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책의 향기
IV. 고전 인문/1. 동양 - 고전 인문학

손자병법 (화산의 온통 손자병법) - 화산 (이인호 옮김, 뿌리와 이파리)

by handaikhan 2023. 3. 3.

화산의 온통 손자병법 (이인호 옮김, 뿌리와 이파리)

 

손무 - 손자병법 (기원전 5세기)

 

제1편 계

손자가 말했다. 전쟁이란 국가의 대사로서 생사가 갈리는 지점이고 존망이 걸려 있는 길이니 자세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다섯 분야를 기준으로 적과 나의 우열을 비교하여 승부의 정황을 탐색한다. 다섯 분야란 첫째는 도, 둘째는 천, 셋째는 지, 넷째는 장, 다섯째는 법이다. 도란 백성과 군주의 뜻이 같은 것이다 (道天地將法). 그러므로 함께 죽을 수도 있고, 함께 살 수도 있으니 백성은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천이란 낮과 밤, 추위와 더위이니, 곧 계절이다. 땅이란 높고 낮음, 멀고 가까움, 험하고 평탄함, 넓고 좁음, 삶과 죽음의 갈림길이다. 장군이란 지혜, 믿음, 사랑, 용기, 위엄을 갖추어야 한다. 법이란 조직, 편제, 지휘 시스템, 인사 제도, 물자 관리와 재무 제도를 말한다. 이상 다섯 가지는 장군으로서 몰라서는 안된다. 아는 자는 이기고 모르는 자는 이길 수 없다. 그러므로 적과 나의 우열을 비교하여 승부의 정황을 탐색한다. 어느 편의 군주가 정치력이 있는가, 어느 편의 장군이 유능한가, 천시와 지리는 누가 얻었는가, 법령은 어느 편이 집행되는가, 병사는 어느 편이 강한가, 사병은 어느 편이 숙련되었는가, 상벌은 어느 편이 분명한가, 나는 이런 것으로 승부를 알 수 있다.

장차 나의 계산을 들으면 그로써 반드시 승리할 것이니 나는 머무를 것이다. 장차 나의 계산을 듣지 않으면 그로써 반드시 패배할 것이니 나는 떠날 것이다.

(내적으로 기본적인) 계산이 유리하게 나와 전쟁을 하게 되면, 이제 형세에 따라 외적으로 지원한다. 기세란 유리하게 임기응변하는 것이다. 전쟁이란 속이는 길이다. 유능하지만 무능하게 보여라. 유용함에도 무용하게 보여라. 가까이 공격하려면 먼 곳을 공격하라, 멀리 공격하려면 가까운 곳을 공격하라. 이익으로 유인하고 이성을 잃으면 제압하라. 적이 견실하면 대비하고 적이 강하면 피하라. 화나게 하여 흔들어라. 비굴하게 행동하여 교만케 하라. 편안하다면 피곤하게 만들어라. 화목하면 이간질하라. 무방비인 곳을 공격하고 예상 밖의 곳을 출격하라. 이는 장군의 승리 비결이므로 사전에 새어나가서는 안 된다.

무릇 전쟁 전에 계산하여 이긴다 함은 승산이 높다는 것이다. 전쟁 전에 계산하여 이기지 못한다 함은 승산이 낮다는 것이다. 승산이 높으면 이긴다. 승산이 낮으면 이기지 못한다. 하물며 승산이 없다면 말해 무엇하겠는가! 나는 이로써 관찰하는 것이니 승부가 드러난다.

 

제2편 작전

손자가 말했다. 무릇 전쟁을 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으로 가벼운 전거 1000량, 무거운 수레 1000량, 무장 사병 10만 명, 천 리 밖으로 운송해야 할 식량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전방 후방의 비용, 외교 사절과 고문단의 비용, 무기 수리용 아교와 칠 등의 재료비, 전거와 갑옷의 유지비 등 매일 천금을 지출해야 비로소 10만의 병력이 출동할 수 있다.

전쟁을 하여 이기고 있어도 오래 끌면 공세가 둔해지고 사기가 떨어진다. 그런 상황에서 성을 공격하면 힘이 달리고 오랫동안 군대가 작전하면 국가의 재정이 부족해진다.

무릇 공세가 둔해지고 사기가 떨어지고 힘이 달리고 물자가 고갈되면 다른 제후들이 위급한 틈을 타 침범하는데 비록 지혜로운 자라 하더라도 대책이 없게 된다. 그러므로 작전은 '졸속'으로 해야지 고난도 전략도 오래 버티지는 못한다.

무릇 전쟁을 오래 하면 국가에 유리할 일이 없다. 그러므로 전쟁의 해로움을 낱낱이 알지 못하는 자는 전쟁의 이로움을 낱낱이 알 수 없다.

전쟁을 잘하는 자는 징병을 두 번 하지 않고, 양식을 세 번 싣지 않는다. 군수 물자는 국내에서 조달하나 양식은 적국으로부터 빼앗아 해결하니 군량미는 충분하다. 국가가 전쟁으로 빈곤해지는 이유는 멀리 양식을 운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멀리 양식을 운반하게 되면 백성이 빈곤해진다. 군대 주둔지 주변은 물가가 급등하는데, 물가가 급등하면 백성의 재화가 고갈된다. 재화가 고갈되면 세금과 노역이 급증한다.

국력이 소진되고 재화가 고갈되면 국내는 집집마다 파산하여 백성의 재산은 70페센트가 소모된다. 정부의 재정도 차량의 파손, 마필의 노후, 갑옷, 화살과 쇠뇌, 창과 작은 방패 그리고 전거용 대형 방패, 우마차의 손실 등으로 60퍼센트가 소모된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장수는 적국에서 식량을 적극 조달한다. 적의 식량 1종을 앗아 먹으면 아군의 식량 20종에 해당한다. 적의 여물 1석은 아군의 여물 20석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적을 죽이는 원동력은 분노요, 적의 물자를 탈취하는 원동력은 포상이다.

전거를 타고 싸우는 전쟁에서 적의 전거를 10량 이상 노획하면 가장 먼저 빼앗은 자에게 포상한다. 전거의 깃발을 바꾸어 아군으로 편성하고 아군을 태운다. 포로는 잘 대우하여 비축하면 적을 이길수록 아군의 세력이 더욱 강해진다. 그러므로 전쟁은 속전속결을 귀히 여기며 장기전을 천히 여긴다. 따라서 전쟁을 아는 장군은 백성의 생사를 관리하는 자이며 국가의 안위를 주재하는 자이다.

 

제3편 모공

손자가 말했다. 군대를 지휘하는 원칙은 나라를 온전히 함이 최상이다. 나라를 파괴함이 그다음이다. 군을 온전히 함이 최상이다. 군을 파괴함이 그다음이다. 여를 온전히 함이 최상이다, 여를 파괴함이 그다음이다. 졸을 온전히 함이 최상이다. 졸을 파괴함이 그다음이다. 오를 온전히 함이 최상이다. 오를 파괴함이 그다음이다. 그러므로 백전백승은 최고가 아니다. 싸우지 않고 적의 군대를 꺾는 것이 최고이다.

