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책의 향기
I. 한국 문학/2. 소설

서편제 - 이청준 (창비)

by handaikhan 2023. 2. 25.

창비 20세기 한국 소설 21

 

이청준 - 서편제 - 남도 사람 1 (1976년)

 

여자는 초저녁부터 목이 아픈 줄도 모르고 줄창 소리를 뽑아대고, 사내는 그 여인의 소리로 하여 끊임없이 어떤 예감 같은 것을 견디고 있는 표정으로 북장단을 잡고 있었다. 소리를 쉬지 않는 여자나, 묵묵히 장단 가락만 잡고 있는 사내나 양쪽 다 이마에 힘든 땀방울이 솟고 있었다.

전라도 보성읍 밖의 한 한적한 길목 주막. 왼쪽으로는 멀리 읍내 마을들을 내려다보면서 오른쪽으로는 해묵은 표지들이 길가까지 바싹바싹 다가앉은 가파른 공동묘지 - 그 공동묘지 사이를 뚫고 나가고 있는 한적한 고갯길목을 인근 사람들은 흔히 소릿재라 말하였다. 그리고 그 소릿재 공동묘지 길의 초입께에 조개껍질을 엎어놓은 듯 뿌연 먼지를 뒤집어쓰고 들앉아 있는 한 작은 초가주막을 사람들은 또 너나없이 소릿재 주막이라 말하였다. 곡성과 상엿소리가 자주 지나는 묘지길이니 소릿재라 부를 만했고, 소릿재 초입을 지키고 있으니 소릿재 주막이라 이를 만했다. 내력을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 그쯤 짐작을 하고 지나칠 수도 이으리라. 하지만 이 소릿재와 소릿재 주막에는 또 다른 내력이 있었다. 귀 밝은 읍내 사람들은 대개 다 그것을 알고 있었다. 보성 고을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쩌면 이 소릿재 주막에 발길이 닿아 하룻밤쯤 술손 노릇을 하고 나면 그것을 쉬 알 수 있었다.

주막집 여자의 소리 때문이었다.

남자도 없이 혼자 몸으로 주막을 지키고 살아가는 여자의 남도소리 솜씨가 누가 들어도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저녁 손님 역시 그것을 이미 깨닫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그는 애초부터 그저 우연히 발길 닿는 대로 이 주막을 찾아든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실상 읍내의 한 여인숙 주인으로부터 소릿재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미 분명한 예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뒷얘기르르 더 들을 것도 없이 그길로 자신의 예감을 좇아 나선 것이었다.

주막집에는 과연 심상치 않은 여인의 소리가 있었다. 초저녁께부터 시작해서 밤이 깊도록 지칠 줄을 모르는 소리였다. 소릿재의 내력에는 그 서른이 채 될까 말까 한 여인의 도도하고도 구성진 남도소리가 뒤에 숨어 있었다.

하지만 사내는 여인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주막을 찾아올 때의 그 부푼 예감이 아직도 흡족하게 채워지지 못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것은 오히려 더욱 견딜 수 없는 에감 속으로 깊이 사내를 휘몰아 들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방 안에 술상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그는 거의 술 쪽에는 관심도 두지 않고 소리에만 넋이 팔려 있었다. 여자가 <충향가> 몇 대목을 뽑고 나자 사내는 아에 술상을 한쪽으로 밀어놓고 제 편에서 먼저 북장단을 자청하고 나섰던 것이다.

"좋으네. 참으로 좋으네....자, 이 술잔으로 목이나 좀 축이고 가서..."

여자가 소리를 한 대목씩 끝내고 날 때서야 그는 겨우 생각이 미친 듯 목축임을 한 잔씩 나누고는 이내 또 다음 소리를 재촉해대곤 하였다.

그러다 여자가 이윽고 다시 <수궁가> 한 대목을 구성지게 뽑아 제끼고 났을 때였다. 사내는 마침내 참을 수가 없어진 듯 그녀에게 다시 목축임 잔을 건네면서 물었다.

"한데...한데 말이네. 자넨 대체 언제부터 이런 곳에다 자네 소리를 묻고 살아오던가?"

"............?"

여자는 사내의 그 조심스런 물음의 뜻을 얼른 알아차릴 수가 없었던지 한동안 말이 없이 사내 쪽을 가만히 건너다보고 있었다.

"이 고갯길을 소릿재라 이름하고, 자네 주막을 두고는 소릿재 주막이라 하던 것을 듣고 왔네. 그래 이 고을 사람들이 그런 이름을 지어 부르는 건 자네 소리에 내력을 두고 한 말이 아니던가?"

"..............."

사내가 한 더 물음을 되풀이했으나 여자는 이번에도 역시 대꾸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그 여자의 침묵은 사내의 말뜻을 알아들을수가 없어서만은 아닌 것 같았다. 여자는 다시 한동안이나 사내 쪽을 이윽히 건너다보고 있었다. 그러고는 뭔가 사내의 흉중을 헤아려내고 싶어진 듯 천천히 고개를 저어댔다.

"그렇다면......그렇다면 이 소릿재 주막의 사연은 자네가 첫번 임자가 아니더란 말인가? 자네 먼저 여기에 소리를 하던 사람이 있었더란 말인가?"

