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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III. 고전 문학 (서양)/1. 서양 - 고전 소설

두 친구 - 모파상 (이봉지 옮김, 문학과지성사)

by handaikhan 2024. 3. 25.

 

문지스팩트럼 2-021

 

시몽의 아빠
비곗덩어리
피크닉
침대
전원에서
두 친구
고해성사
목걸이
머리털
유산
집 팝니다
산장
구멍
안락사용 안락의자

옮긴이 해설-'주의'를 부정하는 자연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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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 - 시몽의 아빠 (1883년)

 

시몽은 스러지지 않으려고 나무 둥치에 몸을 기대었다 .돌일킬 수 없는 재앙에 넋이 나간 것 같았다. 그는 설명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할 말이 없었다. 아버지가 없다는 끔찍할 사실에 대해 반박할 말이 도무지 없었던 것이다. 할 수 없이 그는 핏기 없는 얼굴로 되는대로 외쳤다.

"아냐, 나도 아빠가 있어."

"어디 있는데?"

소년이 물었다.

시몽은 할 말이 없었다. 자기 자신도 몰랐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매우 흥분하여 깔깔거리며 웃었다. 짐승 쪽에 더 가까운 이 들판의 자식들은 상처 입은 동료를 공격하여 죽여버리는 암탉과도 같은 잔인한 욕망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마침 시몽은 아이들 속에서 옆집에 사는 과부의 아들을 발견했다.그도 자기처럼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얘, 너도 아빠가 없잖아."

"아냐, 있어."

그 아이가 대답했다.

"어디 있는데?"

시몽이 다시 물었다.

"우리 아빠는 돌아가셨어. 무덤에 계셔."

그 아이는 무척 뽐내는 태도로 대답했다.

아이들 가운데에서 그를 짖하는 듯한 술렁거림이 일었다. 마치 아버지가 죽어서 묘지에 있는 것이 아버지가 전혀 없는 아이의 코를 납작하게 할 수 있을 만큼 권위 있는 일이라도 되는 듯이. 이 장난꾸러기들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마음씨가 고약하고 술주정뱅이인 데다 도둑놈이며 아내에게 난폭하게 굴었다. 그럼ㅁ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인 아이들은 불법적인 아이를 짓눌러서 질식이라도 시키고 싶은 듯, 서로 밀면서 점점 더 포위망을 좁혀왔다.

시몽 곁에 바짝 붙어 있던 한 아이가 갑자기 비웃는 표정으로 혀를 쑥 내밀면서 소리쳤다.

"아비 없는 자식, 아비 없는 자식!"

시몽은 두 손으로 그 아이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그의 다리에 발길질을 퍼부었다. 그러자 그 아이는 시몽의 뺨을 물어뜯었다. 굉장한 소란이 일어났다. 마침내 두 투사가 서로 떨어졌다. 시몽은 얻어맞고, 찢기고, 상처를 입은 채, 박수를 치는 꼬마들 한가운데로 나동그라졌다. 먼지투성이가 된 윗저고리를 기계적으로 털며 그가 일어나자 누군가가 소리 쳤다.

"네 아빠에게 가서 이르렴."

그의 가슴 곳에서 무엇인가가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그들은 그보다 힘이 셌다. 그는 그들에게 졌다. 게다가 그들에게 대꾸할 수도 없었다. 아빠가 없는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에, 자존심이 강한 그는 북받쳐오르는 울음을 참느라 무진 애를 썼다. 한순간 숨이 막혔다. 뒤이어 소리 없는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흐느낌은 이내 그의 몸을 세차게 뒤흔들기 시작했다.

잔인한 기쁨이 적들 가운데서 터져나왔다. 그들은 어느새 기뻐 날뛰는 야만인들처럼 서로 손을 잡고 둥글게 그의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노래의 후렴구라도 되는 듯, "아비 없는 자식! 아비 없느 ㄴ자식!"을 되풀이 하면서.

