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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VII. 아동, 청소년/1. 한국 문학

양주별산대놀이 - 전경욱, (사진)서헌강 (현암사)

by handaikhan 2023. 2. 2.

현암사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양주별산대놀이

 

제8과장

파계승놀이

 

옴중: 저기 저것을 보아라. 아마도 산속의 괴물이 내려왔구나. 이보게들, 우리 한 사람씩 나가서 얼굴이나 한번 보고 옵시다.

먹중: 아마 산중대명인가 보오, 우리도 나가서 보고나 오자.

먹중: 이놈, 이 육시랄 놈아. 백골이 다 된 녀석이 무엇이 무서워서 그렇게 놀라느냐? 이 안갑을 할 놈아. 이놈아 잘 봐라. 내가 나가서 보고 올 터이니.

먹중: 이크, 이게 웬일이오? 스님이 내려와 계시니 큰일 났구나.

옴중: 얘 - 이 못 생긴 놈들아, 무엇이 그리 무서워서 놀라고 그러느냐? 이 안갑을 할 놈들아.

옴중: 이크 - 이것이 웬일이냐? 산중에서 스님이 내려와 계신다.

완보: 얘 - 이놈들아, 사내대장부가 사불범정이지. 무엇이 그리 무서워서 그러느냐? 내가 나가서 보고 올 테니 잘 보아라.

완보: 이크, 스님이 내려와 계시오.

완보: 얘, 얘들아, 절에서 스님이 내려와 계신다. 이크, 이것 보게, 새 새끼도 치겠구나! 스님이 어째서 여기까지 내려오셨소? 스님이면 절간에서 천사천왕 관자재보살 광대원만 대다라니, 염불이나 부르고 계시면 하루에 잎담배가 세 매요, 송죽이 세 그릇이요, 상좌 비역이 세 판인데, 무엇 하러 여기까지 나타나셨소? 그러지 마시고 절로 돌아가서 염불하시다가 한 세상을 보내시오.

완보: 얘, 얘들아! 어서 이리 들어오너라. 산중에서 스님이 나타나 계신다. 도대체 무엇을 그리 무서워하느냐?

완보: 얘들아. 스님이 잔뜩 노하셨다. 다시 절간으로 올라가서 한 세상을 보내라고 했더니, 스님이 대단히 노하셨다. 얘 애들아, 스님이 얼굴이 우둘투둘하고 힛깃힛깃하고 골창골창한 놈을 잡아들이라신다. 그 놈을 잡아다 엎어 놓고 대매에 물고를 올리라신다. 빨리 잡아 오너라.

먹중: 녜 - 이, 이놈아 너를 잡아들이라신다. 어서 가자. 너 때문에 스님이 잔뜩 노하셨다. 빨리 가자.

완보: 얘들아-, 스님이 그놈을 엎어 놓고 대매에 물고를 올리라신다. 어서 빨리 물고를 내라.

먹중: 에-이-, 지당한 분부십니다. 이놈의 볼기를 열 대 때렸소.

완보: ㅒ-얘-, 이놈아, 너는 무엇이 좋아서 그러느냐? 스님은 너 때문에 잔뜩 화가 나셨는데.

옴중: 나는 신이 나서 죽겠는데, 허허.....

완보: 스님-. 신명이 넘치시면 백구타령 한 판을 '도르륵'말아서 양쪽 귀구멍에다 꽉 박아줄까요?

완보: 백구야 펄펄 날지 마라.

너를 잡을 내 아닌데.

성상이 버리시니 너를 좇아 여기 왔다.

오류춘광 경 좋은데

백마금편 화류가자.

완보: 얘- 이놈아, 스님은 노하셨는데, 너는 뭐가 그리 좋아서 그러냐? 아서라.

옴중: 나는 신이 나서 그러는데, 왜들 마라, 마라 하느냐?

완보: 삼청동 화개동 도화동도 동이오. 동대문 밖 썩 나서...

안암동도 동이오. 경상도로 나려가서 모시 닷 동 베 닷 동.....

완보: 얘 - 이 안갑을 할 놈아. 무엇이 좋아서 그러느냐? 아서라.