자기 예감에 몰리듯 사내가 거푸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자네 소리에도 그러니까 앞서 이를 내력이 따로 있었더란 말이 아닌가?"

여자가 비로소 고개를 바로 끄덕였다. 그러고는 뭔지 괴로운 상념을 짓씹고 있는 듯 얼굴빛이 서서히 흐려지며 띄엄띄엄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렇답니다. 이 고개나 주막 이름은 제 소리 따위에 연유가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진짜 소리를 하시던 분이 계셨지요."

"그 사람이 누군가? 자네 먼저 소리를 하던 분이 어떤 사람이었던가 말이네."

"무덤의 주인이었지요."

"무덤이라니?"

"요 언덕 위에 묻혀 있는 소리의 무덤 말씀이오. 소릿재를 알고 소릿재 주막을 알고 계신 양반이 소리 무덤 얘기는 아직 모르고 계시던 모양이구만요. 뒤쪽 언덕 위에 그분 무덤이 있답니다. 소리만 하다 돌아가셨길래 소리를 함께 묻어드린 그분의 무덤이 말씀이오. 소릿재나 소릿재 주막은 그분의 무덤을 두고 생긴 말이랍니다..."

다그쳐대는 사내의 추궁을 피할 수 없어진 듯 아득한 탄식기 같은 것이 서린 목소리로 털어놓은 여인의 이야기는 대략 이런 것이었다. (p.210-214)

(같이 읽으면 좋은 책)

토끼전 (보리 겨레 고전 문학 선집)

춘향전 (민음사 세계문학)

....................................................

 

사내는 그때 과연 몸을 부태울 듯이 뜨거운 어떤 태양의 불볕을 견디고 있었다.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의 머리 위에서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뜨거운 여름 햇덩이가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의 한 숙명의 태양이었다.

파도비늘 반짝이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해변가 언덕밭의 한 모퉁이 - 그 언덕밭 한 모퉁이에는 누군지 주인을 알 수 없는 해묵은 무덤이 하나 누워 있었고, 소년은 언제나 그 무덤가 잔디밭에 허리 고삐가 매여 놀고 있었다. 동백나무 숲가로 뻗어 나온 그 기다란 언덕밭은 소년의 죽은 아비가 그의 젊은 아낙에게 남기고 간 거의 유일한 유산이었다. 소년의 어미는 해마다 그 밭뙈기 농사를 거두는 일 한가리로 여름 한철을 고스란히 넘겨 보내곤 했다.

소년은 날마다 그 무덤가 잔디에서 고삐가 매인 짐승 꼴로 긴긴 여름날을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그 언덕배기 무덤가에서 소년은 더러 물비늘 반짝이며 섬 기슭을 돌아 나가는 돛단배를 내려다보기도 했고, 더러는 또 얼굴을 쪄오는 여름 태양볕 아래 배고픈 낮잠을 자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나저제나 밭고랑 사이로 들어간 어미가 일을 끝내고 나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여름마다 콩이 아니면 콩과 수수를 함께 섞어 심은 밭고랑 사이를 타고 들어간 어미는 소년의 그런 기다림 따위는 아랑곳이 없었다. 물결 위를 떠도는 부표처럼 가물가물 콩밭 사이를 오락가락하면서 하루 종일 그 노랫소리도 같고 울음소리도 같은 이상스런 콧소리 같은 것을 웅웅거리고 있었다. 어미의 웅웅거리는 노랫가락 소리만이 진종일 소년의 곁을 서서히 떨어져갔다간 다시 가까워져오고, 가까워졌다간 어느 틈엔가 다시 까막득하게 멀어져가곤 할 뿐이었다. (p.218-219)

 

그런 일이 있고 난 뒤부터 그날의 소리는 아주 소년의 마을로 들어와 집 문간방에 둥지를 틀고 살게 되었으며, 동네 안에 둥지를 틀고 들어앉게 된 소리의 남자는 날만 박으면 언제나 그 언덕밭 뒷산의 녹음 속으로 숨어 들어가 진종일 지겹도록 산울림만 지어 내리곤 하였다.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녹음이 소리를 숨기고 사는 양한 소리였다. 밭고랑 사이를 오가는 여인네의 그 괴상스런 노랫가락 소리도 날이 갈수록 극성스러워져갔다. 소년은 여전히 그 무덤가 잔디에서 진종일 계속되는 노랫가락 소리를 들어야 했고, 소리를 들으면서 허기에 지친 잠을 자거나 소리를 들으면서 그 잠을 다시 깨야 했다. 잠을 자거나 잠을 깨거나 소년의 귓가에선 노랫소리가 떠돌고 있었고 소년의 머리 위에는 언제나 그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뜨거운 햇덩이가 걸려 있었다.

소리는 얼굴이 없었으되, 소년의 기억 속엔 그 머리 위에 이글거리던 햇덩이보다도 분명한 소리의 얼굴이 있을 수 없었다. 그리고 언제나 뜨겁게 불타고 있던 그 햇덩이야말로, 그날의 소년이 숙명처럼 아직 그것을 찾아 헤매다니고 있는 그 자신의 운명의 얼굴이었따.

