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책의 향기

분류 전체보기402

쑈리 킴 - 송병수 (한국헤르만헤서) 큰 한국문학 413 (60) 목차 송병수 쑈리 킴 저 거대한 포옹 속에 오상원 유예 모반 .................................. 송병수 - 쑈리 킴 (1957년) 바로 언덕 위, 하필 길목에 벼락 맞은 고목나무가 서 있어 대낮에도 이 앞을 지니기가 께름하다. 하지만 이 나무 기둥에다 총 쏘기나 칼 던지기를 하기는 십상이다. 양키들은 그런 장난을 곧잘 한다. 쑈리(키 작은shortly)는 매일 양키 부대에 가는 길에 언덕 위에 오면 으레 이 나무에다 돌멩이를 던져 그날 하루 '재수 보기'를 해 봐야 했다. 그런데 오늘은 세 번 던져 한 번도 정통으로 맞지 않았다. 아마 오늘은 재수 옴 붙은 날인가 보다. 재수 더럽다고 침을 퉤 - 뱉고, 쑈리는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언덕 아래 넓은.. 2023. 4. 28.
병신과 머저리 - 이청준 (열림원) 이청준 - 병신과 머저리 (1966년) 화폭은 이 며칠 동안 조금도 메워지지 못한 채 넓게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돌아가버린 화실은 조용해져 있었다. 나는 새 담배에 불을 붙였다. 형이 소설을 쓴다는 기이한 일은, 달포 전 그의 칼끝이 열 살배기 소녀의 육신으로부터 그 영혼을 후벼내버린 사건과 깊이 관계가 되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그 수술의 실패가 꼭 형의 실수라고만은 할 수 없었다. 피해자 쪽이 그렇게 이해했고, 근 십 년 동안 구경만 해오면서도 그쪽 일에 전혀 무지하지만은 않은 나의 생각이 그랬다. 형 자신도 그것은 시인했다. 소녀는 수술을 받지 않았어도 잠시 후에는 비슷한 길을 갔을 것이고, 수술은 처음부터 성공의 가능성이 절반도 못 됐던 경우였다. 무엇보다 그런 사건은 형에게서뿐 아니라.. 2023. 4. 26.
잔인한 도시 - 이청준 (열림원) 열림원 논술 한국문학 4 목차 병신과 머저리 매잡이 소문의 벽 잔인한 도시 서편제 눈길 침몰선 생애와 문학 - 인간과 현실을 향한 쉼 없는 탐구 논술 ......................................................... 이청준 - 잔인한 도시 (1977년) 날씨가 제법 싸늘해지기 시작한 어느 가을날 해질녘 그 사내가 문득 교도소 길목을 조그많게 걸어나왔다. 그것은 좀 희한한 일이 아니었다. 근래엔 좀처럼 볼 수 없던 일이었다. 교도소는 도시의 서북쪽 일각, 벚나무와 오리나무들이 무질서하게 조림된 공언 숲의 아래쪽에 있었다. 그리고 그 무질서한 인조림이 끝나고 잇는 공원 입구께에서 2백 미터 남짓한 교도소 길목이 꺾여들고 있었다. 공원 입구에선 교도소 길목과 높고 음침스런.. 2023. 4. 24.
홍루몽 1 - 조설근 (연변인민출판사번역팀, 올재클래식) 조설근 - 홍루몽 (올재클래식 75-78) 홍루몽 (제1권) 가假가 진眞이 되는 때면 진眞도 또한 가假요 무無가 유有로 되는 곳엔 유有도 또한 무無로다 (p.33) 홍루몽 (청계) 가짜가 진짜가 될 때는 진짜 또한 가짜요 없음이 있음이 되는 곳엔 있음 또한 없음이로다 ................................................................................. 응석으로 딸 키우니 어리석기 짝 없다 펄펄펄 눈 날릴 때 마름꽃도 쓸쓸하구나 대보름 좋은 날에 뒤를 삼가라 불꽃처럼 가엾게 꺼지고 말 그 운명 (p.34) ................................................................................. 2023. 4. 24.
한비자 (신동준 옮김, 인간사랑) 한비자 - 한비 (신동준 옮김, 인간사랑) 목차 제1부 한비론 제1편 생애론 17 제2편 사상론 49 제1장 한비사상의 특징 49 제2장 한비사상의 구성 73 제1절 도치주의(道治主義) 73 제2절 법치주의(法治主義) 93 제3절 군치주의(君治主義) 112 제3장 한비사상의 전개 137 제2부 『한비자』론 권 1 제1장 초견진(初見秦) 193 어지러운 나라가 잘 다스려지는 나라를 공격하면 망하고, 사악한 나라가 올바른 나라를 공격하면 망하고, 순리를 거스른 나라가 순리를 따르는 나라를 공격하면 망한다. 전쟁이란 만승의 대국일지라도 존망의 관건이다. 일의 흔적을 없애려면 그 뿌리를 남겨서는 안 되고, 재앙을 가까이 하지 않으면 재앙은 없다. 진나라는 초나라 군사와 접전에서 대승을 거둬 도성인 영까지 쳐들어.. 2023. 4. 24.
