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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VI. 현대 인문, 교양, 역사/1. 동양 - 인문, 교양, 역사

다 지나간다 - 지셴린 (허유영 옮김, 추수밭(청림출판)

by handaikhan 2023. 2. 3.
지셴린 - 다 지나간다

쓸모없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어떻게 보낼 수 있겠는가?
일어나 춤추며 그림자와 놀아도 어찌 인간 세상만 하리오. (p23)
 
水調歌頭 - 蘇軾 (수조가두-소동파)
明月幾時有, 把酒問靑天(명월기시유, 파주문청천)
밝은 달은 언제부터 있었는지 잔을 들어 푸른 하늘에 물어본다.
不知天上宮闕, 今夕是何年 (부지천상궁궐, 금석시하년)
하늘나라의 궁궐은 오늘 저녁, 어떤 해일까?
我欲乘風歸去, 惟恐瓊樓玉宇, 高處不勝寒( 아욕승풍귀거, 우공경루옥우, 고처불승한)

 

바람을 타고 돌아가고 싶지만 옥으로 지은 누각과 집들이 높은 곳이라 추위를 이기지 못할까 두렵다.
起舞弄淸影, 何似在人間 (기무롱청영, 하사재인간)
일어나 춤추고 맑은 내 그림자와 노니 어찌 인간 세상에 있는 것과 같으랴?
轉朱閣, 低綺戶, 照無眠 (전주각, 저기호, 조무면)
달은 붉은 누각을 돌아 창으로 내려와 잠 못 드는 나를 비춘다.
不應有恨, 何事長向別時圓? (불응유한, 하사장향별시원)
원망이 있을 턱이 없겠지만 무슨 일로 얄궂게 헤어져 있을 때 둥글까?
人有悲歡離合, 月有陰晴圓缺, 此事古難全(인유비환이합, 월유음청원결, 차사고난전)
사람에겐 슬픔과 기쁨, 헤어짐과 만남이 있고 달에겐 흐림과 맑음, 차고 기움이 있으니 이 일은 예로부터 온전하기 어려웠네.
但願人長久, 千里共嬋娟 (단원인장구, 천리공선연)
단지 바라는 것은 우리(나와 동생) 오래 살아 천리 밖에서도 저 아름다운 달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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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궈웨이(왕국유)는 자신의 책 인간사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금을 통틀어 큰 사업이나 큰 학문을 이룬 사람은 반드시 세 가지 경지를 거쳤다
어젯밤의 서쪽 바람에 푸른 나무가 시들었는데, 홀로 높은 누각에 올라, 하늘 끝까지 이어진 길을 바라보네. 이것이 첫 번째 경지이고(몸이 말라) 옷과 허리띠가 점점 커져도 후회는 없고, 그대 그리는 마음은 더욱 초췌해진다네. 이것이 두 번째 경지다. 그리고 뭇 사람 속에서 수백 수천 번 찾다가, 홀연히 돌아보니 그대 그곳에 있네. 등불이 환하게 비추는 곳에. 이것이 세번째 경지다. (p41)
 
 蝶戀花 / 晏殊
欄菊愁煙蘭泣露 (난국수연란읍로) 난간 옆 국화는 안개 속에 쓸쓸하고 난은 울어 이슬 맻혔네
羅幕輕寒 (나막경한) 비단 장막에 가벼운 한기 드니
燕子雙飛去 (연자쌍비거​) 제비 쌍쌍이 날아간다
明月不諳離恨苦 (명월불암리한고) 명월은 이별의 아픔 알지 못하는 듯 
斜光到曉窄朱戶 (사광도효착주호) 비스듬히 새벽 문틈으로 들어온다
昨夜西風凋碧樹 (작야서풍조벽수) 어젯밤 서풍 불어 푸른 나무 시듦에
獨上高樓 (독상고루) 홀로 높은 누각에 올라
望盡天涯路 (망진천애로) 하늘 저 먼 길 하염없이 내려다본다
欲寄彩箋兼尺素 (욕기채잔겸척소) 한 장 편지 보내려 해도
山長水闊知何處 (산장수활지하처) 산 멀고 물 넓어 어디로 보낼까
 
 蝶戀花 - 柳永
佇倚危樓風細細 (저의위루풍세세) 높은 누각에 우두커니 기대니 산들바람 살랑살랑
望極春愁 (망극춘수) 먼 하늘 봄날 시름이
睦睦生天際 (목목생천제) 하늘 끝에서 흐릿하게 자라나고 있네
草色煙光殘照裏 (초색연광잔조리) 안개 자욱한 초목엔 석양 비추는데
無言誰會憑欄意 (무언수회빙란의) 말없이 난간에 기댄 심정 누가 알까
擬把疎狂圖一醉 (의파소광도일취) 훌훌 털고 술에 취해 보려
對酒當歌 (대주당가) 술잔을 들고 노래 불러도
强樂歡無味 (강락환무미) 억지로 즐기려니 재미가 없네 
衣帶漸寬終不悔 (의대점관종불회) 옷과 허리띠 느슨해져도 아무런 후회 않으리
爲伊消得人憔悴 (위이소득인초췌​) 그대 위해 기꺼이 초췌해지리니
 
 靑玉案·元夕 - 辛棄疾
東風夜放花千樹 (동풍야방화천수) 밤중에 봄바람 선듯 부니 꽃핀 듯 수많은 등불 걸렸고
更吹落星如雨 (경취락성여우) 잇달아 소리내며 떨어지는 불꽃은 유성처럼 흩날린다  
寶馬雕車香滿路 (보마조거향만로) 아름다운 마차는 길에 가득하고
鳳簫聲動 (봉소성동) 퉁소소리 그윽하게 들려온다  
玉壺光轉 (옥호광전) 아름답게 채색된 등 바람에 나부끼고
一夜魚龍舞 (일야어룡무) 한밤에 어룡등魚龍燈 춤을 추는데  
蛾兒雪柳黃金縷 (아아설류황금루) 예쁘게 치장한 아가씨들은
笑語盈盈暗香去 (소어영영암향거) 웃고 떠들면서 향기 흩날리며 가는구나  
衆裏尋他千百度 (중리심타천백도) 인파 속을 그대 찾아 수없이 헤매다가
驀然回首那人却在 (맥연회수나인각재) 홀연히 고개 돌려보니 그대 서있네
燈火爛柵處 (등화란책처) 등불 희미한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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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셴린(季羨林, 1911년 8월 6일 ~ 2009년 7월 11일)
중국의 언어학자, 문학자, 동방학자, 번역가.
중국 산둥(山東)성 린칭(臨淸)시에서 태어났으며 1930년~1934년 칭화 대학(淸華大學) 서양문학과에서 수학하고 1935년 독일의 괴팅겐 대학에 건너가 유학했다. 1941년 동 대학 발트슈미트(E.Waldschmidt)의 지도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남아 교편을 잡다가 1946년 중화민국에 돌아가 칭화 대학의 스승 중 하나였던 천인커(陳寅恪)의 추천을 받아 베이징 대학(北京大學) 동방어문학부 주임 교수로 부임, 동방학 분야의 학과 창설과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79년 베이징 대학 남아시아 연구소장, 1984년부터 동 대학 부총장을 지냈다. 인도어문학, 불교사, 비교문화, 문예학 분야에서 업적과 저술을 남겼다. 총 24권의 «지셴린문집» 등이 있다. 만년에 지식인으로서 겪은 문화대혁명에 대한 책인 '우봉잡억'을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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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잡기 - 지셴린 (허유영 옮김, 뮤직트리)

인생 - 지셴린 (이선아 옮김, 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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