충청도로 올리다라

광목 닷 동 무명 닷 동, 사오이십 스무 동을 둘둘 말아 짊어지고

문경새재 썩 나서니, 난데없는 도적놈이....

완보: 얘 마라, 이놈아 무엇이 신이 난다고 춤을 추느냐? 스님의 분부가 있으면 어느 지경에 가서 죽을지 너희들 아느냐. 백구타령 한 판을 다하여도 스님이 땅띔도 하지 않고 요지부동이시다. 아무리 생각을 하여도 스님을 장중으로 모셔드릴 수밖에 없구나. 얘들아 스님을 모셔라.

중들: 그러자 스님을 들어 모시자.

어기야 쓰야 방아 홍개로다.

어기야 쓰야 방아 홍개로다

어기야 쓰야 방아 홍개로다

먹중: 얘들아, 여기 큰 고기를 잡았다.

먹중: 이것을 누가 먹으려느냐?

먹중: 요녀석 - , 안갑을 할 놈 같으니, 이놈아 어두봉미라더니 네가 먹어.

중들: 어기야 쓰야, 어기야 쓰야.  (p.8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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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해설 - 전경욱]

양주별산대놀이는 경기도 양주군 주내면 유양리에서 전승되어온 가면극으로 1964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유양리에 전수회관을 두고 있다.

양주별산대놀이의 유래에 대하여 여러 의견이 제기되었는데, 대체로 19세기 초,중엽에 본산대놀이 계통의 가면극을 본 따 성립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양주별산대놀이는 음력 3월 3일, 4월 8일, 5월 5일, 8월 15일, 9월 9일과 기우제 때 놀았다. 그리고 섣달 그믐날 밤에 관아에서 나례를 거행할 때, 가면을 쓰고 동헌과 관아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잡귀를 쫓는 의식에 참가하기도 했다.

원래 양주별산대놀이의 공연 장소는 사직골이었다. 사직골에는 토지신과 곡물신에게 제사 지내는 사직당이 있었는데, 당집 앞의 넓은 마당이 놀이판으로 사용되었다.

양주별산대놀이의 놀이꾼은 원래 관아의 잡역에 종사하던 하층민이었다. 그래서 반주 음악을 위해 관아의 악사청에 소속되었던 악사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산대놀이나 해서탈춤은 삼현육각으로 반주하며, 음악도 전문적인 악사들만이 연주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탈 놀이꾼과 악사가 분리되어 있다.

원래 산대놀이는 서울 근교에서 전승되던 가면극으로, 애오개, 녹번, 구파발, 사직골 등에 산대놀이가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전하지 않는다. 대신에 애오개 또는 녹번리의 산대놀이를 배워 왔다고 하는 양주별산대놀이와, 구파발본산대 등에서 배워 왔다는 송파산대놀이가 현재 전승되고 있다. 최근에는 퇴계원산대놀이도 복원되었다. 학자들은 흔히 애오개, 사직골 등에 있었던 본래의 산대놀이를 본산대놀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양주와 송파 등지의 별산대놀이와 구별하기 위해서다.

양주별산대놀이의 춤은 우아하고 섬세한 중부 지방의 무용적 전통을 전형적으로 계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춤사위가 분화되었고 종류도 다양하다. 전반적으로 염불 장단의 거드름춤이 발달하였고, 정중동, 답지무, 감치고 조이는 손춤사위 등이 특징이다. 거드름춤에는 합장재배, 사방치기, 용트림, 끄덕이, 돌단춤, 부채놀이, 팔뚝잡이, 활개펴기, 활개꺽기, 너울질, 복무, 삼진삼퇴 등의 기본 춤사위가 있다. 염불 장단은 비교적 쉬운 약박을 쓴다. 이상의 거드름춤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반드시 깨끼춤을 동반한다.