갑자기 시몽은 울음을 뚝 그쳤다. 불길 같은 분노가 용솟음쳤다. 발 밑에 돌멩이가 보였다. 그는 그것을 주워 들었다. 그리고는 있는 힘껏 학대자들을 향해 던졌다. 두세 명이 얻어맞고 울면서 달아났다. 시몽의 표정이 너무도 험악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겁을 집어먹었다. 갑자기 비겁해진 그들은 뿔뿔이 흩어져서 도망쳐버렸다. 절망적으로 분노한 사람 앞에서 군중들이 으레 그러듯이.

혼자 남은 아비 없는 자식은 들판을 향해 달렸다. 문득 어떤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강물에 빠져 죽기로 결심했다. (p.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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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 - 두 친구 (1883년)

 

그들은 곧 초소들을 지나쳐 인적이 없는 콜롱브 마을을 통과한 다음 센 강 쪽으로 비탈져 내려가는 포도밭에 도달했다. 시간은 11시경이었다.

정면에 있는 아르장퇴유 마을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그 뒤로 오르주몽과 시누아 언덕이 솟아 있었다. 낭테르까지 이어진 넓은 평야는 휑하니 비어 있었다. 회색빛 땅 위에는 가지가 앙상한 벚나무만이 서 있을 뿐이었다.

소바주 씨가 손가락으로 언덕 꼭대기를 가리키며 중얼거렸다.

"프러시아 군인들이 저 위에 있어요!"

황폐한 풍경 앞에서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했다.

"프러시아 사람들이라!"

그들은 프러시아 사람들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몇 달 전부터 그들의 존재를 파리 주위에서 느끼고 있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그들은 막강한 힘으로 프랑스를 망치고, 약탈하고,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그렇지만 승자로 군림하는 이 민족에 대해 증오심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거기에 더하여 일종의 공포 같은 것이 생겨났다. (p.143)

 

따스한 햇살이 어깨 사이로 부드러운 열기를 전해주었다. 이제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들은 세상을 잊고 그저 낚시에만 몰두했다.

갑자기 땅 속으로부터 나오는 것 같은 둔중한 소리가 땅을 뒤흔들었다. 대포 소리였다.

모리소는 고개를 들었다. 강둑 위 왼쪽에 커다란 몽발레리앵 산의 모습이 보였다. 산 정면에 새털 같은 하얀 연기가 걸려 있었다. 방금 토해낸 화약 부스러기였다.

계속적으로 포격이 잇달았다. 얼마씩 간격을 두고 산에서는 죽음의 숨결이 뿜어져나왔다. 우윳빛 연기는 고요한 하늘로 천천히 올라가 산 위에서 구름이 되어 걸렸다.

소바주 씨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또 시작이군!"

낚시를 드리울 때마다 찌가 움직이는 것을 초조하게 지켜보던 모르소는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 조용히 사는 사람이 싸움박질을 일삼는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분노였다. 그는 혀를 찼다.

"저렇게 서로 죽이다니 정말 바보들이야."

소바주 씨가 맞장구를 쳤다.

"정말 짐슴보다 못해."

마침 잉어 한 마리를 낚아올린 모리소가 선언하듯 말했다.

"정부가 있는 한은 계속 저럴 테니, 참 어처구니가 없어서."

소바주 씨가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만일 우리 나라가 공화국이었다면 선전 포고 같은 건 하지 않았을 겁니다..."

모리소도 지지 않았다.

"왕이 있으면 외국과 전쟁을 하고, 공화제로 해놓으면 국내에서 저희들끼리 전쟁을 하고."

급기야 정치 토론이 벌어졌다. 온순하지만 식견이 좁은 그들은 나름대로 이성에 비추어 주요 정치 문제들에 대해 논평했다. 그들은 사람은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 있어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사이에도 몽발레리앵 산에서는 쉬지 않고 포격이 계속 되었다. 포탄은 프랑스의 집들을 부수고, 생명을 파괴하고, 사람을 죽이고, 꿈과 기쁨과 행복을 박살해고, 저쪽 다른 나라의 아내와 딸, 어머니들의 가슴에 결코 끝나지 않을 고통의 샘을 파놓았다.

'이게 바로 삶이란 거지?"