그러므로 최고의 전략은 적국의 전략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고, 그다음이 외교적으로 무력화하는 것이고, 그다음이 상대 병졸을 공격하는 것이고, 그다음은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성을 공격하는 것은 부득이한 방법이다. 큰 방패와 공격용 수레를 정비하고 기계를 마련하려면 석 달이 걸려야 한다. 언덕을 쌓아 대치하려면 또 석 달이 걸린다. 장군이 분을 못 이기고 병사를 성벽에 기어오르게 하여 병졸의 삼분지 일을 죽이고도 성을 함락하지 못하면 이는 공격의 재앙이다.

그러므로 용병에 능한 자는 적을 굴복시키되 전쟁으로 하지 않는다. 적의 성을 함락하되 공격으로 하지 않는다. 적국을 무너뜨리되 오래 끌지 않는다. 반드시 온전함으로 세상에서 싸우기에 병력이 손상되지 않고 이익이 온전히 확보될 수 있다. 이것이 공격을 준비하는 원칙이다.

그러므로 용병의 원칙은 열 배의 병력이면 포위하고, 다섯 배의 병력이면 공격하고, 두 배의 병력이면 나눠서 공격하고, 대등한 병력이라면 싸울 수 있고, 적보다 병력이 적으면 도망가고, 적보다 실력이 약하면 피한다. 전력이 약한 군대가 고집스럽게 저항하면 강한 적에게 잡힌다.

무릇 장군은 나라를 보좌하는 자이다. 보좌를 잘하면 나라가 필히 강해지고, 보좌를 못하면 나라가 필히 약해진다.

그러므로 군주가 군대의 근심이 되는 일이 셋 있다. 군대가 진격해서는 안 되는 것을 모르고 진격하라 명령한다. 군대가 퇴각해서는 안 되는 것을 모르고 퇴각하라 명령한다. 이를 일러 군대에 고삐를 물린다고 한다. 삼군의 일을 모르면서 삼군의 업무에 간섭하면 병사들은 미혹된다. 삼군의 임기응변을 모르면서 삼군의 임명에 간섭하면 병사들은 의심한다. 삼군이 미혹되고 의심하면 제후들이 넘보니 재난이 닥친다. 이를 일러 군대를 혼란스럽게 하여 적에게 승리를 안긴다고 한다.

그러므로 승리를 에상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조건이 있다. 싸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알면 승리를 예상할 수 있다. 많고 적은 병졸의 사용법을 인식하면 승리를 예상할 수 있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욕심이 같으면 이긴다. 대비로 무방비를 대할 때 이긴다. 장군이 유능하고 군주가 간섭하지 않으면 이긴다. 이상 다섯 가지로 승리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말할 수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상대를 모르고 나를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진다. 상대를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위태롭다.

 

제4편 형

손자가 말했다. 옛날에 전쟁을 잘했던 자는 먼저 적이 나를 이길 수 없게 만들고 이어서 내가 적을 이기게 될 때를 기다린다. 불패는 나에게 있고, 이길 수 있음은 적에게 있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에게 패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적을 꼭 이길 수는 없다. 따라서 말한다. "승리를 예상할 수 있지만 억지로 할 수는 없다."

이길 수 없으면 지킨다. 이길 수 있으면 공격한다. 지킴은 내가 역부족이기 때문이고, 공격함은 나의 힘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잘 지키는 자는 지하 가장 깊은 곳에 숨고, 잘 공격하는 자는 하늘 가장 높은 곳에서 움직인다. 그러므로 스스로를 보전하고 완승할 수 있다.

승리의 예상이 다른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지 못하면 높은 수준이 아니다. 전쟁의 승리를 세상 사람들이 온통 칭찬하면 아주 잘한 승리가 아니다. 솜털을 들었다고 힘세다 하지 않고, 해와 달을 보았다고 시력 좋다 하지 않고, 천둥소리 들었다고 귀 밝다 하지 않는다. 옛날에 이른바 전쟁을 잘하는 사람은 쉽게 이길 전쟁에서 이겼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의 승리는 실수가 없는데, 실수가 없다 함은 조치한 바가 필승이니, 이미 패한 자를 이겼던 것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불패의 경지에 서서 적의 실수를 놓치지 않는다. 승리하는 군대는 미리 이겨놓고 싸우려 한다. 패배하는 군대는 먼저 싸워놓고 이기려 한다.

전쟁을 잘하는 자는 반드시 정치를 맑고 깨끗하게 하고 법률을 엄격히 집행하는데, 그러므로 부패한 정치를 이길 수 있다.

군사에는 다섯 범주가 있다. 첫째는 도, 둘째는 양, 셋째는 수, 넷째는 칭, 다섯째는 승이다 (度量數稱勝). 국토로부터 면적의 도가 나온다. 면적으로부터 생산 자원의 양이 나온다. 생산 자원으로부터 병졸의 수가 나온다. 병졸로부터 군사력을 저울질 하는 칭이 나온다. 군사력의 저울질로부터 승패의 승이 나온다. 그러므로 승리하는 군대는 마치 일로써 수를 저울질하는 것 같다. 승리자가 군대를 지휘하여 작전하는 것은 마치 8000척 높이의 호수를 터뜨려 계곡으로 물을 쏟아붓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곧 공격과 수비의 모습이다.

 

제5편 세

손자가 말했다. 다수를 소수처럼 관리할 수 있는 것은 나눔과 숫자 때문이다. 다수를 소수처럼 지휘하여 작전할 수 있는 것은 명령 때문이다. 삼군의 무리가 적의 공격을 받아도 결코 패하지 않는 까닭은 기병과 정병이 있기 때문이다. 군대가 진격할 때 마치 돌로 달걀을 치는 것과 같음은 실한 곳을 피하고 허한 곳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무릇 전쟁은 정으로써 대결하고, 기로써 승리한다. 그러므로 기병을 잘 다루는 자는 하늘과 땅처럼 무궁하고 강과 바다처럼 마르지 않는다. 끝에 이르면 다시 시작함은 마치 해와 달 같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남은 마치 춘하추동 사계와 같다. 소리는 다섯에 불과하나 다섯 음으로 만들어내는 소리의 변화는 아무리 들어도 끝이 없다. 색깔은 다섯에 불과하나 오색의 변화는 이루 다 볼 수 없다. 맛은 다섯에 불과하나 그 변화는 이루 다 맛볼 수 없다. 그러므로 전투의 형태는 기와 정의 두 가지만 기와 정의 전환은 끝을 알 수 없다. 기와 정이 서로를 생성시킴은 끝이 없이 순환하는 고리와 같다. 누가 그 끝을 밝혀내랴!

