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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I. 한국 문학/2. 소설

기아와 살육 - 최서해 (사피엔스21)

by handaikhan 2023. 5. 1.

사피엔스 한국문학 23

 

목차

홍염
탈출기
기아와 살육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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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해 - 기아와 살육 (1925년)

 

경수는 묶은 나뭇짐을 짊어졌다.

힘에야 부치거나 말거나 가다가 거꾸러지더라도 일기가 사납지 않으면 좀 더 하려고 하였으나 속이 비고 등이 시려서 견딜 수 없었다.

키 넘는 나뭇짐을 가까스로 진 경수는 끙끙거리면서 험한 비탈길로 엉금엉금 걸었다. 짐바가 두 어깨를 꼭 죄어서 가슴은 뻐그러지는 듯하고 다리는 부들부들 떨려서 까딱하면 뒤로 자빠지거나 앞으로 곤두박질할 것 같다. 짐에 괴로운 그는,

"이놈 남의 나무를 왜 도적질해 가니?"

하고 산 임자가 뒷덜미를 집는 것 같아서 마음까지 괴로웠다.

벗어 버리고 싶은 마음이 여러 번 나다가도 식구의 덜덜 떠는 꼴을 생각할 때면 다시 이를 갈고 기운을 가다듬었다.

서북으로 쏠려 오는 차디찬 바람은 그의 가슴을 창살같이 쏜다. 하늘은 담뿍 흐려서 사면은 어둑충충하다. (p.86-87)

 

어머니의 시대에는 남부럽잖게 지내다가 어머니가 늙은 오늘날, 즉 자기가 주인이 된 이때에 와서 어머니와 처와 자식을 뼈저린 냉방에서 주리게 하는 것을 생각하는 때면 자기가 이십 여 년간 밟아 온 모든 것이 한 푼 가치가 없는 것 같고, 차마 내가 주인이라고 식구들 앞에 낯을 드러내 놓기가 부끄러웠다.

'학교? 흥 그까짓 중학은 다녔대야 무얼 한 게 있누? 학비 때문에 오막살이까지 팔아 가면서 마쳤으나 무엇이 한 것이 있나? 공연히 식구만 못살게 굴었지!'

그는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자기의 소행을 후회하고 저주하였다. 그러다가도, 

'아니다. 아니다.' 머리를 흔들면서, '내가 그런가? 공부도 있는 놈만 해야 하나! 식구가 빌어먹게 집까지 팔면서 공부하게 한 죄가 뉘게 있니? 내게 있을까? 과연 내게 있을까? 아아 세상은 그렇게 알 터이지. 흥! 공부를 하고도 먹을 수 없어서 더 궁항에 들게 되니, 이것도 내 허물인가? 일을 하잖는다구? 일! 무슨 일? 농촌으로 돌아든대야 내게 밭이 있나, 도회로 나간대야 내게 자본이 있나? 교사 노릇이나 사무원 노릇을 한대야 좀 뽀로통한 말을 하면 단박 집어세이고....그러면 나는 죽어야 옳은가? 왜 죽어> 시퍼렇게 산 놈이 왜 그저 죽어? 살 구멍을 뚫다가 죽어두 죽지! 왜 그저 죽어? 세상에 먹을 것이 없나? 입을 것이 없나! 입을 것 먹을 것이 수두룩하지! 몇 놈이 혼자 가졌으니 그렇지! 있는 놈은 너무 있어서 걱정하는데 한편에서는 없어서 죽으니 이놈의 세상을 그저 두나?'

경수는 이렇게 도쳐 생각할 때면 전신의 피가 막 끓어올라서 소리를 지르고 뛰어나가면서 지구 덩어리까지라도 부숴 놓고 싶었다. 그러나 미약한 자기의 힘을 돌아보고 자기 한 몸이 없어진 뒤의 식구(자기에게 목숨을 의탁한)의 정상이 눈앞에 선히 보이는 듯할 때면 '더 참자!' 하는 의지가 끓는 감정을 눌렀다.

그는 어디서든지 처지가 절박한 사람을 보면 가슴이 찌르르 하면서도, 그 무리를 짓밟는 흉악한 그림자가 눈앞에 뵈는 듯해서 퍽 불쾌하였다.

'아아, 내가 왜 주저를 하나? 모두 다 집어치워라. 어머니, 처, 자식 - 그 조그마한 데 끌릴 것 없다. 내 식구만 불쌍하냐? 세상에는 내 식구보담도 백배나 주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저것 다 돌볼 것 없이 모든 인류가 다 같이 살아갈 운동에 몸을 바치자!'

그는 속으로 이렇게 결심도 하고 분개도 하였으나 아직 그렇게 나서기에는 용기가 부족하였다. 아니 용기가 부족이라는 것보담 식구에게 대한 애착이 너무 컸다.

