漁父辭 -屈原 (어부사 - 굴원) 굴원이 이미 추방되어 강가와 물가에 노닐고 호반을 거닐며 읊조리니, 얼굴빛이 핼쑥하고 몸은 마르고 생기가 없었다. 어부가 보고서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초나라의 삼려대부가 아니시오?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소? 굴원이 대답하였다. 세상이 온통 다 흐렸는데 나 혼자만이 맑고, 뭇 사람이 다 취해 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으므로, 그리하여 추방을 당하게 되었소. 어부는 말하였다. 성인은 사물에 막히거나 걸리지 않고, 세상과 함께 잘도 옮아가니, 세상 사람이 다 흐려져 있거늘, 어찌하여 흙탕물 휘저어 그 물결을 날리지 않으며, 뭇 사람이 다 취해 있거늘, 어찌하여 그 찌꺼기를 씹고 그 밑술을 들이마시지 않고, 무엇 때문에 깊이 생각하고 고상하게 행동하여, .. 2023. 2. 2.
루바이야트 - 오마르 하이얌, 에드워드 피츠제럴드(영역), 에드먼드 조지프 설리번 (그림) (윤준 옮김, 지만지) 오마르 하이얌 - 루바이야트 (1872년) 11세기 페르시아의 시인들은 벗들과 흥겹게 어울리며 즉흥적으로 ‘루바이’를 지었다. 루바이는 4행시를 뜻한다. 페르시아의 시인이자 천문학자인 오마르 하이얌은 수백 편의 루바이를 남겼다. 그로부터 7세기가 지나 영국 시인 피츠제럴드는 친구로부터 하이얌의 루바이가 적힌 필사본을 선물받는다. 그는 약 600년 전의 이 ‘쾌락주의적 불신자’ 하이얌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루바이들을 번안해 ‘루바이야트’라는 이름으로 출간한다. 말이 번안이지 피츠제럴드는 거의 자신만의 빼어난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 평론가들은 피츠제럴드가 하이얌의 정신 속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린다. 이 책에 실린 75편의 루바이들은 우리 삶의 불확실성에 대안을 제시한다. 우리는 어떻게, 왜 이.. 2023. 2. 2.
일본 하이쿠 선집 - 바쇼, 부손, 잇사, 시키, 헤키고토 (오석윤 옮김, 책세상)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34 일본 하이쿠 선집 ‘단가’는 5.7.5.7.7의 31자로 된 일본 고유의 정형시로 와카(和歌)라고도 하며, 하이쿠는 단가의 5.7.5.7.7에서 앞의 5.7.5을 독립시킨 17자의 단시를 의미한다. 하이쿠는 원래 에도시대의 하이카이(俳諧)가 모태로, 언어의 유희 내지는 해학적인 내용이 주로 담겨 있어 여흥의 하나로 즐기던 문학이다. 그러던 것이 마쓰오 바쇼(松尾芭蕉)의 출현으로 격조 높은 문예로 승화되었는데, 메이지(明治)시대에 들어 마사오카 시키가 혁신운동을 벌이면서부터 하이쿠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 2023.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