깨끼춤은 타령 장단에 맞추어 춘다. 타령 장단은 느린 염불 장단보다 적당한 빠르기로 돼 있을 뿐만 아니라, 박자도 똑똑 떨어지므로 자연 활기 있고 다양한 춤사위로 변화할 수 있는 소지가 많다. 깨끼춤에는 기본깨끼, 제자리깨끼, 엇새깨끼, 쌍발치기깨끼, 노장깨끼, 곧은치기깨끼, 곱사위, 여닫이, 고개잡이, 바꿔치기고개잡이, 거수잡이, 깨끼리, 팔뚝잡이, 멍석말이, 목잡이, 자라춤, 어깨춤, 엉덩이춤, 배꼽춤, 갈지자춤, 너울질, 맞춤 등의 기본 춤사위가 있다.

산대놀이의 가면은 황해도 해서탈춤의 가면이나 경상남도 야류와 오광대의 가면과 차이를 보인다. 산대놀이 가면은 매우 인간적인 모습이고, 비교적 아기자기하고, 손질을 많이 가해 기교가 다양하며, 가면의 크기가 대체로 비슷하다. 그러나 야류와 오광대의 가면은 선이 굵고 투박하며, 생김새가 단순하면서도 개성이 강하고, 말뚝이 가면은 모두 매우 큰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산대놀이 가면은 해서탈춤과 마찬가지로 중 가면이 많이 등장하고, 야류와 오광대에는 중 가면이 매우 적다.

양주별산대놀이는 1929년 9월 경복궁에서 열린 조선박람회의 공연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그래서 1930년에 경성제국대학 조선어문연구실에서 채록한 대본이 남아 있고, 1929년 경복궁 공연 후에 판매한 바가지 가면들이 현재 서울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가면들은 바가지위에 밀가루 반죽과 종이 등을 발라 만든 것이다.

제1과장 상좌춤

상좌 둘이 나와서 사방을 향해 절을 하고 춤을 추는데, 이는 놀이판을 정화하는 종교의식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이어서 의식적인 춤은 타령조의 깨끼춤으로 바뀌는데, 이는 그동안 수도를 쌓던 상좌가 타락하여 세속적인 놀이판에 참여하게 되었음을 나타낸다.

제2과장 옴중과 상좌

상좌는 물건을 팔러 다니는 옴중을 만나자, 온갖 세속적인 작태를 무언으로 연출한다. 상좌는 도적놈, 불가사리, 폭력배, 어른 뺨치는 놈 등으로 비유된다. 상좌와 대결하는 옴중 역시 본래는 중이었으나, 행상질이나 하면서 놀이판 주변을 찾아다니는 세속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그가 쓴 탈에는 전염성이 있는 옴이 잔뜩 올라 있어 보기만 해도 징그럽고 추하다. 한동안 상좌에게 당하기만 하던 옴중은 결국 상좌를 내쫓고 신명나게 춤을 춘다.

제3과장 옴중과 먹중

옴중은 새로 등장ㅎ아는 먹중에게 자신의 지체를 자랑하려 들지만, 번번이 망신만 당하고 만다. 옴중을 계속 놀려대는 먹중은 석삼년이나 굶은 중으로, 남의 일수나 월수만 써 버릇한 가난하고 염치없는 중이다. 결국 먹중은 옴중을 놀이판에서 몰아낸다.

제4과장 연잎과 눈끔쩍이

천살성인 연잎과 지살성인 눈끔쩍이가 등장하여, 타락한 중 상좌, 옴중, 먹중을 혼내준다. 연잎과 눈끔쩍이는 특이한 차림새를 하고 있다. 연잎은 붉은 얼굴에 이마에는 청색 연잎을 표현한 가명늘 쓰고, 학 무늬가 그려진 청창의를 입는다. 눈끔쩍이의 가면은 적흑색인데, 눈구멍이 크며 속에는 눈을 감았다 떴다 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호랑이를 그린 장삼을 입는다. 이들은 고결한 존재로, 상좌, 옴중, 먹중 같은 파게승들을 쫓아버린다.

제5과장 염불놀이

염불놀이는 정상적인 의식으로서의 염불이 아니다. 가령 염불에서 마이타불에 대한 기원을 "나무할미타불, 나무에미타불'이라 해, 염불을 웃음거리로 만든다. 이 밖에도 백구타령, 가사, 노랫가락 등 세속적인 노래를 불러댄다. 이 과장에 등장하는 먹중들은 모두가 자신의 신분과 처지를 망각하고 신나게 놀이판을 벌인다.

