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23 이반 일리치의 죽음 - 톨스토이 (박형규 옮김, 계몽사) 우리 시대의 세계 문학 (계몽사 전 50권) 톨스토이 - 이반 일리치의 죽음 (1886년)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알게 됨과 동시에 방 안에 모여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첫째로 생각한 것은 이 죽음이 그들 자신이나 혹은 그들의 친지들의 이동이나 승진에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p.254) 이 죽음에 의해서 생길 근무상의 이동과 변화 외에 가까운 친지의 죽음이라는 사실 자체는, 그것을 안 모든 사람의 마음에 죽은 것은 자기가 아니라 그라는, 언제나 다름없는 기쁨의 감정을 불러일으켰다.'어떻든 죽어 버렸어. 그렇지만 나는 이처럼 살아 있다.' 하고 저마다 생각하거나 느끼거나 했다. 그러나 이반 일리치의 가까운 친지들, 이른바 벗들은 그와 더불어 또 이제 아주 지루한 의례상의 의무를 수행하.. 2025. 10. 14. 결투 - 체호프 (박형규 옮김, 금성출판사) 체호프 - 결투 (1891년) 고교는? 대학은? 그러나 이것 또한 엉터리였다.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배운 것도 모두 잊고 말았다. 사회에 대한 봉사는? 그것도 또한 말이 아니다. 관청에 나가도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월급이나 거저 타 먹었기 때문이다. 그의 근무는 재판 사태로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실은 꺼림칙한 공금 낭비였던 것이다.진리는 그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것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의 양심은 악덕과 거짓에 얽매여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렇잖으면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는 이방인처럼 또는 다른 유성에서 고용되어 온 사람처럼 사람들과의 공동 생활에 가담하지 않았다. 그들의 괴로움이나 사상이나 종교나 학문이나 탐구나 투쟁에도 관심이 없었다.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을 단 한 마디도 한 일이 없.. 2025. 9. 26. 피와 모래 - 빈센트 블라스코 이바녜스 (민영 옮김, 금성출판사) 이바녜스 - 피와 모래 (1908년) 그의 팬들 중에는, 용감한 가야르도가 사나운 소의 뿔에 받혀 상처를 입고 쓰러지는 꼴을 한 번 봤으면 하고, 잔인한 기대를 품고 있는 자도 적지 않았다. 왜냐 하면 가야르도는 투우술에 꼭 들어맞는 소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칙 따위는 완전히 무시하고 대담한 연기와 분별 없는 용기로써 언제나 사나운 소를 멋지게 거꾸러뜨리고 있었다. 이 대담하기 이를 데 없는 행동이 날이 갈수록 그를 왕자로 일컫게 했다....가야르도는 다른 투우사들처럼 스승 밑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배웠거나 투창사의 경험을 쌓고 투우사가 된 사나이가 아니라, 가난뱅이 생활을 견디다 못해서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고 투우사의 세계로 홀연히 뛰어든 사나이였던 것이다. 죽기를 각오하고 소와 마주 선 그 .. 2025. 9. 17. 아들과 연인 - 로렌스 (정상준 옮김, 민음사) 로렌스 - 아들과 연인 (1913년) 1권 에서 '아름답고 흰 다리'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 미스터 굿이었던가? (p.143)솔로몬 왕의 동굴 - 헨리 라이더 해거드 (이미애 옮김, 교원 세계 명작 28)........................................................................................................................ .................................................................................................................................................................. 2025. 9. 16. 서사 무가 - 신동흔 (웅진다책) 즐거운 고전 새봄나무 03서사 무가 - 신동흔 (웅진다책) 서사 무가 가운데 와 와 는 하늘과 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인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태초의 세상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전해요. (p.25) 하지만 수명장자는 굴복하지 않았다. 천지왕은 쇠로 만든 테를 던져 수명장자의 머리에 씌웠다. 쇠테가 사정없이 머리를 조이자, 수명장자는 머리가 터지는 것처럼 아팠다. 아무리 용을 써도 쇠테를 벗겨 낼 수가 없었다. 수명장자는 종을 불러 이렇게 소리쳤다."이것 때문에 머리가 너무 아프니 도끼로 내 머리를 깨 버려라!"종이 도끼를 쳐들자, 천지왕은 깜짝 놀랐다."참으로 지독한 놈이구나."천지왕은 수명장자에게서 쇠테를 벗겨 내고 말없이 돌아섰다. 천지왕은 바로 하늘나라로 돌아가지 않고, 인간 세상을 이리저.. 2025. 9. 4. 