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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VII. 아동, 청소년/1. 한국 문학59

숲속의 방 - 강석경 (한국헤르만헤세) 큰 한국문학 413 (83) 강석경 - 숲 속의 방 (1985년) 어제도 동생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틀 연이어 무단 외박을 한 셈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럴 경우엔 친구를 시켜 전화를 걸고, 어머니는 친구 집 전화번호를 묻는 것으로 허락을 표시했는데 그 아이는 휴학을 공표한 뒤로는 제멋대로 외박할 뿐 아니라 아버지에게 발길질을 당해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등 계속 우리를 놀라게 했다. 소양의 입에서 휴학했노라는 말이 처음 나왔을 때 정말이지 우리는 충격을 받았다. 한 달 전 일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소양이가 이 학기 등록금을 내러 간 날이었다. 그날 아침부터 등허리가 후끈거릴 정도로 무더웠는데 소양은 밤 열한 시 가까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아래층에선 모두 잠들었는지 초인종이 세 번 울려도 기척.. 2023. 5. 7.
화분 - 이효석 (계몽사) 계몽사 실전독서논술작품선 9 목차 화분 도시와 유령 들 메밀꽃 필 무렵 ................................................. 이효석 - 화분 (1939년) 5월을 접어들면 온통 녹음 속에 싸여 집 안은 푸른 동산으로 변하였다. 30평이 넘는 뜰 안에 나무와 화초가 무르녹을 뿐 아니라 사면 벽을 둘러싼 담장으로 해서 붉은 벽돌 굴뚝만을 남겨 놓고 집 전체가 새파란 치장으로 나타난다. 모습부터가 보통 문화 주택과는 달라 남쪽을 향해 엇비슷하게 선 방향이며, 현관 앞으로 비스듬히 뻗친 차양이며, 그 차양을 고이고 있는 푸른 기둥이며 - 모든 자태가 거리에서는 볼 수 없는 마치 피서지 산비탈에 외따로 서 있는 사치한 산장의 모양이다. 현관 앞에 선 사시나무와 자작나무도 깊은 .. 2023. 5. 3.
도시와 유령 - 이효석 (계몽사) 계몽사 실전독서논술작품선 9 목차 화분 도시와 유령 들 메밀꽃 필 무렵 글누림 한국소설전집과 비슷하게 옆면에 주석 및 사진 설명. 세계문학은 완역이 아님, 한국문학 작품은 21권으로 가지수가 적다. ......................................................... 이효석 - 도시와 유령 (1928년) 어슴푸레한 저녁, 몇 리를 걸어도 사람의 그림자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무인지경인 산골짝 비탈길, 여우의 밥이 다 되어 버린 해골덩이가 똘똘 구는 무덤 옆, 혹은 비가 축축이 뿌리는 버덩의 다 쓰러져 가는 물레방앗간, 또 혹은 몇백 년이나 묵은 듯한 우중층한 늪가! 거기에는 흔히 도깨비나 귀신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럴 것이다. 고요하고, 축축하고, 우중충하고, 그리고 그것.. 2023. 5. 3.
저 거대한 포옹 속에 - 송병수 (한국헤르만헤세) 큰 한국문학 413 (60) 목차 송병수 쑈리 킴 저 거대한 포옹 속에 오상원 유예 모반 .................................. 송병수 - 저 거대한 포옹 속에 (1972년) 산이 저기 있다. 그러기에 나는 거기 갈 뿐이다. 산 너머 또 산, 굽이 뻗은 장장 유곡, 만고의 정적과 신비를 간직한 저 겹겹 산들은 말이 없다. 우리는 지금 거기를 가고 있다. 산은 유구하고 장엄하다. 우리는 지금 거기를 가고 있다. 단순히 비탈을 오르고 골짜기를 건넌 끝에 능선에 노니는 그러한 피크닉 행차가 아니다. 이른바 알피니스트, 우리 4인조 자일 파트너들은 한결같이 산을 존경한다. 또한 지극히 사랑한다. 이러한 외경의 염과 지극한 애정 말고도 우리 록 클라이머들에게는 강인한 의지가 있고 확고한 신.. 2023. 4. 28.
쑈리 킴 - 송병수 (한국헤르만헤서) 큰 한국문학 413 (60) 목차 송병수 쑈리 킴 저 거대한 포옹 속에 오상원 유예 모반 .................................. 송병수 - 쑈리 킴 (1957년) 바로 언덕 위, 하필 길목에 벼락 맞은 고목나무가 서 있어 대낮에도 이 앞을 지니기가 께름하다. 하지만 이 나무 기둥에다 총 쏘기나 칼 던지기를 하기는 십상이다. 양키들은 그런 장난을 곧잘 한다. 쑈리(키 작은shortly)는 매일 양키 부대에 가는 길에 언덕 위에 오면 으레 이 나무에다 돌멩이를 던져 그날 하루 '재수 보기'를 해 봐야 했다. 그런데 오늘은 세 번 던져 한 번도 정통으로 맞지 않았다. 아마 오늘은 재수 옴 붙은 날인가 보다. 재수 더럽다고 침을 퉤 - 뱉고, 쑈리는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언덕 아래 넓은.. 2023. 4. 28.
