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세계 문학 (계몽사 전 50권)
톨스토이 - 이반 일리치의 죽음 (1886년)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알게 됨과 동시에 방 안에 모여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첫째로 생각한 것은 이 죽음이 그들 자신이나 혹은 그들의 친지들의 이동이나 승진에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p.254)
이 죽음에 의해서 생길 근무상의 이동과 변화 외에 가까운 친지의 죽음이라는 사실 자체는, 그것을 안 모든 사람의 마음에 죽은 것은 자기가 아니라 그라는, 언제나 다름없는 기쁨의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어떻든 죽어 버렸어. 그렇지만 나는 이처럼 살아 있다.' 하고 저마다 생각하거나 느끼거나 했다. 그러나 이반 일리치의 가까운 친지들, 이른바 벗들은 그와 더불어 또 이제 아주 지루한 의례상의 의무를 수행하여야 하며, 영결식에 나간다든가 미망인을 조문한다든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저도 모르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p.254-255)
주검은 주검이라는 것이 언제나 그렇듯이 자못 주검답게 빳빳이 굳어 버린 사지를 널속 칠성판 위에 잠기게 하고 유달리 무겁게 누워 있었다. 영구히 굳어 버린 고개를 베개 위에 얹고 푹 꺼진 관자놀이와 벗겨진 노란 백랍 같은 이마와 웃입술위로 내려 덮인 듯한 쑥 내민 코를 자못 주겁답게 돋보이게 하면서, 표트르 이바노비치가 마지막 보았을 때보다는 그는 더 야위어 아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으나, 모든 주검이 다 그렇듯이 그 얼굴은 살아 있었을 때보다 오히려 아름답고, 유달리 두드러지게, 한결 개성적이었다. 그 얼굴에는 '해야 할 짓은 해 버렸다. 그리고 또 훌륭히 해 버렸다'는 표정이 엿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이 표정 가운데는 살아 있는 자에 대한 질책이랄까 경고랄까 하는 것이 있었다.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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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백작(1828년 9월 9일 ~ 1910년 11월 20일)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시인, 개혁가, 사상가로 작위는 백작이다.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였으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전쟁과 평화》(1869년), 《안나 카레니나》(1877년)가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러시아 문학과 정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 톨스토이 (이강은 옮김, 창비)
이반 일리치의 죽음 - 톨스토이 (김연경 옮김, 민음사)
이반 일리치의 죽음 - 톨스토이 (석영중, 정지원 옮김, 열린책들)
이반 일리치의 죽음 - 톨스토이 (박은정 옮김, 펭귄클래식)
이반 일리치의 죽음 - 톨스토이 (고일 옮김, 작가정신)
이반 일리치의 죽음 - 톨스토이 (이순영 옮김, 문예출판사)
이반 일리치의 죽음 - 톨스토이 (윤우섭 옮김, 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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