격류의 빠름이 돌까지 띄움은 기세 때문이다. 맹금의 빠름이 새를 박살냄은 시간과 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기세가 맹렬하고 시간과 거리가 짧다. 맹렬한 기세는 활시위를 당김과 같고, 짧은 시간과 거리는 방아쇠를 당김과 같다. 혼란스러워 보여도 질서 정연하고, 정신없어 보여도 허점이 없으니 패하지 않는다. 무질서는 질서로부터 나왔고, 비겁은 용기로부터 나왔고, 약함은 강함으로부터 나왔다. 혼란과 질서는 편제의 문제이고, 용감과 비겁은 형세의 문제이고, 강함과 약함은 실력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적을 잘 흔드는 자는 모습을 보이면 적은 반드시 따른다. 적에게 주면 적은 반드시 취한다. 이익으로 적을 흔들고 강병으로 처한다. 전쟁을 잘하는 자는 대세에 요구할 뿐 사람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람을 가려 뽑고 대세에 맡긴다. 대세에 맡기는 자는 사람을 지휘하여 싸울 때 나무나 돌을 굴리듯 한다. 나무나 돌의 성격은 평평한 곳에 놓으면 조용하고 기운 곳에 놓으면 움직인다. 모진 목석은 멈추고 둥근 목석은 나아간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가 유리하게 조성한 형세는 마치 8000척 높이의 산에서 둥근 바위를 굴려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 이것이 곧 기세氣勢, 지세勢, 인세勢다!

 

제6편 허실

손자가 말했다. 무릇 먼저 전쟁터에 도착하여 적을 기다라는 자는 여유가 있고, 늦게 전쟁터에 도착하여 서둘러 싸우는 자는 피곤하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을 동원하지 적에게 동원되지 않는다. 적이 제 발로 오게 하려면 이익을 던져라. 적이 오지 못하게 하려면 손해를 끼쳐라. 그러므로 적이 편안하면 적을 괴롭힐 수 있어야 하고, 적이 배부르면 적을 굶길 수 있어야 하고, 적이 안정되면 적을 흔들 수 있어야 한다. 적이 미처 구하러 오지 못할 곳을 공격하라. 적이 생각지 못한 곳으로 급히 진격하라. 천리를 행군해도 힘들지 않음은 무인지경을 가기 때문이다.

공격하면 반드시 승리하는 이유는 지키지 않은 곳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지키면 반드시 견고해지는 이유는 공격하지 않을 곳도 지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격을 잘하는 자는 적이 지켜야 할 곳을 모른다. 잘 지키는 자는 적이 공격해야 할 곳을 모른다. 미묘하고 미묘하여 흔적을 알 수 없고, 신기하고 신기하여 동정을 알 수 없으니 적의 생명을 좌우하는 주재자가 될 수 있다. 진격할 때 막지 못함은 허를 찌르기 때문이다. 퇴각할 때 추격하지 못함은 신속하여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싸우고자 하면 적이 비록 성채를 높이 쌓고 해자를 깊게 파서 방어에만 전념하려 해도 결국 나와 싸우지 않을 수 없음은 내가 공격하는 곳은 적이 반드시 구조해야만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내가 싸우고 싶지 않아 상징적으로 땅에 줄을 긋고 방어한다 하더라도 적이 나와 싸울 수 없음은 적이 공격하려는 곳을 내가 이미 의심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적의 모습을 드러내고 내 모습이 없어지면 나는 모이고 적은 나뉜다. 나는 모여서 하나가 되고 적은 나뉘어 열이 된다.이것은 열로써 하나를 공격하는 것이니 나는 많아졌고 적은 적어졌다. 다수로 소수를 친다는 것은 내가 싸울 자가 적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싸울 곳을 적은 모른다. 적은 모르니 적이 대비해야 할 곳은 많다. 적이 대비해야 할 곳이 많으면 곧 내가 싸울 적은 적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이 앞을 대비하면 뒤가 부족해지고, 뒤를 대비하면 앞이 부족해진다. 따라서 좌를 대비하면 우가 부족해지고, 우를 대비하면 좌가 부족해진다. 대비하지 않는 곳이 없으면 부족하지 않은 곳이 없게 된다. 소수가 되는 이유는 대비하기 때문이다. 다수가 되는 이유는 대비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싸울 곳을 알고 싸울 날을 알면 천 리를 가서도 교전할 수 있다. 싸울 곳과 싸울 날을 모르면 왼쪽이 오른쪽을 구할 수 없고 오른쪽이 왼쪽을 구할 수 없다. 앞이 뒤를 구할 수 없고 뒤가 앞을 구할 수 없다. 하물며 멀게는 수십 리, 가깝게는 몇 리나 떨어져 있음에요?

제가 헤아리건대 월나라 병력이 많다 해도 승패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말한다. 승리는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다. 적군이 비록 많아도 못 싸우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쌍방의 전술을 분석하여 이해득실을 계산할 수 있다. 적을 자극하여 동정動靜의 이치를 안다. 모습을 드러내어 지형의 허실을 안다. 견주어 보면 남는 곳과 부족한 곳을 안다. 그러므로 겉으로 드러나는 용병술의 극치는 모습이 없는 경지에 이른다. 정해진 모습이 없으니 깊게 파고든 간첩도 엿볼 수 없고 지혜로운 자도 대책이 없다. 적의 모습에 따라 거둔 승리를 사람들 앞에 놓아도 사람들은 알아볼 수 없다. 사람들은 모두 내가 이긴 모습은 알지만 내가 어떻게 이겼는지는 모른다. 그러므로 싸워 이기는 방법이 중복되지 않으며 적의 모습에 무궁하게 적응한다.

작전 방식은 마치 물과 같다. 물의 모습은 높은 곳에 피해 낮은 곳으로 달린다. 작전의 방식은 실한 곳을 피해 허한 곳을 친다. 물은 지형에 따라 흐름의 방향을 정하고 작전은 적의 상황에 따라 승리할 방식을 정한다. 그러므로 작전은 고정된 방식이 없고 물은 고정된 모습이 없다. 적의 변화에 따라 승리하는 자를 일러 용병술의 신이라 한다. 그러므로 오행은 항상 상극할 수 없고 사계절은 항상 같은 자리일 수 없다. 해도 길고 짧아지며 달도 찼다가 기운다.

 