길가메시 서사시 웅진 새봄나무 시리즈 01 길가메시 서사시 - 이경덕 옮김 (웅진다책) 가슴에 폭풍이 휘몰아치는 사람은 마찬가지로 가슴에 폭풍이 휘몰아치는 사람이 상대해야 하는 법이니, 그들이 서로 만나면 우르크는 평온해질 것이오. (p.23) "우리 가운데 하늘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지? 사람은 이미 수명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죽어. 너는 아직 닥치지도 않은 죽음을 두려워하는구나.나와 맞선 너의 용맹함은 어디로 간 거야? 내가 앞장설 테니 너는 안심하고 나를 따라와. 내가 쓰러지더라도 사람들은 무서운 훔바바와 대결한 나에 대해 이야기하겠지. 사람들은 영원히 나를 기억할 거야." (p.39) 길가메시가 두려움에 떠는 엔키두를 위로했지만 엔키두는 절망에 빠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숨을 쉬는 것도.. 2025. 9. 4.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 베티 스미스 (김옥수 옮김, 아름드리디어) 베티 스미스 -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1943년) 고요하든 표현은 뉴욕 브루클린을 두고 하는 말이다. 특히 1912년 여름의 브루클린이 그랬다.사실 브루클린 전체로 보면 우울하다는 표현이 더 우울릴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브루클린의 윌리암스버그에는 맞지 않는다. 브루클린에는 고요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여름의 토요일 오후면 더욱 그렇다. (p.6) 우리 같은 사람이 가끔 뭔가를 낭비하면서 부자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먹을 것 걱정 안 해도 된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느껴보는 것도 좋은 일이짆아? (p.17) 저 할아버지도 옛날에는 아기였겠지. 그때는 틀림없이 귀엽고 깨끗했을 거야. 그래서 저 할아버지의 엄마는 아기의 조그만 분홍빛 발가락에 입을 맞췄을 거야. 밤에 천둥이 치기라도 하면 엄마가 아기.. 2025. 8. 5. 허공에 뜬 사나이 - 솔 벨로 (장윤환 옮김, 금성 푸르넷 세계문학) 푸르넷 세계 문학 24솔 벨로 - 허공에 뜬 사나이 (1944년) 1942년 12월 15일일찍이 사람들은 가끔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를 걸고, 더구나 마음속의 상태를 기록하는 것을 별로 수치로 생각하지 않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일기를 쓴다는 것은 일종의 방종, 연약함, 기호의 빈곤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것은 요즘이 비정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운동선수나 거친 사람들의 법칙이 특별히 판을 치고 있다. 이를 영국 신사로부터 이어받은 아메리카의 전통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저 발버둥과 금욕과 엄숙의 기묘한 혼란은 본래는 알렉산드로스 황제로부터 유래한 것이다.당신에게는 감정이 있다. 감정을 나타내는 데는 정확한 방법과 부정학한 방법이 있다. 당신에게는 내적 생활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 2025. 4. 19. 하늘을 나는 교실 - 에리히 캐스터너 (이경애 엮음, 교연 아카데미) 교연 어린이 세계 명작, 문학 - 8에리히 캐스터너 - 하늘을 나는 교실 (1933년) "난 혼자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아, 마르틴. 어떤 일이든 익숙해지면 보통으로 여기게 되거든. 부모를 골라서 태어날 수는 없는 일이니, 그런 부로믈 만난 것도 다 내 운명이지. 나는 이따금 부모님이 나를 데리러 불쑥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그러면 얼마나 좋을가!""아니, 나는 별로 반가울 것 같지 않아. 여기서 이렇게 혼자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좋으니까.""요니,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용기를 잃지 말고 굳세게 살아가자." (p.127) ............................................................................................. 2025. 4. 18. 아버지와 아들 - 투르게네프 (신동환 옮김, 삼정당) 투르게네프 - 아버지와 아들 (1862년) 시간이라는 것은 (모두들 아는 사실이지만) 어느 때는 새처럼 날고, 어느 때는 벌레처럼 기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시간이라는 것의 존재 여부를 모르고 지낼 때가 가장 행복한 것이다. (p.119) 여보게, 아르카지, 자네에게 교훈이 될 걸세. 유익한 하나의 실례일세. 정말 얼마나 하찮은 일일까! 인간은 누구나 한낱 실오라기에 매달려 있어. 언제 어느 때 각 사람의 발밑에 깊은 늪이 펼쳐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야. 한데 모두들 스스로 여러 가지 불미한 일을 생각해 내서는 자신의 생활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으니 말야. (p.144) 불행에 처해 있을 때는 추억이 되살아오기 마련이군. (p.201) 하지만 한낮의 폭염이 지나가면 이윽고 칠흑 같은 밤이 찾아오는 .. 2025. 3. 31. 이전 1 2 3 4 ··· 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