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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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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 김유정 (문학과지성사)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14 김유정 단편선 - 동백꽃 목차 심청 산골 나그네 총각과 맹꽁이 소낙비 솥 만무방 노다지 금 금 따는 콩밭 떡 산골 봄.봄 안해 봄과 따라지 따라지 가을 두꺼비 동백꽃 야앵(夜櫻) 옥토끼 정조(貞操) 땡볕 형 주 작품 해설 행복과 등진 열정 - 김유정의 생애와 문학 / 유인순 작가 연보 작품 목록 참고 문헌 기획의 말 ........................................ 김유정 - 봄 봄 (1935년) "장인님! 인제 저 - "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긁고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켜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그 대답이 늘 "이 자식아! 성례구 뭐구 미처 자라야지 - " 하고 만다.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장차 내 아내가 될 점순이의 키 말이다. .. 2023. 3. 16.
소녀의 죽음 - 미셸 투르니에 (이규현 옮김, 현대문학) 미셸 투르니에 - 꼬마 푸세의 가출 목차 아담가 로빈슨 크루소의 종말 산타 할머니 아망딘 또는 두 정원 꼬마 푸세의 가출 튀피크 기쁨이 내게 머물게 하소서 붉은 난쟁이 트리스탄 복스 베로니크의 수의 소녀의 죽음 들닭 은방울꽃 휴게소 페티시스트 ................................................ 미셸 투르니에 - 소녀의 죽음 교실 안쪽에서 킥킥대는 웃음이 새어나왔다. 여교사가 갑자기 동작을 멈추었다. "또 뭐지?" 한 소녀가 고개를 들었다. 홍조를 띤 명랑한 얼굴이어다. "멜라니가요, 선생님, 지금 레몬을 먹고 있어요." 학급 전체가 웃음을 터뜨렸다. 여교사가 맨 뒷줄까지 걸어갔다. 멜라니는 순진한 얼굴을 들어 여교사를 쳐다보았다. 숱이 많은 검은 머리 때문에 야위고 창.. 2023. 3. 16.
갯마을 - 오영수 (창비)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14 목차 김이석 실비명(失碑銘) 뻐꾸기 최인욱 개나리 손소희 전말 유주현 장씨 일가 정한숙 전황당인보기(田黃堂印譜記) 오영수 갯마을 메아리 후일담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 이메일 해설 - 양윤복, 서영인 낱말풀이 ...................................................... 오영수 - 갯마을 (1953년) 서(西)로 멀리 기차 소리를 바람결에 들으며, 어쩌면 동해 파도가 돌각담 밑을 찰싹대는 H라는 조그만 갯마을이 있다. 더께더께 굴딱지가 붙은 모 없는 돌로 담을 쌓고, 낡은 삿갓 모양 옹기종기 엎딘 초가가 수무 집 될까 말까? 조그마한 멸치 후리막이 있고, 미역으로 이름이 있으나, 이 마을 사내들은 대부분 철 따라 원양출어에 품팔이를 나간다. 고.. 2023. 3. 15.
달밤 - 이태준 (창비)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6 목차 이태준 달밤 까마귀 복덕방 패강랭(浿江冷) 농군 해방 전후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방란장 주인 성탄제 최노인전 초록 춘보 이메일 해설 - 배성규, 심진경 낱말풀이 ................................................. 이태준 - 달밤 (1933년) 성북동으로 이사 나와서 한 대엿새 되었을까. 그날 밤 나는 보던 신문을 머리맡에 밀어던지고 누워 새삼스럽게, "여기도 정말 시골이로군!" 하였다. 무어 바깥이 컴컴한 걸 처음 보고 시냇물 소리와 쏴 하는 솔바람 소리를 처음 들어서가 아니라 황수건이라는 사람을 이날 저녁에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말 몇 마디 사귀지 않아서 곧 못난이란 것이 드러났다. 이 못난이는 성북동의 산들보다, 물들.. 2023. 3. 13.
사기 선집 - 김원중 (민음사) 김원중 - 사기 선집 사기 권 48권 세가 제 18 진섭 세가 진승은 양성 사람이며 자는 섭이다. 오광은 양하 사람이며 자는 숙이다. 진섭이 젊었을 때 일찍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밭갈이하는 머슴살이를 한 적이 있었는데, 밭갈이를 멈추고 밭두렁에서 쉬며 한참 동안 한탄하다가 말했다. "만일 부귀하게 된다면 서로 잊지 말기로 하지." 머슴들은 비웃으면서 대답하며 말했다. "너는 고용 당해 밭갈이를 하는데 무슨 부귀란 말인가?" 진승은 크게 한탄하며 말했다. "아! 제비와 참새가 어찌 큰 기러기와 고니의 뜻을 알리오!" (燕雀安知 鴻鵠之志 연작안지홍곡지지) (p.247) 오광은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점을 치러 갔는데, 점쟁이는 그들의 속내를 간파하고 말했다. "당신들의 거사는 모두 성공하고 공도 세우.. 2023. 3. 13.