제7편 군쟁

손자가 말했다. 무릇 용병의 절차는 장군이 군주로부터 명을 받아, 병졸을 합하고 민중을 모아, 적과 대치하여 병영을 구축하고 주둔하는데, 양쪽 군대가 승리를 다투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 군대가 승리를 다툴 때 어려운 점은 돌아감을 질러감으로 알고, 곤란함을 유리함으로 전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멀리 돌아가면서 이익으로 유인하면, 적보다 늦게 출발해도 적보다 먼저 도착한다. 이것이 돌아감과 질러감의 계략을 아는 것이다. 군대가 다투어 유리해지기도 하고 군대가 다투어 위험해지기도 한다. 전군이 군수품을 대동하고 출전하면 예정된 곳에 이르지 못한다. 군수품을 내려놓고 출전하려면 군수품은 버리게 된다. 이런 고로 갑옷을 말아두고 달릴 때 주야를 쉬지 않고 평소의 곱절로 100리를 질주하여 승리를 다투면 삼군의 장군이 생포되는데, 강한 자는 앞서고 약한 자는 뒤처지니 그 비율은 10분지 1까지만 도착하기 때문이다. 50리를 달려 승리를 다투면 선봉부대의 장군이 좌절하니 먼저 도착하는 병사의 비율이 절반이기 때문이다. 30리를 달려 승리를 다투면 먼저 도착하는 병사의 비율은 3분지 2가 된다. 군대는 보급품이 없으면 망한다. 양식이 없으면 망한다. 군수품이 없으면 망한다. 제후국의 책략을 모르면 친교를 맺을 수 없다. 산과 숲, 험로, 늪과 호수의 지형을 모르는 자는 행군 할 수 없다. 향도를 활용하지 않는 자는 지형의 유리함을 얻을 수 없다. 그러므로 전쟁은 속임수로 일어서고 유리할 때 움직이며 병력의 분산과 집중으로 전술전략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므로 급속행군은 바람처럼 빠르다. 저속행군은 숲처럼 정연하다. 불처럼 공격한다. 산처럼 방어한다. 흐린 날처럼 엿보기 힘들고, 움직이면 천둥번개처럼 빠르다. 마을을 약탈할 때 모두에게 기회를 나누어 준다. 영토를 확장하면 그 이익을 장군에게 나누어 준다. 적군과 적장을 살핀 후에 움직인다. 돌아감과 질러감의 계략을 먼저 아는 자가 이긴다. 이것이 군대의 승리의 법칙이다.

<군정>에서 말했다. 말이 서로 들리지 않으니 징과 북을 사용한다. 모습이 서로 보이지 않으니 깃발을 사용한다. 무릇 징, 북, 깃발은 사람의 이목을 통일할 수 있다. 사람들의 이목이 통일되면 용감한 자는 홀로 진격하지 않고 겁쟁이는 홀로 후퇴하지 않으니 이것이 무리를 다루는 법이다. 그러므로 밤에 진행하는 전투는 불빛과 북을 많이 사용하고 낮에 진행하는 전투는 깃발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사람들의 눈과 귀에 적절하게 맞추어 지휘 신호를 바꾸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삼군의 사기를 빼앗을 수 있다. 장군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다. 아침에는 사기가 날카롭고, 낮에는 사기가 떨어지고, 밤에는 사기가 바닥이라 돌아가 쉬고 싶어진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날카로운 기운을 피하고 늘어져 돌아가 쉬고 싶은 기운을 공격한다. 이것이 사기를 다스리는 방법이다. 정연함으로 혼란함에 대처하고, 침착함으로 소란스러움에 대처한다면 이는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가까이 가서 멀리 오는 것에 대처하고, 휴식으로 피곤함에 대처하고, 배부름으로 배고픔에 대처한다면, 이는 힘을 다스리는 것이다. 깃발이 정연한 적을 요격하지 않고, 진용이 당당한 적을 공격하지 않음은 변화를 다스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병력을 운용하는 방법은 이렇다. 높은 곳에 있는 적을 향해 공격하지 말라. 고지를 등지고 있는 적을 정면으로 공격하지 말라. 패배를 위장한 적을 추격하지 말라. 적의 예봉을 공격하지 말라. 적의 미끼 병력을 먹지 말라. 본국으로 귀환하는 적의 부대를 막지 말라. 적을 포위하면 탈출구를 비워 놔라. 궁지에 몰린 적을 압박하지 말라. 이것이 병력을 운용하는 방법이다. 

 

제8편 구변

손자가 말했다. 무릇 용병이 절차는 장군이 군주로부터 명을 받아, 병졸을 합하고 민중을 모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습지에 주둔하지 말라. 사통팔달한 지역에서는 제후와 친교를 맺어라. 물이 없고 풀이 없고 땔감이 없는 곳에는 머물지 말라. 쉽게 포위당할 곳에 있으면 속히 계략을 짜라. 죽을 곳에 몰렸으면 사력을 다해 싸웠다. 갈 수 있는 길이 있지만 가지 않는다. 칠 수 있는 적이 있지만 치지 않는다. 성이 있지만 공격하지 않는다. 점령할 수 있는 땅이 있지만 점령하지 않는다. 군주의 명령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장군이 아홉 가지 임기응변의 유리함에 통달하면 군대를 지휘할 줄 아는 것이다. 장군이 아홉 가지 임기응변의 유리함에 통달하지 못하면 비록 지형을 안다고 해도 지형의 유리함을 얻지 못할 것이다. 군대를 다스릴 때 아홉 가지 임기응변의 전술을 모르면 비록 다섯 가지 유리함을 알더라도 병사의 전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이런 까닭에 지혜로운 장군의 심사숙고에는 반드시 이해득실이 모두 들어 있다. 불리해도 유리한 조건을 볼 수 있으니 승리에 대한 믿음이 제고될 수 있다. 유리해도 불리한 조건을 볼 수 있으니 화를 제거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해롭게 만들어 제후를 굴복시키고, 일을 만들어 제후를 힘들게 하고, 이익을 만들어 제후를 오게 한다. 그러므로 전쟁을 할 때는 적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 말라. 나에게 의지하여 미리 준비함으로써 기다려라. 적이 공격하지 않기를 기대하지 말라. 나에게 의지하여 미리 대비함으로써 공격하지 못하게 하라.

장군에게는 다섯 가지 위험이 있다. 필사의 각오로 날뛰는 성격은 죽일 수 있다. 살려고 안달하는 성격은 생포할 수 있다. 쉽게 화내는 성격은 모욕할 수 있다. 청렴결백한 성격은 타락하게 할 수 있다. 애족 애민 하는 성격은 힘들게 할 수 있다. 무릇 이 다섯 가지는 장군의 성격적 결함이며 교전할 때 크게 당할 수 있다. 군대를 무너뜨리고 장군을 죽이는 것은 필히 이 다섯 가지 위험 때문이니 경각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제9편 행군

손자가 말했다. 군대를 주둔하고 적을 관찰한다. 산지를 통과할 때는 골짜기로 지나가라. 남향을 확인하고 고지대에 주둔하라. 고지대를 향해 싸우게 되면 올라가려 하지 말라. 이것은 산지에서 행군하고 숙영하고 작전하는 방법이다. 물을 건넌 후 반드시 물길로부터 멀리 떨어지라. 적이 물을 건너오면 물길에서 맞이하지 말고 반쯤 건넜을 때 공격하면 유리하다. 싸우고자 한다면 물가에 붙어서 적을 맞이하지 말라. 남향을 확인하고 고지대에 위치하라.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지 말라. 남향을 확인하고 고지대에 위치하라.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지 말라. 이것은 강이나 물가에서 행군하고 숙영하고 작전하는 방법이다. 소금기 땅이나 습지대를 지나간다면 급히 통과해야지 머물러서는 안 된다. 만일 소금기 땅이나 습지대에서 적군과 만난다면 반드시 물과 풀을 가까이 하고 나무들을 등져야 한다. 이것은 소금기 있는 땅이나 습지대에서 행군하고 숙영하고 작전하는 방법이다. 평야에서는 개활지를 차지해야 한다. 우리측으로 고지를 등지고, 전면은 낮고 후면은 높아야 한다. 이것은 평야에서 행군하고 숙영하고 작전하는 방법이다. 이와 같은 네 가지 지형의 이점을 장악하여 황제는 사방의 추장을 이길 수 있었다.

