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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V. 현대 문학/1. 소설

똑똑한 바보 - 호세 호아킨 페르난데스, 호세 로사스 모레노 (송병선 옮김, 바움)

by handaikhan 2023. 2. 3.

 

데 리사르디 - 똑똑한 바보 (19세기)

 

토끼와 개구리

하늘에서 천둥이 내리치자, 놀란 토끼들이 사방으로 뛰면서 소리쳤다.

"매일 깜짝깜짝 놀라면서 사느니, 죽는 편이 더 나을 거야!"

토끼들은 떼를 지어 어느 호숫가에 도착했다. 그들은 깊은 호수에 빠져죽음으로써 이런 비참한 운명을 마감하고자 했던 것이다.

수많은 토끼들이 한꺼번에 호수로 들어가자 호숫물이 갑작스레 출렁거렸다. 그러자 호수 안에 살고 있던 수많은 개구리들이 놀라 펄쩍펄쩍 뛰었다. 그런 모습을 본 토끼가 말했다.

"왜 저렇게 겁을 집어먹는 거지? 우리보다 더 겁 많은 존재들이군. 저런 개구리들에 비하면 우리의 운명은 그래도 나은 편이야!"

이후 토끼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았다고 한다. (p.92-93)

(주석)

불행에 처한 사람은 자기보다 더 불행한 사람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쉽게 불행을 이겨낼 수 있다.

 

여우와 흉상

여우는 흉상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네 머리는 아름답지만, 지혜가 없구나..." (p.129)

(주석)

지혜가 없는 인간은 인간처럼 보일지라도 조각품과 다름없다.

 

뱀과 줄

하루는 어느 열쇠공의 집에 뱀이 기어 들어왔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뱀은 쇠로 만든 줄을 물어뜯었다.

이에 줄이 말했다.

"멍청아! 이건 바보 같은 짓이야. 나는 쇠를 가루로 만드는 물건인데, 어떻게 네가 감히 나를 물려고 하니?" (p.153)

(주석)

가장 강한 사람을 함부로 쓰러뜨리려는 사람은 아무리 발버둥치며 발악해도 얻는 것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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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호아킨 페르난데스 데 리사르디 (José Joaquín Fernández, 1776-1827)

1776년 멕시코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산 일데폰소 대학에서 철학과 라틴어를 공부했으나 학업을 마치지는 못했다.
라틴과 스페인 고전, 그리고 스페인과 프랑스 계몽주의 시대 작품을 섭렵하며 작가로서의 소양을 쌓은 그는 1807년 『고통의 외침Gritos de Dolores』이라는 작품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하여 『멕시코 일기Diario de Mico』라는 풍자 문학 작품으로 당대 최고의 작가라는 칭송을 받았다.
1812년에는 『멕시코의 생각하는 사람El Pensador Mexicano』이라는 자유주의 신문을 발간하면서 시인으로서, 독설가로서, 소설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1814년 발표한 『페리키요 사르니엔토El Periquillo Sarniento』는 그에게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해주었으며, 1827년 숨을 거두고 5년 후에 출간된 그의 마지막 작품 『우리 시대의 걸물 돈 카트린의 삶과 행적Vida y hechos del famoso caballero Don Catr de su Fachenda』과 함께 소설이란 자고로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당대 최고의 소설로 손꼽힌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페르난도 7세께 바치는 폴카Polaca en honor de don Fernando VII』 『고달픈 밤과 명랑한 하루Noches tristes y dia alegre』 『풍자시Faulas』, 그리고 희곡 『감수성이 예민한 검둥이El negro sensible』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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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키요 사르니엔토 - 호세 데 리사르디 (김현철 옮김,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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