소바주 씨가 잘라말했다.

"아니, 차라리 이게 바로 죽음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군."

그러다가 그들은 질겁을 했다. 뒤에서 발소리가 났던 것이다. 눈을 돌려보니 등 뒤에 남자 네 명이 서 있었다. 그들은 키가 크고 수염이 텁수록한 데다 무장을 하고 있었다. 하인들처럼 제복을 입고 납작한 모자를 쓴 그들은 총 끝으로 그들의 뺨을 겨냥하고 있어.

(p.145-147)

 

"빨리 말하시오. 암호는? 당신 친구는 아무것도 모를 거요. 내가 한탄하는 척할 테니 말이오."

모리소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소바주 씨를 데리고 가서 똑같은 말을 했다.

소바주 씨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나란히 섰다.

장교가 명령을 내렸다. 사병들이 총을 들었다.

모리소의 시선이 몇 걸음 떨어진 풀밭에 놓여 있는 어망에 우연히 가 닿았다. 어망은 모래 무지개로 가득 차 있었다.

아직까지 살아서 파닥거리고 있는 물고기 비늘이 햇빛에 빛났다. 갑자기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안간힘을 썻지만 눈에 눈물이 가득 찼다.

그는 중얼거렸다.

"그럼 안녕히, 소바주 씨."

소바주 씨가 대답했다.

"모리소 씨도 안녕히,"

그들은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엄습하는 가벼운 전율에 몸을 떨면서 악수를 나누었다.

장교가 소리쳤다.

"발사!"

열두 개의 총구가 일시에 불을 뿜었다. (p.149-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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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 - 목걸이 (1884년)

 

아름답고 매력적인 처녀가 운명의 실수로 하급 사무원의 집에 태어나는 수가 있다. 그녀도 그런 처녀 중의 하나였다. 그녀에게는 지참금도 없고, 유산을 받을 희망도 없었다. 부유하고 신분이 높은 남자를 만나 이해받고, 사랑받고, 결혼할 연줄도 전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교육부의 하급 관리와 결혼해버렸다.

그녀는 치장을 할 돈이 없었기 때문에 검소한 옷차림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실수로 낮은 신분에 떨어진 사람처럼 불행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여자들에게는 고유한 신분이나 혈통이란 없으며 개인의 미모와 우아함과 매력이 태생이나 가문을 대신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경우, 오직 천성적인 고상함과 패션 감각과 재치만이 계급을 결정지으며 따라서 그것만 있으면 서민의 딸이라도 귀부인과 동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녀는 항상 불행했다. 자기야말로 세련과 사치를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초라한 집, 더러운 벽, 낡은 의자, 흉한 커튼 때문에 괴로워했다. 그녀와 같은 신분의 다른 여자들이라면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이 모든 것들이 그녀를 괴롭히고, 그녀의 화를 돋우었다. 집안일을 맡아 하는 브리타뉴 태생의 하녀가 초라한 집 안을 청소할 때면 그녀는 비탄에 잠겨 걷잡을 수 없이 공상의 세계로 빠져들어갔다. 동양에서 가져온 진귀한 직물로 도배되어 조용하기 이를 데 없는 대기실을 키 큰 청동 촛대에 꽂힌 촛불이 밝혀주고 있었다. 커다란 안락의자에는 짧은 바지를 입은 두 명의 키 큰 남자 하인들이 난롯불의 온기에 나른해진 채 잠들어 있었다. 오래된 비단으로 도배된 커다란 살롱에는 진귀한 골동품들이 섬세하게 세공된 기구들 속애 진열되어 있었다. 향기롭고 앙증맞은 작은 살롱은 오후 5시에 절친한 친구들과 담화를 즐기는 곳이었다. 거기에는 모든 여자들이 선망하고 서로 시선을 끌려고 하는 유명하고 인기 있는 남자들이 찾아올 것이었다. (P.162-163)

 

파티 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도 루아젤 부인은 슬프고 초조해 보였다. 파티복은 이미 완성되어 있는데도 말이다. 어느 날 저녁, 남편이 물었다.