무릇 군대가 주둔할 때는 높음을 좋아하고 낮음을 싫어한다. 양지를 귀히 여기고 믐지를 천히 여긴다. 물과 풀이 있는 곳에서 생명을 키우고 단단한 고지에 진지를 구축하면 군대는 아무런 질병도 없으니 이를 일러 필승의 군대라 한다. 언덕이나 제방에서는 반드시 남향으로 자리하고 우측으로 고지를 등진다. 이렇게 해야 교전에 유리하고 지형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상류에 비가 오면 물거품이 내려온다. 건너려면 안정되길 기다린다.

무릇 땅에는 절벽으로 둘러싸인 깊은 계곡, 우물 같은 분지, 감옥 같은 지형, 밀림 같은 숲, 함정 같은 늪지대, 땅이 갈라진 험한 골짜기가 있으니 반드시 신속히 떠나야지 접근하지 말라. 나는 멀리 벗어나고 적은 가까이 접근하도록 하며, 나는 마주 보고 적은 등지게 하라.

군대가 움직일 때 산이 높고 골이 깊은 험악한 지대, 하천이 종횡으로 연결되어 물이 많은 지대, 물이 고인 곳이나 낮은 웅덩이, 갈대밭, 나무가 많은 산지 등은 반드시 조심스레 거듭 수색하라. 이런 곳은 복병이 숨을 수 있는 곳이다.

적이 가까운데 조용함은 험한 지형에 의지하고 있음이다. 적이 멀리있는데 도전하는 것은 아군을 유인하려 함이다. 적이 개활지에 주둔하는 것은 유리함이 있기 때문이다.

나무들이 움직이는 것은 적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풀숲에 장애물이 많으면 아군을 현혹시키려는 것이다. 새가 날오오르면 그 밑에 복병이 있다. 들짐승이 놀라면 복병이 있는 것이다. 먼지가 높고 날카롭게 일면 전거가 오는 것이다. 먼지가 낮게 널리 깔리면 보병이 오는 것이다. 먼지가 흩어지며 막대 모양이면 땔감을 마련하는 것이다. 먼지가 적고 오락가락하면 병영을 구축하는 것이다.

말투는 겸손한데 전쟁 준비를 강화하면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말투가 강렬하고 돌격 태세를 보이면 그건 물러나려는 것이다. 전거가 먼저 나와 옆쪽에 도열하면 진을 치는 것이다. 구체적인 조건 없이 강화를 요청하면 음모가 있다. 분주히 병력과 전거를 배치하는 것은 결전을 준비하는 것이다. 반은 전진하고 반은 후퇴하면 유인하는 것이다.

지팡이에 의지하고 서 있다면 굶주린 것이다. 물을 길으러 온 병사가 먼저 마시면 군대가 목마른 것이다. 유리한데 전진하지 않음은 피곤하기 때문이다. 새가 모이면 막사가 비었다는 것이다. 밤에 소리치는 것은 두렵기 때문이다. 병영이 어지러운 것은 장군의 위엄이 없기 때문이다. 깃발이 마구 흔들리면 대오가 흐트러진 것이다. 군관이 화를 내는 것은 짜증내기 때문이다. 식량으로 말을 먹이고, 양식 운반용 소를 잡아먹고, 병영에서 밥을 짓지 않고, 병영으로 귀환하지 않으면 궁지에 몰린 적이다. 나직이 소곤대면 인심을 잃은 것이다. 상을 남발하면 곤란해진 것이다. 자주 징계함은 궁지에 몰린 것이다. 처음에는 엄격하다가 나중에는 부하를 두려워하면 제일 못난 장군이다. 겸손한 태도와 공손한 말씨는 쉬고 싶다는 것이다. 분노하여 출전했으나 교전하지도 않고 철수하지도 않으면 필히 신중하게 관찰해야 한다.

병력이 많다고 이익이 아니다. 맹목적으로 무모하게 돌진하지 않고, 힘을 합하고, 적을 파악하고, 인재를 뽑기만 하면 충분하다. 무릇 무모하면서 적을 우습게 보는 자는 필히 적에게 포로가 된다.

병사와 친하지 않은데 벌을 주면 복종하지 않는다. 복종하지 않으면 부리기 어렵다. 병사와 친해졌는데 처벌하지 않으면 부릴 수 없다. 그리하여 사랑으로 명령하고 군법으로 통제하니 이를 일러 필승의 군대라 한다. 법령을 평소에 집행하여 병사들을 지도하면 병사들은 복종하지 않는다. 법령이 평소에 잘 집행되는 것은 장군이 병사와 잘 지냄을 뜻한다.

 

제10편 지형

손자가 말했다. 지형에는 통형, 괘형, 지형, 애형, 험형, 원형이 있다. 내가 갈 수 있고, 적도 올수 있다. 이런 지형을 통형이라 한다. 통형에서는 남향의 고지대를 선점하고 식량보급로를 확보한 후에 교전하면 유리하다. 갈 수는 있지만 돌아오기 힘들다. 이런 지형을 괘형이라 한다. 괘형에서는 적이 무방비일 때 출격하면 승리한다. 적이 만약 대비했는데 출격하여 승리하지 못하면 돌아오기 힘들다. 불리하다. 내가 나서면 불리하고, 적이 나서도 불리하다. 이런 곳을 지형이라 한다. 지형에서는 적이 비록 나를 이익으로 유혹해도 나는 나서지 않는다. 병사를 이끌고 퇴각하여 적이 반쯤 나왔을 때 매복 공격하면 유리하다. 애형에서는 내가 먼저 점거하여 꽉 채운 후에 적을 기다린다. 만일 적이 애형을 먼저 차지하여 채웠다면 아군은 공격하지 말라. 채우지 않았다면 공격하라. 험형은 내가 선점해야 하는데 반드시 남향의 고지대를 차지하여 적을 기다린다. 만일 적이 먼저 차지했다면 군대를 이끌고 떠나야지 공격해서는 안 된다. 원형에서 양쪽의 병력이 비슷하면 도전하기 힘들다. 싸우면 불리하다. 무릇 이 여섯 가지는 지형을 이용하는 원칙이며 장군의 중대한 책임이니 자세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군대는 주, 이, 함, 붕, 난, 배의 상황이 있는데, 이 여섯 가지는 자연 재해가 아니라 장군의 잘못 때문이다. 세력이 균등한데 하나로 열을 공격하는 것을 주라고 한다. 병사는 강인한데 장교가 유약한 것을 이라 한다. 장교는 강인한데 병사들이 유약한 것을 함이라 한다. 젊은 장군이 분노하고 불복하여 적을 만나자 울분에 제멋대로 싸워도 대장군은 어쩌된 일인지 모르는 것을 붕이라 한다. 장군이 나약하고 위엄이 없어 통제와 지도가 안 되고, 군관과 사병이 제멋대로여서 출동하여 진을 치는데 좌충우돌하는 것을 난이라 한다. 장군이 적을 판단하지 못하여 소수로 다수와 교전하고 약한 병졸로 강적을 공격하거나 정예 병력을 뽑을 줄 모르는 것을 배라 한다. 무릇 이 여섯 가지는 패하는 지름길이며 장군의 막중한 책임이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무릇 지형이란 전쟁의 보조 수단이다. 적의 상황을 파악하여 승리하려면 지형의 험준함과 평탄함, 도로의 멀고 가까움을 계산하는 것은 상장의 직책이다. 이를 알고 싸우는 자는 필승하고, 이를 알지 못하고 싸우는 자는 필패한다. 그러므로 전황의 흐름상 필승이면 군주가 싸우지 말라고 해도 계속 싸워도 된다. 전황의 흐름상 필패이면 군주가 반드시 싸우라 해도 안 싸워도 된다. 따라서 진격함에 명예를 추구하지 않고 퇴각함에 형벌을 피하지 않는다. 오로지 백성을 보호하고 군주의 이익만 생각할 뿐이니 국가의 보배이다.