홍염 - 최서해 (삼성출판사) 삼성 주니어 문학 17 목차 최서해 홍염 탈출기 현진건 빈처 B사감과 러브 레터 운수 좋은 날 고향 할머니의 죽음 나도향 물레방아 벙어리 삼룡이 뽕 .................................... 최서해 - 홍염 (1927년) 겨울은 이 가난한 - 백두산 서북편 서간도 한 귀퉁이에 있는 이 가난한 촌락 삐허(白河)에도 찾아들었다. 겨울이 찾아들면 조그만 강을 앞에 끼고 큰 산을 등진 빼허는 쓸쓸히 눈 속에 묻혀서 차디찬 좁은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눈보라는 북국의 특색이라 빼허의 겨울에도 그러한 특색이 있다. 이것이 빼허의 생령들을 괴롭게 하는 것이다. 오늘도 눈보라가 친다 북극의 얼음 세계나 거쳐 오는 듯한 차디찬 바람이 우-하고 몰려오는 때면 산봉우리와 엉성한 가지 끝에 쌓였던 눈들.. 2023. 4. 22.
다모와 검녀 - 송지양, 이희평 (알마) 알마 - 샘깊은 오늘고전 14 목차 다모 검녀 억지 혼인을 물리친 길녀 몰래한 재혼 귀부인의 유언 ............................. 1. 의 원작은 낭산문고에 실려 있는 송지양의 2. 의 원작은 에 실려 있는 안석경의 작품으로 원작에는 따로 제목이 없다. 3. 는 원작 불명으로 조선 시대의 여러 야담집에 실려 전해오며, 출처에 따라 "협박을 물리친 처녀의 바르고 매운 지조" 또는 "칼을 휘둘러 사또를 혼내고 억지 혼인을 물리치다"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4. 의 원작은 에 실려 있는 이희평의 작품으로 원작에는 따로 제목이 없다. 5. 의 원작은 에 실려 있는 이원명의 작품으로 원작에는 따로 제목이 없다. .................................. 관비는 관청에 딸린.. 2023. 4. 16.
박씨전 - 작가미상 (장경남 글, 현암사) 현암사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박씨전 -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조선시대 인조대왕 시절이었다. 한양성 안국방에 이득춘이라는 재상이 있었다. 이득춘은 어려서부터 학업에 힘쓰더니 열 삶이 채 되기 전에 남다른 총명함을 갖추었다. 아울러 문장과 무예, 그리고 재주와 덕성을 갖추니 전국에서 으뜸이었다. 소년 시절에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가더니 마침내 재상이라는 높은 벼슬에 이르렀다. 재상이 되어서 위로는 충성을 다하여 임금을 섬시고, 아래로는 백성에게 어진 정치를 베풀어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이상공은 마음씀이 너그럽고 재주가 뛰어난 덕에 귀한 아들을 하나 두었는데, 이름이 시백이었다. 시백은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영리하여 한 번 보거나 들은 것은 오래 기억하였다. 열다섯.. 2023. 4. 5.
양주별산대놀이 - 전경욱, (사진)서헌강 (현암사) 현암사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양주별산대놀이 제8과장 파계승놀이 옴중: 저기 저것을 보아라. 아마도 산속의 괴물이 내려왔구나. 이보게들, 우리 한 사람씩 나가서 얼굴이나 한번 보고 옵시다. 먹중: 아마 산중대명인가 보오, 우리도 나가서 보고나 오자. 먹중: 이놈, 이 육시랄 놈아. 백골이 다 된 녀석이 무엇이 무서워서 그렇게 놀라느냐? 이 안갑을 할 놈아. 이놈아 잘 봐라. 내가 나가서 보고 올 터이니. 먹중: 이크, 이게 웬일이오? 스님이 내려와 계시니 큰일 났구나. 옴중: 얘 - 이 못 생긴 놈들아, 무엇이 그리 무서워서 놀라고 그러느냐? 이 안갑을 할 놈들아. 옴중: 이크 - 이것이 웬일이냐? 산중에서 스님이 내려와 계신다. 완보: 얘 - 이놈들아, 사내대장부가 사불범정이지. 무엇이 .. 2023.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