"웬일이오? 며칠 전부터 좀 이상한 것 같구려."

"보석이 하나도 없잖아요. 장신구라고는 일절 없으니, 틀림없이 비참해 보일 거예요. 그러느니 안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생화를 꽂고 가면 되잖소. 이런 계절에는 매우 멋질 거야. 십 프랑만 주면 멋진 장미를 두세 송이 살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녀는 요지부동이었다.

"아니에요....부유한 여자들 사이에서 누추한 꼴을 하고 있는 것처럼 자존심 상하는 일은 없어요."

그러자 남편이 좋은 생각이 난 듯 큰 소리로 말했다.

"바보 같으니라구! 포레스티에 부인한테 가면 되잔ㄶ소. 보석 좀 빌려달라고 해요. 친한 친구니까. 그 정도 부탁은 할 수 있잖소."

그녀는 환성을 질렀다.

"정말 그래요.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p.167)

 

루아젤 부인은 가난한 살림의 고통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실제로 그녀는 용감하게도 즉시 결심을 했다. '이 엄청난 부채를 갚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것을 꼭 갚을 것이다'라고. 그들은 하녀를 내보내고 지붕 밑 다락방으로 이사를 갔다. 

그녀는 힘든 집안일과 귀찮고 더러운 부엌일을 손수 해냈다. 기름때 낀 솥과 냄비를 닦으며 설거지를 하느라 그녀의 장밋빛 손톱은 엉망이 되었다. 더러운 속옷과 셔츠와 행주를 빨아 줄에 널어 말리고, 매일 아침 쓰레기를 들고 길까지 내려가고, 한 층마다 멈춰 서서 숨을 돌리면서 물을 길어 날랐다. 뿐만 아니라 서민 복장에 바구니를 들고 과일 가게, 식료품 가게, 정육점을 돌아다니며 욕을 먹어가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흥정에 흥정을 거듭하였다.

달이면 달마다 그들은 빚에 시달렸다. 어떤 빚은 갚았고, 또 어떤 빚은 연장하고 기한을 늦추어야 했다.

남편은 일과가 끝난 저녁 시간에 상점의 장부를 정리했다. 때로는 밤중까지 한 페이지에 5수우를 받고 원고 베끼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런 생활이 10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을 때 그들은 모든 것을 청산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을. 그 높은 이자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이자에 대한 이자까지도.

루아젤 부인은 이제 폭삭 늙었다. 그녀는 가난한 아줌마들이 으레 그렇듯이 힘세고 건장하고 시끄러운 여자가 되어 있었다. 머리에 빗질도 하지 않고 치마가 비뚤어져도 상관하지 않았다. 손을 붉었고 목소리는 컸으며 물을 좍좍 끼얹어 마루를 닦기도 했다. 그러나 가끔 남편이 관청에 나가고 없을 때면 그녀는 창가에 앉아 그 옛날의 파티 생각을 하곤 했다. 그 무도회. 자신이 그렇게도 아름답다고 찬미받았던 그 무도회.

만약 목걸이를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누가 알랴? 누가 알랴! 어쩌면 인생이란 이리도 이상하고 변화 무쌍한 것인지! 어쩌면 그렇게 사소한 일로 한 사람이 홀딱 망하기도 하고 또 흥하기도 하는지! (p.173-175)

 

"어머!....얘, 마틸드, 어쩜 그렇게 변했니?"

"그래. 그동안 참 힘들었어. 우리가 만나지 못한 동안 말이야. 참 비참한 생활을 했어....그런데 그게 다 너 때문이었어."

"나 때문이라니, 어째서?"

"너 기억나니? 장관 댁 파티에 갈 때 네가 빌려준 그 다이아몬드 목걸이 말이야."

"응. 그런데?"

"실은 그걸 잃어버렸어."

"뭐라고? 하지만 내게 돌려주지 않았니?"

"아냐. 다른 걸 돌려준 거야. 똑같은 걸로. 그 빚을 갚는데 십 년이나 걸렸단다. 우리 처지에 그게 어디 쉬운 일이니. 아무 재산도 없었는데 말이야...그렇지만 다 끝났어. 그래서 정말 기뻐."

