뮈레일 바르베리 - 고슴도치의 우아함 (2015년)
우리 가족과 어울리는 사람들 중 거의 모든 이들이 이런 길을 걸었다. 자신의 지능을 보상받고자 애썼고, 학업의 기회를 레몬처럼 쥐어짜고, 엘리트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데 보낸 청춘, 그리고 그 희망들이 왜 그토록 하잘것없는 삶으로 귀결되었는가를 망연자실한 채로 자문하는 데 보낸 평생 동안의 삶. 사람들은 별들을 좇는다고 믿지만, 결국 어항 속의 빨간 금붕어들처럼 끝을 맺는다. 나는 차라리 처음부터 어린애들에게 삶은 부조리하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것만틈 더 간단한 일은 없지 않나 생각한다. (p.26)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시지프의 신화 - 알베르 카뮈 (김화영 옮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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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은, 행위가 아닌 말이 힘을 갖는 세상, 최고의 능력은 바로 능변인 세상에 살고 있다. 끔찍한 일이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는 먹고 자고 생식하고 정복하고 우리 영토를 안전하게 지키도록 계획된 영장류인데, 이 일에 가장 특출한 사람들, 우리들 중 가장 동물적인 사람들이 항상 다른 사람들, 말 잘하는 사람들에게 잡아 먹히기 때문이다. 반면 이 말 잘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정원을 지키거나 저녁식사를 위해 토끼를 잡아오지도, 혹은 제대로 생식하지도 못한다. 우리는 가장 약한 자들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건 우리의 동물적 본성에 아주 끔찍한 모욕이고, 타락이며, 깊은 모순이다. (p.77)
그런데 이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개 줄 끝의 두 인간이었다. 사실 뒤에서는 바로 개들이 자신의 주인을 주로 묶어 놓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이 사실, 즉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눈이 오나 매일 두 번씩 개를 산책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을 자초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목에 개 줄을 거는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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뮈레일 바르베리 ( Muriel Barbery 1969-)
1969년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났다.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철학 교수 자격을 취득해 부르고뉴 대학교와 생로 교원양성대학원에서 강의를 했다. 2000년 첫 소설 『맛』을 발표하며 소설가의 길에 들어섰다. 『맛』은 최우수 요리문학 상과 바쿠스 상을 수상하고 전 세계 10개국 이상에서 출간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2006년 두 번째 소설 『고슴도치의 우아함』을 발표했다. 이 소설은 113주 연속 프랑스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전 세계 32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조르주 브라상 상, 프랑스 서점 대상 등을 수상했다. 이후 『엘프의 삶』, 『이상한 나라』, 『로즈 홀로』, 『한 시간의 열정』, 『작가의 고양이들』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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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 뮈레일 바르베리 (홍서연 옮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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