그러니까 소년이 그 소리의 진짜 모습을 자신의 눈으로 똑똑히 보게 된 것은 그의 어미가 어느 날 밤 뜻하지 않은 소동 끝에 홀연 저승길로 떠나가버리고 난 다음 날 아침의 일이었다. 소리가 마을로 들어서던 그 한여름이 지나가고 해가 훌쩍 뒤바뀌고 난 이듬해 이른 여름의 어느 날 밤, 소년의 어미는 땅덩이가 꺼져 내려앉는 듯한 길고도 무서운 복통 끝에 흡사 핏속에서 쏟아내듯 작은 살덩이 형상 하나를 낳아놓고는 그날 새벽으로 영영 그만 눈을 감아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은 다음 날 아침에야 비로소 소리의 사내가 그 후줄근한 모습을 드러내며 소년의 집 사립문을 들어서던 것이었다.

하지만 소년은 아직도 그때의 그 사내의 얼굴이 소리의 진짜 얼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소년에겐 여전히 그 뜨거운 햇덩이가 소리의 진짜 얼굴로 남아 있었다. 나이가 등러가도 마찬ㄴ가지였다. 사정이 달라져버린 소리의 사내가 핏덩이 같은 갓난애와 소년을 데리고 이 고을 저 고을로 소리를 하며 밥구걸을 다니고 있었을 때도, 소리의 진짜 얼굴은 언제나 그 뜨겁게 이글거리는 햇덩이 쪽이었다.

괴롭고 고통스런 얼굴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심판인지 사내는 그 고통스런 소리의 얼굴을 버리고는 살 수가 없었다. 머리 위에 햇덩이가 뜨겁게 불타고 있지 않으면 그의 육신과 영혼이 속절없이 맥을 놓고 늘어졌다. 그는 그의 햇덩이를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소리를 찾아다니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런 식으로 이날 이때까지 반생을 지녀온 숙명의 태양이요, 소리의 얼굴이었다.

사내는 여인의 소리에 다시 그 자기 햇덩이를 만나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무서운 인내 속에 그 뜨겁고 고통스런 숙명의 태양볕을 끈질기게 견뎌내고 있었다.

그러자 이윽고 여자의 소리가 끝났다. <흥보가> 한 대목이 다한 것이었다.

하지만 사내는 여자가 소리를 끝내고 나서도 아직까지 그 끓는 태야볕을 머리 위에 견디고 있는 듯 한참이나 더 얼굴을 고통스럽게 찡그리고 있었다. 이마와 콧잔등에는 실제로 태양볕의 열기를 견디고 있던 사람처럼 굵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p.220-222)

(같이 읽으면 좋은 책)

흥부전 (보리 겨레 고전 문학 선집)

.........................................................

 

"그 여자가 장님이었다는 걸 말씀드리지 않았던가요. 하기야 그 여잔 눈이 먼 사람답지 않게 거동이 워낙 가지런해서 함께 지내고 있을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잊을 때가 많았으니께요. 하지만 손님 말씀대로 그 여자도 태생부터가 장님은 아니었던가봅디다."

"그래, 어떻게 되어서 눈을 잃게 되었다던가? 사연을 들은 것이 있었으면 들은 대로 얘기를 좀 털어놔보게."

사내의 목소리는 억제할 수 없는 예감을 떨고 있었다. 그러자 여자는 처음 얼마간 겁을 먹은 듯한 표정으로 말끝을 자꾸 흐리려 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사내의 기세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상세한 내력까지는 저도 잘 모르지만요..."

딸아이에게 눈을 잃게 한 것은 다름 아닌 그녀의 아비 바로 그 사람이었을 거라 말한 것이 여자가 사내에게 털어놓은 놀라운 비밀의 핵심이었다.

소리꾼의 딸아이 나이 아직 열 살도 채 못되었을 때 - 어느 날 밤 그녀는 갑자기 견딜 수 없는 통증으로 그의 아비 곁에서 잠을 깨어 일어나게 되었고, 잠을 깨고 일어나보니 그녀의 얼굴은 웬일로 숯불이라도 들어부은 듯 두 눈알이 모진 아픔으로 활활 타들어오는 것 같았고, 그것으로 그녀는 영영 앞을 못 보는 장님 신세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라 했다. 여자의 아비가 잠든 계집자식 눈 속에 청강수를 몰래 찍어 넣은 것이라 했다. 그런 얘기는 여자가 일찍이 읍내 대갓댁 심부름꾼 시절서부터 이미 어른들에게 들어 알고 있던 사실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눈으로 뻗칠 사람의 정기가 귀와 목청 쪽으로 옮겨가 눈빛 대신 목청소리를 비상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어렸을 적의 여자는 결코 그런 끔찍스런 얘기를 믿으려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어느 날 밤 사실이 못내 궁금해진 여자가 그 눈이 먼 여인 앞에 이야기를 모둘 털어놓고 물었을 때 가엾은 그 계집 장님은 길고 긴 한숨으로 그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믿어도 좋은 듯이 대답을 대신하고 말더랬다. (p.224-225)

 

어이 가리 어이 가리, 황성 먼 길 어이 가리

오늘은 가다 어디서 자고, 내일은 가다 어디서 잘 거나....