지금도 어수선한 광경에 자극을 받은 경수는 무릎을 끌어안은 두 손 엄지가락을 맞이어 배배 돌리면서 소리 없는 아내의 꼴을 골똘히 보고 있다.

철없는 학실이는 그저 몸에 와서 지근지근한다. 아까는 귀엽던 학실이도 이제는 귀찮았다. 그는 학실이를 보고,

"내가 자겠다. 할머니 있는 데로 가거라."

하면서 부엌에서 불으 ㄹ때는 어머니를 가리켰다. 그리고 그는 그냥 드러누웠다. 그는 이 생각 저 생각 끝에, 모두 죽어라! 하고 온 식구를 저주했다. 모두 다 죽어 주었으면 큰 짐이나 벗어 놓은 듯이 시원할 것 같다.

'아니다. 그네도 사람이다! 산 사람이다. 내가 내 삶을 아낀다 하면 그네도 그네의 삶을 아낄 것이다. 왜 죽으라고 해! 그네들을 이 땅에 묻어? 내가 데리고 이 북만주에 와서 그네들은 여기다 묻어 놓고 내 혼자 잘 살아가? 아아 만일 그렇다 해보자! 무덤을 등지고 나가는 내 자국자국에 붉은 피가! 저주의 피가 콜작콜작 고일 테니 낸들 무엇이 바로 되랴? 응! 내가 왜 죽으라고 했을까! 살자! 뼈가 부서져도 같이 살자! 죽으면 같이 죽고!'

그는 무서운 꿈이나 본 듯이 눈을 번쩍 떴다가 다시 감으면서 돌아누웠다. (p.90-93)

 

약 냄새는 코를 쿡 찌른다. 그는 주저거리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약을 좀 지어 주시오."

약국 주인은 아무 말 없이 화제를 집어서 보다가 수판을 자각자각 놓더니,

"돈 가지고 왔소?"

하면서 경수를 본다. 경수의 낯은 화끈하였다.

"돈은 낼 드릴 테니 좀 지어 주시오."

경수의 목소리는 간수 앞에서 면회를 청하는 죄수의 소리 같다.

약국 주인은 아무 말도 없이 이마를 찡그리면서 저편 방으로 들어간다. 경수는 모-든 설움이 복받쳐서 눈물에 앞이 캄캄하였다. 일종의 분노도 없지 않았다. 세상은 너무도 자기를 학대하는 것 같았다. 그것이 새삼스럽게 슬프고 쓰리고 원통하였다. 방 안에 걸어 놓은 약봉지까지 자기를 비웃고 가라고 쫓는 것 같았다. 그는 소리 없는 눈물을 주먹으로 씻으면서 약국 문을 나섰다. 약국을 나선 경수는 감옥에서나 벗어난 듯이 시원하지만 빈손으로 집에 들어갈 일을 생각하면 또 부끄럽고 구슬펐다. (p.99-100)

 

"돈 없다구 약국쟁이가 무시기라구 안 합데?"

"흥!"

경수는 그 소리에 가슴이 꽉 막혔다. 그 무슨 의미로 흥! 했는지 자기도 몰랐다. 그는 아무 소리 없이 손가락만 비비고 앉았다. 어머니가 얼른 오시잖는 것이 퍽 조마조마하였다. 그는 불만 멍하니 쳐다보았다. 빤한 기름불은 실룩실룩하여 무슨 괴화같이 보이더니 인제는 윤곽만 희미하여 무리를 하는 햇빛 같다. 모든 빛은 흐리멍덩하다. 자기 몸은 꺼먼 구름에 싸여서 밑없고 끝없는 나라로 흥덩거려 들어가는 것 같다.

꺼지고 거무레한 그의 눈 가장자리가 실룩실룩하더니 누른 빛을 띤 흰자위에 꾹 박힌 두 검은자위가 점점 한곳으로 모여서 모들떴다. 그의 낯빛은 점점 검푸르러 가며 두 뺨과 입술은 경련적으로 떨린다.

그는 모들뜬 눈을 점점 똑바로 떠서 부뚜막을 노려보고 있다.