포레스티에 부인은 어느새 발걸음을 멈추었다.

"아니, 내 목걸이 대신 새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샀다는 거니?"

"그래. 너 감쪽같이 속았지? 정말 똑같았다니까."

말을 마친 그녀는 의기양양하고 흡족하여 순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포레스티에 부인은 너무도 감동하여 마틸드의 두 손을 잡았다.

"어휴, 가엾은 마틸드! 내 건 가짜였어. 기껏해야 오백 프랑밖에 안 되는 거였다구!" (p.176-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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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 1850년 8월 5일 ~ 1893년 7월 6일)

프랑스 사실주의의 대표 작가이다.

사실주의의 대표적 작가의 한 사람인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은 노르망디의 미로메닐 출생이다. 아버지 귀스타브 드 모파상은 로렌 지방 가문 출신인데 18세기부터 노르망디 지방에 정착했다. 어머니 로르 르 푸아트뱅의 오빠 알프레는 플로베르의 절친한 친구였다. 모파상의 부모는 계속되는 불화로 인해 1860년 헤어졌고, 모파상은 어머니, 동생과 함께 노르망디의 에트르타에서 자란다. 1868년 루앙에 있는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자주 플로베르의 집을 방문하면서 그의 가르침을 받게 된다. 플로베르는 모파상을 졸라, 위스망스, 도데 등 당대의 위대한 문인들에게 소개한다. 1869년부터 파리에서 법률 공부를 시작하였으나, 1870년에 프로이센-프랑스 전쟁(보불전쟁)이 일어나자 학업을 중단하고 군에 지원·입대하였다. 전쟁 후에 심한 염전사상(厭戰思想)에 사로잡혔는데, 이것이 문학 지망의 결의를 굳히는 동기가 되었다.
1872년 아버지의 도움으로 해군성, 문부성에 취직, 생계를 유지하면서 어머니의 어릴 때부터의 친구인 귀스타브 플로베르에게서 직접 문학지도를 받았다. 1874년 플로베르의 소개로 에밀 졸라를 알게 되었고, 또 파리 교외에 있는 졸라의 저택에 자주 모여 문학을 논하던 당시의 젊은 문학가들과도 사귀었다.
1875년 처음으로 지역신문에 단편 〈박제된 손〉을 발표한다. 1880년 졸라는 모파상을 포함한 6명의 젊은 작가들이 쓴,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서 취재한 단편집 《메당 야화(夜話)》를 간행하였는데, 모파상은 여기에 《비계덩어리》를 실어 날카로운 인간관찰과 짜임새 등에서 어느 작품보다도 뛰어나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으며, 문단 데뷔를 확고히 하였다.
1883년에는 장편소설 《여자의 일생 Une vie》을 발표하였는데, 이 소설은 선량한 한 여자가 걸어가는 환멸의 일생을 염세주의적 필치로 그려 낸 작품으로서 그의 명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과 함께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이 낳은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모파상의 재능을 인정하면서도 그의 단편에 나타나는 외설적인 묘사가 지나치게 자연주의적 경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톨스토이도 이 작품에 대해서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모파상은 이미 27세경부터 신경질환을 자각하고 있었으나, 이러한 증세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불과 10년간의 문단생활에서 단편소설 약 300편, 기행문 3권, 시집 1권, 희곡 몇 편, 그리고 《죽음처럼 강하다》(1889년), 《우리들의 마음》(1890년) 등의 장편 소설을 썼다.
다작으로 인한 피로와 복잡한 여자관계로 지병인 신경질환이 더욱 악화되어 1892년 1월 2일 니스에서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하였다. 그 후 파리 교외의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다가 정신 발작을 일으켜 이듬해 7월 6일 4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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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 단편선 (김동현, 김사행 옮김, 문예 세계문학)

모빠상 단편집 (이형식 옮김, 펭귄 클래식)

비곗덩어리 - 모파상 (정혜용 옮김, 시공사)

목걸이 - 모파상 (이춘복 옮김, 동서월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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