 

한동안 무거운 침묵의 시간이 흐른 다음이었다.

여자가 이윽고 사내를 유인하듯 천천히 다시 노래를 시작했다. 공연히 거북해진 방 안 분위기를 소리로나 녹여보고 싶은 심사인 듯했다.

<심청가> 중에 심봉사가 황성길을 찾아가는 정경으로, 여자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유장하고 창연스런 진양조 가락을 뽑아 넘기고 있었다. 지그시 눈을 내리감은 사내의 장단 가락이 졸리운 듯 이따금씩 여인을 급하게 뒤쫓곤 했다.

사내는 이미 여인의 소리를 듣고 있지 않았다.

그는 또다시 그 어릴 적의 이글거리는 햇덩이를 머리 위에 뜨겁게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비 아닌 아비가 되어버린 옛날 사내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

어미를 잃고 난 소년이 사내의 그 소리 구걸길을 따라나선 지도 어언 십여 년에 이르고 있었다.

사내는 채 철도 들지 않은 계집아이와 소년을 앞세우고 고을고을 소리를 팔며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면서 사내는 항상 그의 어린것에게도 소리를 시키는 게 소원이었다.

하지만 어린 녀석은 그저 마지못해 소리를 흉내 내는 시늉을 해 보일 뿐, 정작으로 그것을 익히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사내는 마침내 녀석을 단념하고 이번에는 그보다도 더 나이가 어린 계집아이 쪽에 소리를 배워주기 시작했다. 계집아이에겐 소리를 시키고 사내 녀석에겐 북장단을 치게 했다. 재간이 좀 뻗친 탓이었을까? 계집아이 쪽은 신통하게도 소리를 잘 흉내 내었고, 목청도 제법 들을 만했다. 사람들이 모인 데서 아비 대신 오누이가 소리를 놀아보여서 치하를 듣는 일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사내는 끝내 나어린 오뉘 소리꾼을 만들기가 소원인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어린 사내 녀석은 아비의 뜻을 따를 수가 없었다. 그는 오히려 사내와는 정반대의 생각을 품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그는 자기 손으로 그 나이 먹은 사내와 사내의 소리를 죽이고 말 은밀한 계획을 꾸미고 있었다. 어미를 죽인 것이 바로 사내의 소리였다. 언젠가는 또 사내가 자기를 죽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항상 녀석을 떨리게 했다. 소리를 하고 있을 때밖엔 좀처럼 입을 여는 일이 드문 버릇이나 사내의 그 말 없는 눈길이 더욱더 녀석을 두렵게 했다. 어미의 원한을 풀어주고 싶었다. 사내가 자기를 해치려 들기 전에 이쪽에서 먼저 사내를 없애버려야만 했다. 사내를 두려워하면서도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마음속에 그런 음모가 꾸며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내가 두렵기 때문에 그가 시키는 대로 북채잡이 노릇까지는 터놓고 거역을 할 수가 없었다. 순종을 하는 체해 보이면서 때가 오기를 기다렸다.

사내가 소리를 하고 있을 때, 그 하염없고 유장한 노랫가락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녀석은 번번이 그 잊고 있던 살기가 불현듯 되살아나곤 했다. 그는 무엇보다 그 사내의 소리를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소리를 타고 이글이글 떠오르는 뜨거운 햇덩이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사내의 소리를 들을 때마다 문득문득 기회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거기다가 사내는 또 듣는 사람도 없이 혼자서 자기 소리에 취해들 때가 종종 있었다. 산길을 지나가다 인적이 끊긴 고갯마루턱 같은 데에 이르면 통곡이라도 하듯 자기를 풀고 앉아 정신없이 자기 소리에 취해들곤 하였다. 사내가 목청을 돋워올리기 시작하면 묵연스런 산봉우리가 메아리를 울려오고, 골짜가의 산새들도 울음소리를 그치는 듯했다. 녀석이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불타고 있는 그의 햇덩이를 보는 것은 그런 때의 일이었다. 그런 때는 유독히도 더 사내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살의가 치솟곤 했다.

사내의 소리는 또 한 가지 이상스러운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녀석에게 살의를 잔뜩 동해 올려놓고는 그에게서 다시 계략을 좇을 육신의 힘을 몽땅 다 뽑아가버리는 것이었다. 녀석이 정작 그의 부푼 살의를 좇아 나서볼 엄두라도 낼라치면, 사내의 소리는 마치 무슨 마법의 독물처럼 육신의 힘과 부풀어 오른 살의의 촉수를 이상스럽도록 무력하게 만들어버리곤 하였다. 그것은 심신이 온통 나른하게 풀어져버리는 일종의 몸살기와도 비슷한 증세였다.