그의 눈에는 새로 보이는 괴물이 있다. 그 괴물들은 탐욕의 붉은 빛이 어리어리한 눈을 날카롭게 번쩍거리면서 철관으로 경수 아내의 심장을 꾹 질러 놓고는 검붉은 피를 쭉쭉 빨아 먹는다. 병인은 낯이 새까맣게 질려서 버둥거리며 신음한다. 그렇게 괴로워할 때마다 두 남녀는 피에 물든 새빨간 혀를 내두르면서 '하하하' 웃고 손뼉을 친다. 경수는 주먹을 부르쥐면서 소름을 쳤다. 그는 뼈가 짜릿짜릿하고 염통이 쏙쏙 찔렸다. 그는 자기 옆에도 무엇이 있는 것을 보았다. 눈깔이 벌건 자들이 검붉은 손으로 자기의 팔다리를 꼭 잡고 철관으로 자기의 염통 피를 빨면서 홍소를 친다. 수염이 많이 나고 낯이 시뻘건 자는 학실이를 집어서 바작바작 깨물어 먹는다. 경수는 악 소리를 치면서 벌떡 일어섰다. 그것은 한 환상이었다. 그는 무서운 사실을 금방 겪은 듯이 눈을 비비면서 다시 방 안을 돌아보았다. 불빛이 어스름한 방 안은 여전하다. (p.101-103)

 

학실이는 항상 하는 것같이 잠든 할머니를 깨우는 모양으로 할머니의 머리를 들어 일으키려고 한다. 경수의 아내는 흑흑 운다. 너무도 무서운 광경에 놀랐는지 그는 또 풍증이 일어난다. 철없는 학실이는 할머니가 일어나지 않고 대답도 없으니 어미 있는 데 가서 젖을 달라고 가슴에 매달린다. 괴로워하는 그 어미의 호흡은 점점 커졌다.

모였단 사람은 하나둘씩 흩어진다. 누가 뜨뜻한 물 한 술 갖다 주는 이가 없다.

경수는 머리가 띵했다. 그는 사지가 경련되는 것을 느꼈다. 그의 가슴에는 연덩어리가 쑤심질하는 듯도 하고 캐한 연기가 팽팽 도는 듯도 하고 오장을 바늘로 쏙쏙 찌르는 듯도 해서 무어라 형언할 수 없었다. 갑자기 하늘은 시커멓게 흐리고 땅은 쿵쿵 꺼져 들어간다. 어둑한 구석구석으로부터는 몸서리치도록 무서운 악마들이 뛰어나와서 세상을 깡그리 태워 버리려는 듯이 뻘건 불길을 활활 내뿜는다. 그 불은 집을 불사르고 어머니를, 아내를, 학실이를, 자기까지 태워 버리려고 확확 물켜 온다. 뻘건 불 속에서는 시퍼런 칼을 든 악마들이 불끈불끈 나타나서 온 식구들을 쿡쿡 찌른다. 피를 흘리면서 혀를 물고 쓰러져 가는 식구들의 괴로운 신음 소리는 차마 들을 수 없이 뼈까지 저민다. 그 괴로워하는 삶을 어서 면케 하고 싶었다. 이러한 환상이 그의 눈앞에 활동사진같이 나타날 때,

"아아 부숴라! 모두 부숴라!"

소리를 지르면서 그는 벌떡 일어섰다. 그의 손에는 식칼이 쥐였다. (p.17-108)

 

<조선문단> 9호 (1925.9)

<혈흔> (글벗집, 1926)

 

<작품 해설>

1. 왜 이웃들은 경수 가족을 적극적으로 도아주지 않나요? <홍염>에서도 그랬지만 (낯빛이 파랗게 질린 흰옷 입은 사람들은 쭉 나와서 섰건만 모두 시체같이 서 있을 뿐이었다.) 작가 최서해의 소설에는 왜 어려운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사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나?

<기와와 살육>에서 경수의 아내와 어머니가 죽어가고 있는데도 "누가 뜨뜻한 물 한 술 갖다 주는 이가 없다."라고 묘사되어 있다. 사실 궁핍과 차별로 고통 받는 하층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최서해의 작품에서 주인공의 분노보다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문제는 등장인물들의 무감함 또는 무정함일지도 모른다. 절박한 생존 문제에 붙들려 있는 하층민들은 사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 함께 마음 아파하면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윤리적 감수성을 발휘하기가 참 어렵다. 수많은 불행에 노출된 이들은 무엇보다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능력'을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죽는다고 쟁기질을 멈출 수는 없다'는 문장으로 표현되는 동정 피로(compassion fatigu)란, 고통스러운 현실이 계속되면 인간의 동정과 공감 능력이 점차적으로 소진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날그날 가까스로 먹고 사는 불행한 사람들이 과연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 일일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건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생존하는 것 자체가 힘든 사람들은 타인의 불행에 대해 오히려 완전히 무관심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참을 수 없는 분노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보다 더 비극적인 것은, 더 이상 동정하지도 분노하지도 못하는 무정한 상태로 전락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기영의 <민촌>이라는 작품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가족과 연인 사이의 사랑이나 우정도 결국 벼 두 섬의 힘보다 강하지 못하다는 등장인물의 대사가 그렇다. 이런 작품들은 어려운 사람들끼리는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서로 서로 더 잘 돕게 된다는 소박한 믿음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극도의 굶주림을 경험한 인간에게는 가족에 대한 애끓는 연민조차 찾기 어려워진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들은 이밖에도 매우 많다. 고통은 그렇게 쉽게 공유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몸으로 직접 느끼는 고통일수록 더욱 더 그렇다.