제6과장 침놀이

먹중이 아들, 손자, 증손자를 데리고 산대놀이 구경을 나왔다가, 이들이 체하자 의원을 불러 침을 맞히는 내용이다.

제7과장 애사당법고놀이

왜장녀의 딸인 애사당이 나와서 먹중과 함께 법고를 치며 노는 내용이다. 왜장녀는 본래 몸집이 크고 염치없는 짓을 서슴없이 잘하는 여자를 가리킨다. 이 과장에서도 먹중들은 그들의 신분을 망각한 채, 제금을 치고 꽹과리를 두드리며 행상인의 짓을 벌인다. 땜쟁이의 흉내도 낸다. 이러한 분위기에 왜장녀가 애사당을 데리고 나와 뚜쟁이 짓을 한다. 돈을 요구하던 애사당은 흥정 금액이 많지 않자 왜장녀를 때리기도 한다. 먹중과 합의가 이루어지자, 애사당은 그의 등에 업히기도 하고 함께 법고를 치면서 놀이판을 벌인다. 돈을 모은 먹중들이 매음녀를 유혹하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그들의 파계를 풍자하는 것이다.

제8과장 파게승놀이

오랜 세월 동안 도를 닦았다는 늙은 중 노장과 기생 역할을 하는 두 명의 소무가 등장한다. 소무들의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해 버린 노장은 육환장을 집어던지고 소무들을 유혹하기 위해 접근하나 번번이 거절당한다. 그는 도박판으로 띄어들어 돈을 딴다. 돈을 움켜진 노장을 보자, 소무들은 노장을 받아들인다.

제9과장 신장수놀이

신장수는 보자기로 원숭이를 씌우고 등장해 신을 판다. 그러면 노장이 소무들의 신발을 외상으로 산다. 신장수가 원숭이에게 신 값을 받아 오는 대신 소무 한명을 빼 오라고 한다. 그러나 원숭이는 소무를 성적으로 희롱한 뒤 그냥 오기 대문에, 신장수는 원숭이와 실랑이를 벌인다.

제10과장 취발이놀이

취발이가 등장해 소무를 빼앗으려고 하자, 노장은 옷을 벗어던지고 결사적으로 취발이와 싸운다. 그러나 결국 노장은 젊고 힘이 있는 취발이에게 패배한다. 노장은 취발이에게 소무 한 명을 빼앗기고, 다른 소무와 함께 도망한다. 취발이가 소무를 차지한 후, 소무는 취발이의 아이를 낳는다. 그러면 취발이가 아이에게 글을 가르친다.

제11과장 의막사령놀이

이 과장의 명칭은 쇠뚝이가 양반이 거처할 의막을 정하는 역할을 하므로, 그를 의막사령이라 부른 데서 생겼다. 샌님이 서방님과 도련님 그리고 하인인 말뚝이를 대동하고 놀이판에 등장하여 의막을 정할 것을 명한다. 말뚝이의 친구인 쇠뚝이는 명령을 받고 돼지우리를 임시 거처로 정한다. 그래서 양반들은 돼지 새끼로 야유를 받을 뿐만 아니라, 샌님은 언청이의 모습처럼 생긴 가면으로 풍자된다.

제12과장 포도부장놀이

샌님과 포도부장이 샌님의 첩인 소무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툰다. 샌님은 늙고 힘없는 무능한 존재로, 젊고 힘 있는 포도부장에게 소무를 빼앗긴다.

제13과장 신할아비와 미얄할미놀이

신할아비와 미얄할미가 놀이판에 나왔다가, 신할아비의 구박으로 미얄할미가 죽게 된다. 그래서 일찍이 집을 떠났던 남매인 도끼와 도끼누이가 모여들어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는 내용이다. 도끼누이가 무당 역을 맡아 미얄할미를 위해 굿을 한다.

(p.154-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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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암사 - 우리가 정말로 알아야 할 우리 고전

 

조웅전 - 김현양 (지은이), 김광배 (그림) 

황소에게 보내는 격문 외 - 조면희

가려뽑은 가사 - 박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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