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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IV. 고전 인문/1. 동양 - 고전 인문학

십우도 – 오쇼 라즈니쉬 (손민규 옮김, 태일출판사)

by handaikhan 2023. 2. 3.

 

오쇼 라즈니쉬 - 십우도

 

일우도(심우)

아득히 펼쳐진 이 세상의 초원에서                 

우거진 숲을 헤치고 소를 찾아나섰다.

이름 없는 강을 따라가다가 첩첩 산중에서 길을 잃었구나.

힘은 빠지고 마음은 피로한데 소를 찾을 수가 없도다.

단지 들리는 것은 늦저녁 나뭇가지에서 매미 우는 소리뿐.

 

이우도(견적)

물가의 나무 아래에서 드디어 발자국을 발견했다.

방초를 헤치고서 그의 자취를 보았다.

설령 깊은 산 속에 있다 해도

하늘을 향한 그 코를 어찌 숨길 수 있으리오.

 

삼우도(견우)

노란 꾀꼬리 가지 위에 지저귀고

햇볕은 따사하고 바람은 서늘한데

언덕의 푸른 수양버들

여기에 소가 숨을 곳은 없다.

어느 누가 위풍당당한 소뿔을 그려낼 수 있으리오.

 

사우도(득우)

혼 힘을 다해 그 놈을 잡았으나

힘이 세고 사나워 다스리기 어려워라.

어느 땐 구름보다 더 높고 고원 위에 있고

어느 땐 들어가기도 힘든 깊은 골짜기 안에 서 있도다.

 

오우도(목우)

채찍과 고삐를 떼놓지 않음은

멋대로 걸어서 진흙 속으로

들어갈까봐 염려하기 때문이다.

잘 길들이면 자연히 온순해지리니

그때에는 고삐를 잡지 않아도 주인을 따르리라.

 

육우도(기우귀가)

소를 타고 유유히 집으로 돌아가노라니

나의 피리 소리 저녁놀에 실려간다.

한 박자 한 곡조가 한량없는 뜻이려니

이 가락을 듣는 사람 모두가 나와 어울릴 것이다.

 

칠우도 (도가망우)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사람은 한가롭고 소 또한 편히 쉬네

붉은 해가 솟아올라도

여전히 꿈꾸는 것 같으니

채찍과 고삐는 초가삼간에 부질없이 놓여있네.

 

팔우도(인우구망)

채찍과 고삐, 사람과 소 모두 비었으니

이 허공은 너무나 광막하여 소식을 전하기 어렵구나.

붉은 화로의 불꽃이 어찌 눈()을 용납하리오.

이 경지에 이르러서야 조사의 발자취를 보노라.

 

 

구우도(반본환원)

근원으로 돌아와 돌이켜보니

너무나 많은 발걸음을 옮겼구나.

차라리 애초부터 장님이나 귀머거리 같은 것을!

암자 안에 거주할 때에는

밖의 사물을 인지하지 않나니,

강물은 고요히 흐르고 꽃은 절로 붉구나.

 

십우도(입전수수)

맨가슴 맨발로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니

재투성이 흙투성이라도 기쁨이 가득.

수명을 연장시키는 비법 따위를 쓰지 않아도

마른 나무에 당장 꽃이 피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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