그렇다면 작가는 이처럼 공유될 수 없는 크나큰 고통을 등장인물이 어떻게 이겨내도록 했을까? 작가는 고통을 겪는 당사자가 자신의 힘의 극대화하거나 그것을 무한히 긍정하면서 그 고통을 극복하게 만들고 있다. 고난이 계속될 수록 자아의 성채가 더욱 굳건해지는 주인공이 최서해 소설에 많이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작품에는 생생한 체험 자체가 아니라 체험을 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자학과 긍지, 비참함과 우월함의 심리가 복합적으로 녹아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비평가가 작가를 두고 "자학과 긍지와 저항과 주관을 생명처럼 알고 있는 정신의 귀족"이라고 평가한 것은 이런 의미 일것이다. (p.116-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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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으면 좋은 책)

도시와 유령 - 이효석 (애플북스)

민촌 - 이기영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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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해(崔曙海, 1901년 1월 21일 ~ 1932년 7월 9일)

일제강점기의 시인 겸 소설가이다.

본명은 학송(鶴松), 아호는 서해(曙海)·설봉(雪峰) 또는 풍년(豊年). 함경북도 성진 출생. 소작농의 외아들로 출생한 그는 1910년 아버지가 간도 지방으로 떠나자 어머니의 손에서 유년시절과 소년시절을 보내었다. 유년시절 한문을 배우고 성진보통학교에 3년 정도 재학한 것 외에 이렇다 할 학교교육은 받지 못하였다.
소년시절을 빈궁 속에 지내면서 ≪청춘 靑春≫·≪학지광 學之光≫ 등을 사다가 읽으면서 문학에 눈을 떴고, 그때부터 이광수(李光洙)의 글을 읽으면서 사숙(私淑)하기 시작하였다.
1918년 고향을 떠나 간도로 건너가 방랑과 노동을 하면서 문학 공부를 계속하였다. 1923년 간도를 나와 국경지방인 회령에서 잡역부 일을 하기도 하였다.
1924년 작가로 출세할 결심을 하고 노모와 처자를 남겨둔 채 홀로 상경하여 이광수를 찾았다. 그의 주선으로 양주 봉선사(奉先寺)에서 승려 생활을 하게 되었으나, 두어 달 있다가 다시 상경하여 조선문단사(朝鮮文壇社)에 입사하였다.
1927년현대평론사(現代評論社)의 기자로 일하기도 하였고, 기생들의 잡지인 ≪장한 長恨≫을 편집하기도 하였다.
1929년중외일보(中外日報) 기자, 1931년매일신보(每日申報) 학예부장으로 일하다 사망하였다.

1924년 1월≪동아일보≫ 월요란(月曜欄)에 단편소설 <토혈 吐血>을 발표한 일이 있으나 같은 해 10월≪조선문단≫에 <고국 故國>이 추천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토혈>이 처녀작이라면, <고국>은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부터 대략 장편 1편, 단편 35편 내외를 발표하였다.
그의 소설들은 빈궁을 소재로 하여 가난 속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는데, 대체로 세 가지 경향이 있다.
첫째, 조국에서 살지 못하고 간도로 유랑한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로 <고국>(조선문단, 1924)·<탈출기 脫出記>(조선문단, 1925)·<기아(饑餓)와 살육(殺戮)>(조선문단, 1925)·<돌아가는 날>(1926)·<홍염 紅焰>(조선문단, 1927) 등이 이에 속한다.
둘째, 함경도 지방의 시골을 배경으로 무식하고 가난한 노동자나 잡역부들의 생활을 그린 소설로 <박돌(朴乭)의 죽음>(조선문단, 1925)·<큰물 진 뒤>(개벽, 1925)·<그믐밤>(신민, 1926)·<무서운 인상(印象)>(동광, 1926)·<낙백불우 落魄不遇>(문예시대, 1927)·<인정 人情>(신생, 1929) 등이 여기에 속한다.
셋째, 잡지사 주변을 맴도는 문인들의 빈궁상을 그린 소설로 <팔개월 八個月>(동광, 1926)·<전기 轉機>(신생, 1929)·<전아사 錢迓辭>(동광, 1927) 등이 이 계열에 속한다.
이러한 빈궁상의 제시는 사회의식의 소산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의 개인적인 체험에서 나온 것으로 ‘체험의 작품화’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빈궁 속에 있는 사람들의 호소와 절규가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1920년대 경향문학의 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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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기 - 최서해 (문학과지성사)

 

탈출기 - 최서해 (애플북스)

탈출기 - 최서해 (새움)

고국 - 최서해 (글누림)

최서해 문학 45선 (에세이퍼블리싱)

탈출기 - 최서해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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