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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III. 고전 문학 (서양)/4. 서양 - 고전 희곡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임수현 옮김, 민음사)

by handaikhan 2023. 2. 3.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1987년)

 

인간과 짐승이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건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p.38)

 

사람이란 스스로 견딜 수 있는 고통만을 가하고, 또 자신이 가할 수 없는 고통만을 두려워하는 법이니까요. (p.39)

 

그저 나무에 댛고 말하듯, 감옥의 벽에 대고 말하듯, 혹은 밤에 벌거벗고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산책하며 말하듯 그렇게 얘기하면 됩니다. (p.40)

 

정말로 끔찍하고 잔인한 건 한 인간이나 짐승이 다른 인간이나 짐승을 미완성의 상태로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p.40)

 

모욕은 되돌릴 수 없지만 친절은 되풀이할 수 있는 법이라. (p.54)

 

 

(작품해설)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있다. 코카인, 헤로인, 엑스터시.....

난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

도시의 뒷골목에서 흔히 부딪치게 되는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콜테스는 나와 타인 간의 관계를 이루는 본질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철학적이고 집요한 성찰을 담은 연극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를 구상했다.

작품은 콜테스가 겪은 실제 사건과 마찬가지로 한 딜러가 불현듯 자신에게 찾아온 손님에게 말을 거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딜러는 손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집요하게 묻고, 그 욕망이 어떠한 것이든 자신이 제공할 수 있다며 거래를 제안한다. 손님은, 자신은 우연히 이곳까지 오게 된 것뿐이며,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고, 스스로의 욕망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으므로 딜러가 먼저 가진 것들을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 딜러는, 자신의 역할은 타인의 욕망에 이름을 붙여주고, 그럼으로써 그 심연을 메워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손님 또한 부여받은 역할을 해줄 것을, 그리하여 진정한 관계를 맺기를 갈망한다. 손님은, 자신은 어떠한 기억도, 뿔도, 따라서 욕망도 없음을 거듭 밝히며, 본색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무리한 요구만 거듭하는 딜러의 위선과 무능력을 비난한다. 자신의 호의와 기다림이 좌절된 것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딜러와 각자의 영역을 고수할 것을 주장하는 손님은 끝내 화해에 이르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닫는다.(p.155-157)

 

내가 은밀하게 지니고 있는 욕망의 이름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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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마리 콜테스(Bernard-Marie Koltès, 1948~1989)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마흔네 살의 나이로 요절한 프랑스의 배우이자 희곡작가. 『로베르토 주코』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등의 작품으로 제2의 사뮈엘 베케트로 불리며,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표하는 현대 연극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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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이와 개들의 싸움 -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 (이선형 옮김, 연극과인간)

사막으로의 귀환 -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 (유효숙 옮김, 연극과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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