별 - 황순원 (창비)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10 목차 계용묵 백치 아다다 별을 헨다 김동리 무녀도 황토기 역마 등신불(等身佛) 정비석 성황당 황순원 별 독 짓는 늙은이 목넘이마을의 개 학 이메일 해설 - 김치홍, 박용규 낱말풀이 ........................................................ 황순원 - 별 (1941년) 동네 애들과 노는 아이를 한동네 과수 노파가 보고, 같이 저자에라도 다녀오는 듯한 젊은 여인에게 무심코, 쟈 동복누이가 꼭 죽은 쟈 오마니 닮았디 왜, 한 말을 얼김에 듣자 아이는 동무들과 놀던 것도 잊어버리고 일어섰다. 아이는 얼핏 누이의 얼굴을 생각해내려 하였으나 암만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집으로 뛰면서 아이는 저도 모르게, 오마니 오마니, 수없이 외었다. 집 뜰에서.. 2023. 3. 12.
학 - 황순원 (문이당) 문이당 청소년 현대문학선 33 목차 학 필묵 장수 잃어버린 사람들 너와 나만의 시간 내 고향 사람들 그래도 우리끼리는 차라리 내 목을 나무와 돌, 그리고 땅울림 마지막 잔 ............................................... 황순원 - 학 (1953년) 3.8 접경의 이 북쪽 마을은 드높이 개인 가을 하늘 아래 한껏 고즈넉했다. 주인없는 집 봉당에 흰 박통만이 흰 박통을 의지하고 굴러있었다. 어쩌다 만나는 늙은이는 담뱃대부터 뒤로 돌렸다. 아이들은 또 아이들대로 멀찌감치서 미리 길을 비켰다. 모두 겁에 질린 얼굴들이었다. 동네 전체로는 이번 동란에 깨어진 자국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어쩐지 자기가 어려서 자란 옛 마을은 아닌 성싶었다. 뒷산 밤나무 기슭에서 성삼은 발걸음을.. 2023. 3. 12.
사평역 - 임철우 (창비)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41 목차 임철우 사평역 아버지의 땅 직선과 독가스 이창동 소지 김유택 자메이카여 안녕 정도상 친구는 멀리 갔어도 홍희담 깃발 이메일 해설 - 장소연, 김형중 낱말풀이 .................................................................. 임철우 - 사평역 (1983년)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물 말도 하지 않았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별로 복잡한 내용이랄 것도 없는 장부를 마저 꼼꼼히 확인해보고 나서야 늙은 역장은 돋보기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놓고 일어선다. 벌써 삼십 분이나 지났군. 출입문 위쪽에 붙은 낡은 벽시계가 여덟 시 십오 분을 가리키고 있다. 하긴 뭐 벌써라는 .. 2023. 3. 10.
수난이대 - 하근찬 (창비) 창비 20세기 한국 소설 18 목차 한무숙 감정이 있는 심연 김광식 213호 주택 한말숙 신화의 단애 하근찬 수난 이대 왕릉과 주둔군 삼각의 집 족제비 오유권 가난한 형제 김동립 대중관리 이메일 해설 - 고용우, 이봉범 낱말풀이 .................................. 하근찬 - 수난이대 (1957년) 진수가 돌아온다. 진수가 살아서 돌아온다. 아무개는 전사했다는 통지가 왔고, 아무개 아무개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통 소식도 없는데, 우리 진수는 살아서 오늘 돌아오는 것이다. 생각할 수록 어깻바람ㅁ이 날 일이었다. 그래 그런지 몰라도 박만도는 여느 때 같으면 아무래도 한두 군데 앉아 쉬어야 넘어설 수 있는 용머리재를 단숨에 올라채고 말았다. 가슴이 펄럭거리고 허벅지가 뻐근했다. 그러나 .. 2023. 3. 8.
자전거 도둑 - 김소진 (강) 김소진 - 자전거 도둑 (1995년) 자전거에 도둑이 생겼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나 몰래 훔쳐 타는 얌체족이었다. 내 골반뼈 높이에 맞춰놓은 자전거 안장이 엉덩이 밑선으로 밀려가 있었고 바퀴 틈새에는 방금 묻어난 것 같은 황톳물이 군데군데 배어 있곤 하는 게 바로 그 증거였다. 누군지는 몰라도 현관문 밖의 도시가스 연결 파이프에 쇠줄로 붙들어 매놓은 자전거의 자물쇠를 풀고 몰고 다닌 다음 내가 퇴근해 돌아오기 전에 얌전히 제자리에 갖다놓곤 하는 모양이었다. 신문사 일이라는 게 저녁 늦게 끝나기가 일쑤인데다 퇴근 후 술자리를 워낙 좋아하는 나로서는 낮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전거를 산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전거를 고정시킬 쇠줄의 열쇠 하나를 잃어벼렸다. 하지만 살 때.. 2023.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