그런데 더욱더 알 수 없는 것은 그때마다 녀석을 대하는 사내의 태도였다. 확실한 것은 아니었지만, 녀석은 그때 사내 쪽에서도 어느 만큼은 벌써 그의 마음속 비밀을 눈치 채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곤 했다. 그것이 녀석으로 하여금 그를 더욱 두려워하게 한 이유의 하나가 되고 있었다. 사내를 해치려 하고 있는 터에, 그리고 그것을 그토록 오랫동안 망설이고 주저해온 터에 사내라고 그에게서 전혀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을 리가 없었다. 한데도 사내는 전혀 수상한 낌새를 나타내지 않고 있었다. 그는 그저 아무것도 모른 체 무심스레 소리에만 열중하고 있기가 예사였다. 아니 어쩌면 그는 이미 모든 것을 다 꿰둟어 알고 있으면서도 (그가 소리를 할 때마다 녀석에게 이상한 살기가 부풀고 있다는 사실까지도!) 오히려 녀석을 기다리며 유인이라도 해대고 있는 듯이 끝없이 깊은 절망과 체념기가 깃든 모양새로 더욱더 극성스레 목청만 돋워대는 것이었다. (p.226-229)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심청전 (보리 겨레 고전 문학 선집)

.........................................................

 

그러던 어느 가을날 오후였다.

녀석은 마침내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소리꾼 일행은 그날도 어느 낯선 고을의 산길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따라 사내는 또 길을 걸으면서까지 그 극성스런 소리를 쉬지 못하고 있었다. 쉬엄쉬엄 소리를 뿌리며 산길을 지나가던 일행이 이윽고 한 산마루의 고갯길을 올라서자, 사내는 이제 거기다 아주 자리를 잡고 주저앉아 새판잡이로 다시 목청을 놓기 시작했다. 가을산은 붉게 불타고 골짜기는 뽀얗게 멀어져 있었다. 사내는 그 산과 골짜기에서도 깊은 한이 솟아오르는 듯 오래오래 소리를 계속했다. 그러나 그는 마침내 자기 소리에 힘이 지쳐난 듯 길가 가랑잎 위로 슬그머니 몸을 눕히더니 그길로 그만 잠이 든 듯 기척이 조용해졌다.

그런데 녀석은 또 그날다라 사내의 길고 오랜 소리로 하여 사지가 더욱 나른하게 힘이 빠져 있었다. 사내의 노랫가락이 너무도 망연하고 절망스러웠다. 잦아들 듯한 한숨으로 제풀에 공연히 몸을 떨려올 지경이었다.

녀석은 이제 더 이상 견디고 있을 수가 없었다. 까닭 없이 가슴에 복받쳐 오르는 그 기아한 서러움이 녀석을 더 참을 수 없게 했다.

그는 이윽고 슬그머니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잠잠해진 사내의 주위를 조심조심 몇 차레나 맴돌았다.

하지만 사내는 그때 실상 잠이 든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녀석이 마침내 게집아이조차 모르게 커다란 동멩이 하나를 가슴에 안고 가만가만 사내의 뒤쪽으로 다가서 갔을 때였다. 그러고는 제 겁에 제가 질려 어찌할 줄을 모르고 한참 동안이나 그냥 몸을 떨고 서 있을때였다. 녀석은 그때 차라리 사내가 잠을 깨고 일어나 그의 거동을 들켜버리게라도 되었으면 싶던 참이었는데, 사내가 정말 천천히 머리를 비틀어 뒤에 선 녀석을 돌아다보았다.

"왜 그러고 있는 거냐?"

그는 무엇인가 기다리다 못한 사람처럼 조금은 짜증이 섞인 듯한 목소리로 녀석을 슬쩍 나무랐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그는 더 이상 녀석을 나무라려고 들지도 않았고 돌멩이의 사연을 묻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그 조용한 한마디뿐 녀석의 심중을 유인하듯 다시 고개를 돌려 잠이 든 시늉이 되고 말았다.

정말로 알 수 없는 일이었따.

작자는 처음부터 녀석의 마음속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어 보였다. 한데도 위인이 무슨 생각으로 그토록 아무것도 모른 체해줄 수가 있었는지, 그 점은 이날 이때까지도 해답을 풀어낼 수 없는 기이한 수수께끼였다.

녀석이 사내의 곁을 떠난 것은 그러니까 그런 일이 생겼던 바로 그날 오후의 일이었다. 사내는 끝내 녀석을 모른 체했고, 녀석은 더 이상 자신을 견디고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그는 마침내 끌어안은 돌멩이를 버리고 용변이라도 보러 가듯 스적스적 산길가 숲 속으로 들어가 그길로 영영 두 사람 앞에 모습을 감춰버리고 만 것이다. 숲 속을 멀리 빠져나와 두 사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되었을 때, 그를 부르며 찾아아 헤매는 듯한 사내의 소리가 골짜기를 아득히 메라이 쳐오고 있었지만, 녀석은 점점 소리가 멀어지는 반대쪽으로 발길을 재촉해버리고 만 것이었다. 

그러나 녀석에겐 아직도 그 골짜기를 길게 메아리쳐오던 사내의 마지막 소리를 피해 갈 곳이 아무 데도 없었다. 그날 이후로 그는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소리를 만나기만 하면 그때의 그 사내의 소리를 다시 듣곤 했다.

이날도 물론 마찬가지였다.

아닐 밤도 그는 어느새 안타깝게 그를 찾아 헤매는 사내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버릇처럼 어디론가 그것에서 멀어지려 숨이 차도록 다급한 발길을 끝없이 재촉해 가고 있었다.

