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사 - 굴원: 고문진보(후집) - 황견 엮음 (이장우.우재호.박세욱 옮김, 을유문화사)
황견 - 고문진보 漁父辭 -屈原 (어부사 - 굴원) 굴원이 이미 추방되어 강가와 물가에 노닐고 호반을 거닐며 읊조리니, 얼굴빛이 핼쑥하고 몸은 마르고 생기가 없었다. 어부가 보고서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초나라의 삼려대부가 아니시오?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소? 굴원이 대답하였다. 세상이 온통 다 흐렸는데 나 혼자만이 맑고, 뭇 사람이 다 취해 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으므로, 그리하여 추방을 당하게 되었소. 어부는 말하였다. 성인은 사물에 막히거나 걸리지 않고, 세상과 함께 잘도 옮아가니, 세상 사람이 다 흐려져 있거늘, 어찌하여 흙탕물 휘저어 그 물결을 날리지 않으며, 뭇 사람이 다 취해 있거늘, 어찌하여 그 찌꺼기를 씹고 그 밑술을 들이마시지 않고, 무엇 때문에 깊이 생각하고 고상하게 행동하여, ..
2023.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