병사를 자기 아기로 생각한다면 함께 깊은 계속을 뛰어넘을 수 있다. 병사를 사랑하는 자식으로 본다면 함께 죽을 수도 있다. 너무 잘해주면 부릴 수 없고, 너무 사랑하면 명령할 수 없다. 엉망이어도 다스릴 수 없으니 마치 방자한 자식 같아 쓸데가 없다.

아군의 공격력만 알고 적의 방어력을 모르면 승률은 절반이다. 적의 방어력만 알고 아군의 공격력을 모르면 승률은 절반이다. 적의 방어력을 알고 아군의 공격력을 알지만 지형의 불리함을 모르면 승률은 절반이다. 그러므로 전쟁의 법칙을 아는 자는 군대를 움직여도 미혹되지 않고 조치를 취해도 변화무궁하다. 그러므로 지피지기하면 승리해도 위태롭지 않고, 천시와 지리를 알면 승리를 온전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11편 구지

손자가 말했다. 병력을 운용하는 방법에 따라 산지, 경지, 쟁지, 교지, 구지, 중지, 비지, 위지, 사지가 있다. 제후가 본국에서 싸우는 지역을 일러 산지라 한다. 타국의 영토로 들어갔으나 깊지 않은 지역을 일러 경지라 한다. 내가 얻으면 이익이고, 상대가 얻어도 이익인 지역이 쟁지이다. 내가 갈 수 있고, 적도 올 수 있는 지역을 교지라 한다. 제후의 땅이 세 나라에 속해 있어서 먼저 차지하면 천하의 무리를 얻을 수 있는 지역을 구지라 한다. 적의 영토로 깊숙이 들어가 ㅓㅇ읍을 많이 등진 지역이 중지이다. 산과 숲, 험준한 지역, 늪지대를 가야 하는데 무릇 지나기 힘든 지역을 비지라 한다. 들어가는 길은 좁고 빠져나갈 길을 돌아간다. 소수의 적이 다수의 아군을 공격할 수 있는 지역이 위지이다. 급히 싸우면 살고 급히 싸우지 않으면 망하는 지역이 사지이다. 그러므로 산지에서는 교전하지 말아야 한다. 경지에서는 주둔하지 말아야 한다. 갱지에서는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 교지에서는 끊어져서는 안 된다. 구지에서는 외교를 맺어야 한다. 중지에서는 약탈한다. 비지에서는 통과한다. 위지에서는 묘책이 필요하다. 사지에서는 싸워야 한다.

이른바 옛날에 전쟁을 잘했던 자는 적의 앞쪽과 뒤쪽의 군대가 서로 협동하지 못하게 한다. 주력 부대와 별동 부대가 상호 구원하지 못하게 한다. 군권과 병졸이 서로 돕지 못하고, 상관과 부하가 서로 받아주지 않게 한다. 병졸이 흩어져 모이지 않고, 병종리 집합해도 가지런하지 않게 한다. 유리하면 움직이고, 유리하지 않으면 멈춘다. 감히 묻건대, "적군이 질서정연하게 대거 몰려오는데 어떻게 대적해야 합니까?" 답 왈, "아끼는 바를 먼저 빼앗으면 말을 듣게 됩니다."

작전은 속도가 중요하다. 적이 미처 구조하지 못하게끔 에상 밖의 길로 신속히 행군하여 경계하지 않는 곳을 공격한다.

무릇 적국으로 들어가 싸울 때의 법칙은 이렇다. 아군이 정신을 집중하면 적이 이길 수 없다. 풍요로운 들에서 약탈하면 삼구는 양식이 충분해진다. 조심스럽게 쉬고 힘들지 않게 하면 사기가 오르고 역량이 집중된다. 병력을 움직일 때는 계산을 하고 전략을 세울 때는 예측하지 못하게 한다. 막다른 길로 몰면 병사는 죽어도 도주하지 않는다. 죽을 각오로 싸우는데 어찌 이기지 못할까. 군관과 병졸은 최선을 다한다. 병사가 위험에 빠지면 두려워하지 않고, 도망갈 수 없으면 단결하고, 깊이 들어가면 구속되고, 부득이하면 싸운다. 이런 까닭에 병사들은 훈련하지 않아도 알아서 경계를 서며, 격려하지 않아도 알아서 힘을 내며, 묶어주지 않아도 알아서 친해지며, 호령하지 않아도 알아서 기율을 준수한다. 미신을 금하고 의혹을 없애면 싸워 죽더라도 도주하지 않는다. 사졸이 재물을 탐하지 아니함은 재물을 싫어하기 때문이 아니다. 사졸이 목숨을 탐하지 아니함은 장수를 싫어하기 때문이 아니다. 결전 명령이 떨어지는 날, 앉아 있는 사졸은 눈물이 옷깃을 적시고, 누워 있는 사졸은 눈물이 턱을 적신다. 이런 사졸을 사지에 몰아넣으면 전제와 조귀처럼 용감해진다.