"이제 그만하고 목을 좀 쉬게."

사내가 마침내 제풀에 힘이 파한 얼굴로 여자를 제지하고 나선 것은 그러니까 전혀 그녀를 위해서가 아니었던 셈이다. (p.230-232)

 

사내는 이제 얼굴빛이 참혹할 만큼 힘이 빠져 있었다.

"그래 여자는 그럼 자기의 눈을 멀게 한 비정스런 아비를 어떻게 말하던가?"

몇 잔째 거푸 술잔을 비우고 난 사내가 이윽고 다시 조용한 목소리로 여자에게 물었다.

"그 여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답니다."

사내 앞에선 이제 더 이상 숨길 일이 없다는 듯 여인의 말투가 한결 고분고분해지고 있었다.

"여자가 말한 일이 없더라도 평소에 아비를 대하는 거동 같은 것을 보아 그 여자가 제 아비를 용서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는 맘속으로 짐작해볼 수가 있었을 것 아닌가 말이네."

빈틈없이 파고드는 사내의 추궁에 여자는 거의 억지 짐작을 꾸며대고 있는 식이었다.

"행동거지로만 본다면야 말도 없고 원망도 없었으니 용서를 한 것 같아 보였지요. 더구나 소리를 좀 안다 하는 사람들까지도 그걸 외려 당연하고 장한 일처럼 여기고들 있었으니께요."

"그 목청을 다스리기 위해 눈을 멀게 했을 거라는 얘기 말인가?"

"목청도 목청이지만, 좋은 소리를 가꾸자면 소리를 지니는 사람 가슴에다 말 못할 한을 심어줘야 한다던가요?"

"그래서 그 한을 심어주려고 아비가 자식 눈을 빼앗았단 말인가?"

"사람들 얘기들이 그랬었다오."

"아니지....아닐 걼."

사내가 다시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람의 한이라는 것이 그렇게 심어주려 해서 심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닐 걸세. 사람의 한이라는 건 그런 식으로 누구한테 받아 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살이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긴긴 세월 동안 먼지처럼 쌓여 생기는 것이라네. 어떤 사람들한텐 사는 것이 한을 쌓는 일이고 한을 쌓는 것이 사는 것이 되듯이 말이네....그보다도 고인한테 좀 미안한 말이지만, 노인은 아마 그 여자의 소리보다 자식년이 당신 곁을 떠나지 못하게 해두고 싶은 생각이 앞섰을지도 모르는 일일 거네."여자는 드디어 입을 다물어 버리고 말았다. 사내는 이제 그 여자가 알아듣거나 말거나 아직도 한참이나 깊은 상념 속을 헤매듯이 아득하고 몽롱한 목소리로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있었다. (p.232-233)

 

"아마 그 여자 어렸을 때 소리 장단을 부축해준 북채잡이 어린 오라비가 한 분 계셨더라는데, 제가 여태 그걸 말씀드리지 않고 있었던가요?" (p.235)

 

<뿌리깊은나무> 2호 (1976.4)

<서편제> (열림원 1998)

서편제 - 이청준 (열림원)

목차

1. 서편제 - 남도사람 1
2. 소리의 빛 - 남도사람 2
3. 선학동 나그네 - 남도사람 3
4. 새와 나무 - 남도사람 4
5. 다시 태어나는 말 - 남도사람 5

천년학 - 이청준 (열림원)

1. 서편제 - 남도사람 1
2. 소리의 빛 - 남도사람 2
3. 선학동 나그네 - 남도사람 3

......................................................................................................................................................................................................................

이청준(李淸俊, 1939년 8월 9일 ~ 2008년 7월 31일)

대한민국의 소설가.

전라남도 장흥군에서 출생했으며 광주제일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독어독문학과를 나왔다. 1966년 서울대를 나온 후 《사상계》에 입사했다가 1967년 《여원》사로 이직했으며 1971년에는 《월간 지성》 창간에 참여했다.
한편 그는 1968년 10월에 남경자와 혼인하여 13년 후 1981년에 외동딸 이은지를 득녀하였다.
1965년 《사상계》 신인 작품 모집에 단편 소설 <퇴원(退院)> 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고, 이후 단편 〈임부(姙婦)〉, 〈줄〉, 〈무서운 토요일〉, 〈굴레〉 등을 발표하여 작가의 기반을 확고히 다졌다.
1968년 《병신과 머저리》로 제12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계속해서 《소문의 벽》, 《등산기》 등을 발표해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고통을 묘사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사물의 겉모습을 표현하기보다는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탐색하는 경향이 있다. 그 밖의 주요 작품으로 《조율사》·《이어도》 《눈길》등이 있으며, 창작집으로 《별을 보여드립니다》·《예언자》·《당신들의 천국》·《자유의 문》·《서편제》 등 중·장편집이 있다.
2006년 여름 폐암 판정을 받고 2008년 6월 중순 병세가 악화돼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7월 31일 새벽 4시쯤에 향년 70세(만나이 68세)로 영면했다.[1] 그의 장례식 빈소에서는 삼일장 첫날에 김승옥, 이어령, 황동규 등의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동문 출신의 문인들이 조문, 애도하였다.

