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 셰익스피어 (신상용 옮김, 동서월드북)
셰익스피어 - 햄릿 (1602년) 햄릿 : 아,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진 이 육체, 차라리 녹고 녹아 이슬이 되어 버렸다면! 자살을 금하는 신의 계율만 없다면 자살해 버릴 텐데. 아, 세상 일이 모두 따분하고 부질없다. 진부하기만 하고 아무 유익이 없구나. 아, 싫다, 싫어. 잡초만 무성한 세상, 천하고 더러운 것듬ㄹ만 활개를 치는구나. 게다가 이렇게 되다니-돌아가신 지 겨우 두 달, 아니 두 달도 채 못 딘다! 참 훌륭한 임금이셨지. 이번 왕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야. 어머니를 그토록 사랑하셨는데. 행여 하늘에 부는 바람이 거셀까 어머님 얼굴을 감싸 주셨는데. 아, 이 모든 기억들을 떨쳐 버릴 수는 없는 것일까? 늘 아버지께 매달리시던 어머니, 애정을 먹으면 먹을수록 욕심이 사나워지기라도 하듯이, 그런..
2023.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