석공조합대표 - 송영 (동아출판사) 두산동아 - 한국소설문학대계 12 송영 - 석공조합대표 (1927년) 대동강의 물결은 노래만 하고 왔다. 질탕거리는 신사숙녀의 '배따라기' 노랫소리만 듣고 보아서, 그리고 젖어서 - 유탕한 기운에 찼었었다. 그러나, 보라! 들어라! 대동강의 물결 소리는 변하여 버리었다. 오인하는 사공의 탄식과 고기잡이 여인네의 가쁜 숨과 또는 청류벽 아래에서 땀 흘리는 석공들의 돌 쪼는 ㅅ호리에 훌륭하게 변하여 버렸다. "이런 제기할 것 - 언제나 이것을 면하고 만단 말인가?" 붉은 햇발이 동쪽 기슭을 헤치고 나올 때마다 이러한 탄식 소리는 여러 석공의 입으로서 나왔다. 그들은 어디까지든지 그들의 하고 있는 생활을 싫증을 내면서도 또는 내어버리려고도 아니 하고 지내 가는 모순을 가지고 산다. 과연 그들은 그와 같은 모순.. 2023. 4. 23.
탈출기 - 최서해 (동아출판사) 두산동아 - 한국소설문학대계 12 최서해 - 탈출기 (1925년) 김군! 수삼 차 편지는 반갑게 받았다. 그러나 나는 한 번도 회답하지 못하였다. 물론 군의 충정에는 나도 감사를 드리지만 그 충정을 나는 받을 수 없다. - 박군! 나는 군의 탈가를 찬성할 수 없다. 음험한 이역에 늙은 어머니와 어린 처자를 버리고 나선 군의 행동을 나는 찬성할 수 없다. 박군! 돌아가라.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 군의 부모와 처자가 이역 노두에서 방황하는 것을 나는 눈앞에 보는 듯싶다. 그네들이 의지할 곳은 오직 군의 품밖에 없다. 군은 그네들을 구하여야 할 거이다. 군은 군의 가정에서 동량이다. 동량이 없는 집이 어디 있으랴? 조그마한 고통으로 집을 버리고 나선다는 것이 의지가 굳다는 박군으로서는 너무도 박약한 소위이다... 2023. 4. 23.
홍염 - 최서해 (삼성출판사) 삼성 주니어 문학 17 목차 최서해 홍염 탈출기 현진건 빈처 B사감과 러브 레터 운수 좋은 날 고향 할머니의 죽음 나도향 물레방아 벙어리 삼룡이 뽕 .................................... 최서해 - 홍염 (1927년) 겨울은 이 가난한 - 백두산 서북편 서간도 한 귀퉁이에 있는 이 가난한 촌락 삐허(白河)에도 찾아들었다. 겨울이 찾아들면 조그만 강을 앞에 끼고 큰 산을 등진 빼허는 쓸쓸히 눈 속에 묻혀서 차디찬 좁은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눈보라는 북국의 특색이라 빼허의 겨울에도 그러한 특색이 있다. 이것이 빼허의 생령들을 괴롭게 하는 것이다. 오늘도 눈보라가 친다 북극의 얼음 세계나 거쳐 오는 듯한 차디찬 바람이 우-하고 몰려오는 때면 산봉우리와 엉성한 가지 끝에 쌓였던 눈들.. 2023. 4. 22.
사하촌 - 김정한 (창비)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11 목차 안수길 목축기 제3인간형 김정한 사하촌(寺下村) 추산당과 곁사람들 모래톱 이야기 수라도(修羅道) 이메일 해설: 노영민·서은주 낱말풀이 .................................... 김정한 - 사하촌 (1936년) 타작마당 돌가루 바닥같이 딱딱하게 말라붙은 뜰 한가운데, 어디서 기어들었는지 난데없는 지렁이가 한 마리 만신에 흙고물 칠을 해가지고 바동바동 굴고 있다. 새까만 개미떼가 물어뗄 때마다 지렁이는 한층 더 모질게 발버둥질을 한다. 또 어디선가 죽다 남은 듯한 쥐 한 마리가 튀어나오더니 종종걸음으로 마당 복판을 질러서 돌담 구멍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군데군데 좀구멍이 나서 썩어가는 기둥이 비뚤어지고, 중풍 든 사람의 입처럼 문조차 돌아가서, 북쪽으.. 2023. 4. 20.
희망 탐색 - 크리슈나무르티 (이상원 옮김, 용오름) 크리슈나무르티 - 희망 탐색 삶의 의미의 발견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 모든 인간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려 합니다. 이는 우리 삶, 일상적 활동, 우리가 하루와 한해를 보내는 방법과 직접 관련된 것입니다. 우리 삶은 무엇에 대한,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 우리는 태어나고 죽기까지 고통과 슬픔, 기쁨과 즐거움, 끝없는 투쟁과 노력의 세월을 보냅니다. 사무실이나 공장을 드나들며, 성공의 사다리를 애써 기어오르며, 돈이나 즐거움, 경험과 지식을 쌓으며 몇 십 년을 보낸 끝에 죽음을 맞습니다. 학자들 중에는 지식을 통해 인간이 발전한다고 하는 이도 있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우리는 생물학, 고고학, 역사학 등 수많은 분야에서 엄청난 양의 지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지식이 인간을 대대.. 2023.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