 

...........................................

서편제 - 이청준 (문학과지성사 이청준 전집 12)

당신들의 천국 - 이청준 (문학과지성사)

매잡이 - 이청준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이청준 전집 (문학과지성사 34권)

1 병신과 머저리 | 중단편선집 | 2010년
퇴원/아이 밴 남자/줄광대/무서운 토요일/바닷가 사람들/굴레/병신과 머저리/전근 발령/
별을 보여드립니다/공범/등산기/행복원의 예수
해설 이카루스의 꿈(권오룡)/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2 매잡이 | 중단편집 | 2010년
마기의 죽음/ 과녁/ 더러운 강/ 나무 위에서 잠자기/ 침몰선/ 석화촌/
매잡이/ 개백정/ 보너스
해설 존재값의 이야기, 이야기의 존재값(우찬제)/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3 꽃과 소리 | 중단편집 | 2012년
변사와 연극/이상한 나팔수/소매치기올시다/꽃과 뱀/꽃과 소리/가수(假睡)/마스코트
해설 증상과 성찰(김영찬)/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4 소문의 벽 | 중단편집 | 2011년
가학성 훈련/전쟁과 악기/그림자/미친 사과나무/소문과 두려움/
소문의 벽/목포행/문단속 좀 해주세요/들어보면 아시겠지만
해설 진술의 불가능성과 소설의 가능성(이광호)/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5 이제 우리들의 잔을 | 장편소설 | 2011년
여래암(如來庵) 사람들/여성 도시/눈먼 요정들/미운 동행/즐거운 참회록/
여자의 벽/인물 없는 자서전/장마철의 꽃나무/저마다의 잔(盞) 앞에서/에필로그
해설 내러티브들의 원무(손정수)/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6 젊은 날의 이별 | 장편소설 | 2014년
젊은 날의 이별
해설 비밀의 탄생, 영혼의 성숙이 시작되는 순간(정여울)/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7 가면의 꿈 | 중단편집 | 2011년
귀향 연습/배꼽을 주제로 한 변주곡/가면의 꿈/현장 사정/엑스트라/대흥부동산공사/
떠도는 말들―언어사회학서설 1 /그 가을의 내력
해설 고향을 잃어버린 고향에 관하여(김동식)/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8 조율사 | 장편소설 | 2011년
조율사
해설 작가의 재탄생(이수형)/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9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 | 장편소설 | 2014년
제1일/제2일/제3일/제4일/제5일/제6일/제7일/제8일/제9일/제10일/그해 가을
해설 소설의 원형, 원형의 소설(홍정선)/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10 이어도 | 중단편집 | 2015년
건방진 신문팔이/안질주의보/줄 뺨/이어도/뺑소니 사고/낮은 목소리로/장 화백의 새/
마지막 선물/구두 뒷굽/필수 과외/따뜻한 강/사랑의 목걸이/해공(蟹工)의 질주
해설 어떤 미스터리(허윤진)/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11 당신들의 천국 | 장편소설 | 2012년
제1부 사자의 섬/낙원과 동상/제2부 출소록기/배반 1/배반 2/제3부 천국의 울타리
해설 비동일성의 미학(김태환)/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12 서편제 | 중단편집 | 2013년
가학성 훈련/전쟁과 악기/그림자/미친 사과나무/소문과 두려움/
소문의 벽/목포행/문단속 좀 해주세요/들어보면 아시겠지만
해설 진술의 불가능성과 소설의 가능성(이광호)/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13 눈길 | 중단편선 | 2012년
예언자/거룩한 밤/눈길/불 머금은 항아리/소리의 빛―남도 사람 2/누님이 있습니다/
잔인한 도시/얼굴 없는 방문객/겨울 광장
해설 이청준 문학의 여러 얼굴들(이남호)/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14 춤추는 사제 | 장편소설 | 2012년
대왕의 침묵/꿈을 앓는 사람들/음양의 역사/가칭 백제 문화제/증인의 손/천 년의 낙화
해설 역사의 공백과 공허를 가로지르는 진리의 정치학(정홍수)/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15 선학동 나그네 | 중단편집 | 2017년
선학동 나그네/빈방/살아 있는 늪/흐르지 않는 강
해설 불행한 인간의 자기 증명(조연정)/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16 다시 태어나는 말 | 중단편선 | 2017년
새와 나무/새를 위한 악보/조만득 씨/가위잠꼬대-언어사회학 서설 4/
기로수 씨의 마지막 심술/다시 태어나는 말/노송/생명의 추상
해설 다시, 소설의 존재론(강동호)/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17 낮은 데로 임하소서 | 장편소설 | 2013년
제1부 초원의 축제/실낙원/제2부 너와 함께 있으리라/그 길의 행인들 Ⅰ/그 길의 행인들 Ⅱ
제3부 사랑을 부르는 빛 낮은 데로 임하소서/에필로그
해설 낮은 말로 임하소서(조효원)/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18 비화밀교 | 중단편집 | 2013년