용병술에 능한 자는 비유컨대 '솔연'과 같다. '솔연'은 상산에 사는 뱀이다. 그 뱀의 머리를 때리면 꼬리가 덤비고, 꼬리를 때리면 머리가 덤빈다. 몸통을 때리면 머리와 꼬리가 동시에 덤빈다. 감히 묻건대, 군대를 솔연처럼 지휘할 수 있을까? 답하여 아뢰되, 가능합니다.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은 철천지원수이다. 그들이 같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널 때 폭풍우를 만나면 마치 양손처럼 상부상조한다. 그러므로 말을 묶고 바퀴를 묻어도 믿을 바가 못 된다. 하나같이 질서정연하고 용감한 것은 장군이 제대로 지휘했기 때문이다. 단단한 자와 물렁한 자가 모두 제 몫을 함은 지형 덕분이다. 그러므로 용병술에 능한 자는 전군이 협력하는 것이 마치 한 사람을 부리는 것 같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형세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장군의 업무 처리는 조용하고 깊으며 엄정해야 한다. 사졸의 이목을 어리석게 하여 작전 계획을 모르게 한다. 계획을 바구고 전략을 뒤집어 타인이 알지 못하게 한다. 주둔지를 바꾸고 행군을 우회하여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한다. 사령관이 임무를 주는 것은 위로 올라갔을 때 사다리를 치우는 것과 같다. 사령관이 군대를 이끌고 적의 영토로 깊숙이 들어가면 쇠뇌를 당긴 것과 같다. 배를 불사르고 솥단지를 깨면 마치 양 떼를 모는 듯 몰아가고 몰아오지만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삼군의 병사를 결집하여 험한 곳에 던진다. 이것을 장군의 일이라 한다. 아홉 지세에서의 임기응변, 형세 변화에 따른 탄력적 대응, 병사들의 심리에 대한 이해, 장군은 세삼히 관찰하여 장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릇 외국에서의 교전수칙은 깊이 들어가면 전념하고 얕게 들어가면 흩어진다. 본국을 떠나 국경을 넘어 출병하면 절지로 들어간 것이다. 사통팔달의 지역은 구지이다. 깊숙이 들어간 지역은 중지이다. 얕게 들어간 지역은 경지이다. 등 뒤로 견고한 보루가 있고 앞쪽으로 좁은 길이 나 있는 지역의 위지이다. 오도 가도 못하는 지역은 사지이다.

그러므로 산지에서는 병사들을 한마음이 되게 한다. 경지에서는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쟁지를 만나면 그 뒤로 급히 행군한다. 교지에서는 조심히 방어하도록 한다. 구지에서는 인접국과 외교를 단단히 한다. 중지에서는 식량이 이어지도록 한다. 비지에서는 얼른 지나가도록 한다. 위지에서는 틈새를 막아버린다. 사지에서는 모두에게 필사의 각오를 보인다.

병사들의 심리란 포위되면 방어하고, 부득이하면 싸우고, 위급하면 따른다. 그러므로 제후의 책모를 모르면 외교를 할 수 없다. 산림, 험지, 늪지의 지형을 모르면 행군할 수 없다. 향도를 사용하지 않으면 유리한 지형을 얻을 수 없다. 네댓 가지 중에 하나만 몰라도 패자의 군대나 왕자의 군대가 될 수 없다. 패왕의 군대가 대국을 정벌하면 그 나라는 분열되고, 적에게 위엄을 가하면 외교가 끊어진다. 그러므로 외교를 다투지 않고, 다른 제후를 키우지 않아도 그저 자신의 의도만 드러내고 위세를 적에게 가하면 적국의 성을 함락하고 적국을 무너뜨릴 수 있다. 법에 없는 상을 시행하고, 규정 밖의 명령을 반포한다. 삼군의 무리를 사용함이 마치 한 사람을 부리듯 한다. 병사에게 임무를 주되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는다. 병사에게 이익을 말할 뿐 손해를 알리지 않는다.

절망의 당에 던져야 보존할 수 있고, 죽음의 땅에 빠뜨려야 살아날 수 있다. 무릇 병사들을 위험에 빠뜨려야 승패를 조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휘하고 작전하는 일은 적의 의도에 따라주는 척하는 데 있다. 병력을 집중하여 적을 향하면 천 리 밖의 적장도 죽일 수 있으니 이를 일러 영리하게 일을 이룬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결정한 날, 관문을 봉쇄하고 통행증을 꺾어서 사절의 통행을 막는다. 진지하게 종묘에서 그 일을 상의하여 결정한다. 적이 문짝을 열면, 반드시 급히 들어간다. 적이 아끼는 바를 선점하고, 적의 허를 찌른다. 작전 계획을 실행할 때 적의 상황에 따라 수정하여 군사 행동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처녀 같으나 적이 문을 열면 탈출하는 토기처럼 나중에는 신속하여 적이 저항할 수 없다.

 

제12편 화공

손자가 말했다. 무릇 화공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화인인데 불로 병사를 태우는 것이다. 둘째는 화적인데 불로 물자를 태우는 것이다. 셋째는 화치인데 치중을 태우는 것이다. 넷째는 화고인데 창고를 태우는 것이다. 다섯째는 화대인데 불로 운송로와 병기를 태우는 것이다. 불을 놓을 때는 반드시 조건이 있다. 방화도구는 평소에 준비해야 한다. 방화는 때가 있고, 발화는 날이 있다. 때는 건조한 날씨이다. 날은 달이 기, 벽, 익, 진을 지나는 날이다. 대체로 달이 이 네 개 별자리를 지날 때 바람이 분다.

무릇 불로 공격할 때는 반드시 다섯 가지 상황 변화에 따라 대응해야한다. 적진에서 발화하면 얼른 병력을 투입한다. 불이 났을 때 적진이 조용하다면 일단 관망하며 공격하지 말라. 화력이 강해졌을 때 공격할 만 하면 하고 아니면 그만둔다. 외부에서 불을 질렀다면 적진에서 내응할 필요가 없으니 적시에 방화만 하면 된다. 순풍에 불을 놓고 역풍에는 공격하지 않는다. 낮에 바람이 오래 불면 저녁에는 바람이 그친다. 무릇 군대는 반드시 다섯 가지 화공의 변화를 장악하여 자연 법칙으로써 지켜야 한다. 그러므로 불로써 공격을 도우면 쉽게 승리하고, 물로써 공격을 도우면 공세가 강해진다. 물은 끊을 수 있지만 탈취할 수는 없다.

싸워서 이기고 공격하여 취했어도 그 공을 가다듬지 않는 자는 흉하여 그를 일러 비류라 한다. 그러므로 말한다. 영명한 군주는 숙고하고, 훌륭한 장군은 대비한다. 유리하지 않으면 군대를 움직이지 않고, 이득이 없으면 군대를 사용하지 않고, 위기가 아니면 싸우지 않는다. 군주는 노여움으로 군대를 일으키지 않고, 장군은 분노로 작전하지 않는다. 이익에 맞으면 움직이고 이익에 맞지 않으면 그친다. 노여움은 다시 즐거움이 될 수 있고, 분노는 다시 기쁨이 될 수 있지만, 나라가 망하면 다시 있을 수 없고, 사람이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다. 그러므로 영명한 군주는 신중하고 훌륭한 장군은 경게하니, 이렇게 하는 것이 나라를 보호하고 군대를 온전히 하는 길이다.

 

제13편 용간

손자가 말했다. 무릇 10만 병력을 일으켜 천 리 밖으로 출정하려면 백성의 소모와 국가의 부담으로 하루에 천금이 소요된다. 나라 안팎에 소동이 일고 군수품 수송에 지쳐서 생업에 종사하지 못하는 자가 70만 가구이다. 하루의 승리를 다투고자 서로 몇 년씩 버티면서 작록과 백금을 아껴 적의 실정을 모른다면 이는 어질지 못함의 극치이며, 비인간적인 장군이며, 군주의 보좌가 아니며, 승리의 사령관이 아니다. 그러므로 총명한 군주와 현명한 장군이 움직이면 승리하고 출중하게 성공하는 까닭은 먼저 알기 때문이다. 먼저 안다 함은 귀신에게 얻을 수 없다. 유사한 사례로 유추할 수 없다. 일월성신의 운행 위치에서 검증할 수 없다. 반드시 적의 실정을 아는 자에게서 얻어야 한다.