시간의 문/여름의 추상/젖은 속옷/노거목과의 대화/
가위 밑 그림의 음화와 양화 1/비화밀교(秘火密敎)
해설 공안(公案)의 소설 쓰기(박인성)/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19 제3의 현장 | 장편소설 | 2016년
해설 악출허(惡出虛)(장문석)/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20 벌레 이야기 | 중단편집 | 2013년
해변 아리랑/벌레 이야기/불의 여자/나들이하는 그림/누군들 초장부터 꾼으로 태어나랴/
흰 철쭉/숨은 손가락/섬/흐르는 산/심지연(心池硯)
해설 끔찍한 모더니티(김남혁)/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21 키 작은 자유인 | 중단편선 | 2014년
전짓불 앞의 방백―가위 밑 그림의 음화와 양화 2/소주 체질/종이새의 비행/금지곡 시대―가위 밑 그림의 음화와 양화 3/잃어버린 절―가위 밑 그림의 음화와 양화 4/키 작은 자유인―가위 밑 그림의 음화와 양화 5/이 여자를 찾습니다/지관의 소/용소고(龍沼考)
해설 영원한 젊음, 불완(不完)의 텍스트(이소연)/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22 자유의 문 | 장편소설 | 2016년
첫째 마당-산노인과 젊은 방문객/둘째 마당-세번째 추적자/
셋째 마당-사람의 길, 하늘의 길 1/넷째 마당-사람의 길, 하늘의 길 2/끝마당-실종
해설 진인간은 어떻게 인간이 될 수 있는가(소영현)/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23 날개의 집 | 중단편선 | 2015년
세월의 덫/선생님의 밥그릇/작호기(作號記)/기억 여행/집터/도시에서 온 신부/나이의 짐/
흉터 /가해자의 얼굴/돌아온 풍금 소리/뚫어/아우 쌍둥이 철만 씨/날개의 집/목수의 집/
내가 네 사촌이냐
해설 씻김의 노래와 앓음의 그림(노대원)/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24 인간인 1 | 장편소설 | 2015년
은자(隱者)의 숲/나무꾼과 사냥꾼/공안(公案)의 문(門)/밤을 앓는 대지(大地)/유전(流轉)
해설 역사와 반복, 그 사이의 거대한 심연(서희원)/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25 인간인 2 | 장편소설 | 2015년
세월의 둥지/자라는 사슬/자비강산(慈悲江山)/인간인(人間人)/생명(生命)의 강
해설 역사와 반복, 그 사이의 거대한 심연(서희원)/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26 흰옷 | 장편소설 | 2015년
1장 잃어버린 서장/2장 바람의 신화/3장 젊은 교장과 여선생과 풍금/
4장 꿈꾸는 벽화/5장 노래의 사슬/6장 버꾸농악으로 씻기다
해설 정형화된 (히)스토리(백지은)/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27 축제 | 장편소설 | 2016년
1장 큰일 채비를 갖춰 시골로 내려가다/ 2장 고속도로에서 손사랫짓을 만나다/
3장 노인이 비녀를 찾으시다/4장 원로의 문상객들 하루씩 일찍 도착하다/
5장 단 한 번, 마지막을 씻겨드리다/6장 사랑과 믿음의 문을 잃은 세월/
7장 바람 되고 구름 되고 눈비 되어 가시다
해설 만개한 죽음, 무성한 삶(양윤의)/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28 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 | 중단편집 | 2016년
빛과 사슬/오마니!/시인의 시간/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들꽃 씨앗 하나
해설 이야기의 공전(公轉/空轉)(조형래)/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29 신화를 삼킨 섬 | 장편소설 | 2011년
프롤로그/신화를 삼킨 섬
해설 정치도 넘고 신화도 넘어, 또한 탑돌이도 넘어서(정과리)/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30 이상한 선물 | 중단편집 | 2016년
심부름꾼은 즐겁다/꽃 지고 강물 흘러/문턱/무상하여라?/태평양 항로의 문주란 설화/지하실/부처님은 어찌하시렵니까?/천년의 돛배/조물주의 그림/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이상한 선물
해설 고향집으로 돌아가다(안서혀)/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31 신화의 시대 | 장편소설 | 2016년
1부 선바위골 사람들/역마살 가계/외동댁과 약산댁/ 2부 두 청년 이야기
해설 신화로 쓰는 두 청년의 성장 이야기(박진)/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32 신흥 귀족 이야기 | 장편소설 | 2017년
프롤로그/말하는 나무들/조롱(鳥籠)과 새와 하늘/전설(傳說)들의 고향/우리들의 잔(盞)을/에필로그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33 사랑을 앓는 철새들 | 장편소설 | 2017년
봄이 오면/청부 연애/따뜻한 산/사랑과 예술/잃어버린 전설/기둥서방/
또 하나의 풍속/그림자 없는 사람/돌아서면 빈 하늘/자라나는 굴레/그리고 겨울
해설 견인성 보헤미안의 견딤의 미학(우찬제)

34 거인의 마을 | 중단편집 | 2017년
닭쌈/진달래꽃/여선생/바람의 잠자리/거인의 마을/우정/제3의 신/훈풍
자료 텍스트의 변모와 상호 관계(이윤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