그러므로 간첩 사용법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인간, 내간, 반간, 사간, 생간이다. 다섯 가지 간첩이 동시에 작동하면 적은 오리무중에 빠지는데 이를 일러 신묘한 도리라 하며, 군주의 보배이다. 인간이란 현지인을 간첩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내간이란 적의 관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반간이란 적의 간첩을 이용하는 것이다. 사간이란 허위사실을 밖으로 흘러 아군의 첩자가 알게 하고 그것을 적에게 전달하게 하는 것이다. 생간이란 돌와 보고할 수 있는 간첩이다.

그러므로 삼군 중에 간첩보다 친한 자는 없다. 간첩에게 주는 포상보다 더욱 후한 포상은 없다. 간첩보다 은밀한 공작은 없다. 성인의 지헤가 아니면 간첩을 사용할 수 없다. 인의가 아니면 간첩을 부릴 수 없다. 미묘하지 않으면 간첩의 진실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미묘하다! 미묘핟! 간첩을 이용할 수 없는 곳은 없다. 첩보 공작이 시작되지 않았는데 이미 아는 자가 있으면 첩자와 그자는 모두 죽인다.

무릇 공격하려는 적의 군대, 공격하려는 성, 죽이려는 적의 관리가 있으면 반드시 먼저 성을 지키는 장군, 좌우 측근, 연락 장교, 수문 장교, 보좌관의 성명을 아군의 간첩에게 필히 찾아 알아놓도록 한다.

적의 간첩 중에 나를 염탐하는 자를 반드시 색출하여 거금으로 매수하고 포섭하여 안치하면 반간이 되어 내가 이용할 수 있다. 반간으로부터 정보를 얻으면 향간과 내간을 활용할 수 있다. 반간으로부터 정보를  얻으면 사간으로 하여금 허위사실을 적에게 전달하도록 할 수 있다. 반간으로부터 정보를 얻으면 생간은 제때에 첩보를 보고할 수 있다. 다섯 종류의 첩보 공작을 군주는 필히 알아야 하며, 첩보 공작의 핵심은 필히 반간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반간을 후대하지 않을 수 없다.

옛날 은나라가 흥한 것은 이지가 하나라에 있었기 때문이다. 주나라가 흥한 것은 여아가 은나라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로지 총명한 군주와 현명한 장군만이 큰 지혜를 갖춘 자를 간첩으로 삼으니 필히 성공할 수 있다. 이는 병법의 핵심으로 삼군이 그에 의지하여 움직이는 것이다.

 

<작자 후기>

1. 손자는 강으로 약을 이기라는 것이지, 약으로 강을 이기라는 것이 아님

2. 전쟁에 이겨도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3. 선승후전, 먼저 이긴 후에 싸워라

4. 기다릴 수 있어야 하고 참을 수 있어야 한다

5. 한 방에 끝내라, 이겨도 끝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6. 정병으로 교전하고 기병으로 승리한다. 분접법은 기본 전술

7. 속임수는 중요하지 않다

8. 지피지기, 관건은 나를 아는 데 있다.

9. 손자병법은 승리를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

손무(孫武, 기원전 545년경~기원전 470년경)

중국 춘추시대의 전략가로, 자는 장경(長卿)이다. 손자(孫子)는 경칭이며, 한국에서는 이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손자병법》을 지었다.

손무가 기록된 사서는 사마천의 사기(史記) 외에 오나라와 월나라의 흥망사를 기술한 오월춘추(吳越春秋), 손무의 선조와 그의 자손에 대하여 기록한 신당서(新唐書)가 중요한 기록이 있다. 이러한 문헌에 기록한 손무의 생애는 이와 같지만, 그의 생애에 관해서는 논쟁의 대상이다.
조상은 진나라 왕족으로 본래 성은 규성(媯姓). 기원전 627년, 공자 완(公子完)이 제나라로 망명해 정착했을 때 전(田)으로 씨를 바꾸고 100여 년 동안 전씨 일족이 번성했는데, 손무의 조부인 전서(田書)가 거 땅을 정벌하는 데 공을 세움으로써 손(孫)이라는 씨를 받았다고 한다. 이후 손무도 조상이 그러했듯 제나라에서 살았으나 손무가 장성했을 때 제나라에서 내란이 일어나자, 아버지 손빙(孫憑)과 함께 전국을 정처 없이 떠돌아다닌 것으로 추정된다.
손무는 일족을 따라서, 강남 지방 오나라(吳)로 피하여 오나라의 재상 오자서(伍子胥)를 알게 되었다. 손무는 그 후, 오나라의 수도 근처의 산간에서 칩거하여 손자병법 13편을 저술했다.
기원전 515년 오자서의 추천으로 오나라 왕 합려의 초빙을 받아 오나라의 군사(軍師)가 되었다.
합려가 손무의 용병술을 시험하고자 말하며, “선생(손무)의 병법 13편을 모두 읽었지만, 궁녀들을 조금이라도 군의 지휘를 따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까?”라고 하자, 손무는 이것을 승낙했다. 궁녀 180명을 내어주며 훈련시키도록 하자, 손무는 합려가 가장 아끼는 궁녀 둘을 대장으로 세워 훈련을 시켰다. 그러나 궁녀들은 훈련에 따르지 않고 장난처럼 여겼다. 그러자 손무는 군령을 세우기 위해 궁녀 둘을 처형하도록 하였고, 합려가 용서해 줄 것을 간청하였으나, 손무는 군령은 왕명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며 사형을 집행하였다. 그리고 다시 다음가는 궁녀를 뽑아 대장으로 삼고 훈련을 시키자, 모든 궁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고 한다. 이 일로 인해 합려는 기분이 상했고, 손무는 그런 합려를 낮게 평가했으나, 이후 합려가 손무를 중용하여 상장군을 삼았다.
손무는 오나라의 군대를 훈련시켜 강력한 군대를 만들었고, 초나라와 대항할 수 있는 국력을 키울 때까지 무리한 군사 행동을 자제하였다. 기원전 506년, 합려는 손무와 오자서를 대장으로 삼아 초나라 원정을 개시하였다. 손무의 전략에 따라 오군은 연전연승하여 초나라의 수도 영(郢)을 함락하고 초나라를 멸망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이후 진나라의 개입으로 오나라는 철군하였으나, 그 후로도 오나라는 강력한 군대를 바탕으로 패자의 위세를 떨쳤다.
기원전 496년, 손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려는 월나라를 공격하였으나 패배하고, 합려도 부상의 후유증으로 사망하였다. 손무와 오자서는 합려의 후계자 부차를 보좌하여 국력을 키운 뒤 월나라를 공격하여 크게 승리하였다.
부차가 패자가 될 무렵, 손무는 은퇴하여 이후의 생애는 알려져 있지 않다.

 

..........................................

손자병법 - 임용한 (올재클래식)

손자병법 - 임검순 (아카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