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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III. 고전 문학 (서양)/1. 서양 - 고전 소설

목걸이 - 모파상 (임미경 옮김, 열린책들)

by handaikhan 2023. 2. 12.

열린책들 세계문학 274

기 드 모파상 - 모파상 단편선 (19세기)

목차

시몽의 아빠

비곗덩어리

달빛

의자 갈이 하는 여자

시골살이

두 친구

보석

여로에서

쥘 삼촌

노인

전원시

목걸이

귀환

투안 영감

마드무아젤 페를

오를라

파리

쓸모없는 아름다움

누가 알랴?

역자 해설: 뜨거운 냉소를 지닌 작가
기 드 모파상 연보

 

<모파상 - 목걸이 (1884년)

아름답고 매력적인 아가씨들이 운명의 실수처럼 월급쟁이 가정에서 태어나는 일이 있는데, 그 여자도 그런 경우였다. 그 여자는 지참금을 챙겨 갈 여유도, 장차 받게 될 유산도 없었다. 번듯한 집안에서 신붓감을 물색할 때에도 자신을 알릴 인맥이 없었고, 부유하고 고상한 남자를 만나 자신의 처지를 이해받고, 사랑받고, 결혼할 그 어떤 방법도 없었다. 그래서 그저 일이 흘러가는 대로 교육부 말단 직원과 결혼했다.

그 여자는 차림새가 소박했는데, 몸치장할 형편이 아닌 탓이었고, 그래서 일종의 낙오자가 된 듯 불행했다. 사실 여자들은 세습 계급이나 혈통의 족쇄가 없어서 각자의 아름다움, 우아함과 매력이 출신과 가문의 역할을 대신하곤 한다. 타고난 재치,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 사고의 민첩함이 그들 사이의 유일한 위계이며, 그런 위계에 따라 하층민의 딸들이 귀부인과 동등해지기도 한다.

그 여자는 자신이 삶의 온갖 세련됨과 호사를 누리도록 태어났다고 느끼는 터라 늘 괴로웠다. 집이 궁상맞아서, 벽지가 더러워서, 의자들이 낡아서, 커튼이며 시트가 싸구려 천이어서 괴로웠다. 같은 계급에 속하는 다른 여자였다면 알아차리지도 못했을 이런 모든 것이 그 여자를 고통스럽고 화나게 했다. 보잘것 없는 살림을 맡아 하는 브르타뉴 출신의 어린 하녀가 눈에 띄기만 해도 여자는 고개를 드는 아쉬움에 마음이 쓰라렸고, 다시금 깨어나는 꿈들에 가슴이 아렸다. 여자는 소음이 차단된 대기실을 꿈꾸었다. 그 대기실 사방 벽에 동야에서 건너온 직물 벽걸이를 걸고, 키 큰 청동 촛대로 환히 불 밝히기를 꿈꾸었다. 덩치 큰 하인이 두 명 있고, 무릎까지 오는 바지 차림의 그들이 난방 장치의 묵직한 열기로 노곤해져서 넉넉한 안락의자에 몸을 묻고 깜박 잠이 드는 여유로움을 꿈꾸었다. 사방에 고풍스러운 비단을 씌운 큰 응접실, 값을 매길 수 없는 골동품들을 장식으로 올려놓은 고급 가구들, 그리고 아기자기하게 멋을 풍기는 분위기에 향기도 풍기는 작은 응접실을 꿈꾸었다. 더없이 친밀한 친구들과 오후 5시의 담소를 즐기기에는 그런 작은 응접실이 제격인데, 그 친구들이란 모든 여자들이 선망하며 관심을 갈구하는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 남자들이어야 했다. (p.208-209)

 

그 여자는 좋은 옷도 보석도 없었고, 그런 종류의 것은 아무것도 없었따. 그런데 좋아하는 것은 그런 것뿐이었다. 자신은 그런 것을 누려야 할 사람이라고 느꼈다. 처지만 달랐다면 사교계의 스타가 되어 욕망과 시샘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그럴 처지만 됐다면 정말이지 매력을 발산해 인기를 누리고 싶었다.

여자에게는 부유한 친구가 한 사람 있었다.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기숙 학교 시절 함께 지낸 동료였는ㄷ, 이제는 그 친구를 만나러 가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이나 그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고통스러웠다. 그러부터 몇 날 며칠은 우울과 후회, 절망과 슬픔으로 눈물 바람을 하며 보내야 했다. (p.210)

 

여자는 화난 눈으로 남편을 보다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뭘 걸치고 가라는 거예요?"

그 문제를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남편이 우물거리며 대답했다.

"극장에 갈 때 입는 그 드레스를 입으면 되잖아요. 내가 보기엔 예쁜데..."

그는 아내가 우는 걸 보고 깜짝 놀라 어쩔 줄 몰라 하며 입을 다물었다. 굵은 눈물 두 줄기가 아내의 눈 가장자리부터 입꼬리를 향해 천ㅊ너히 흘러내렸다. 그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이 있어요?"

아내는 남은 힘을 쥐어짜 가슴속의 고통을 억눌렀다. 그러고는 젖은 뺨을 닦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이 있기는요. 다만 제대로 차려입을 옷이 없어서 그 연회에 갈 수 없다는 말이죠. 초대장은 누군가 다른 동료에게 주도록 해요. 그 사람의 아내는 나보다 잘 차려입을 수 있겠죠."

남편은 가슴이 아팠다. 다시 말을 꺼냇따.

"그러지 말아요, 마틸드. 괜찮은 옷을 한 번 마련하는 데 얼마나 들까? 요란하지 않은 것으로 장만해 놓으면 다른 때도 입을 수 있지 않을까?"

여자의 머릿속이 잠시 분주해졌다. 옷값을 계산하는 한편으로, 근검절약하는 이 사무원이 기겁해서 신음을 토하며 당장 거절하는 일이 없게 하려면 어느 정도의 선에서 요구해야할지를 가늠해 보았다.

이윽고 여자는 주저하면서 대답했다.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한 4백 프랑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남편의 얼굴이 다소 창백해졌다. 사실 그가 모아 둔 돈이 딱 그만큼의 액수였다. 일요일마다 낭테르 평원으로 가서 종달새 사냥을 즐기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도 내년 여름에는 엽총을 마련해서 그 친구들과 함께 그곳으로 사냥을 갈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말했다.

"좋아요, 4백 프랑을 줄게요. 에쁜 옷을 사도록 해봐요." (p.211-212)

 

"싫어요. 있는 여자들 사이에서 없는 티를 내는 것보다 더 큰 수모는 없다고요." (p.213)

 

별안간 눈부신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여자의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검은 새틴 상자 안에 놓여 있었다. 심장이 강렬한 욕망으로 두방망이질 쳤다. 목걸이를 집어 드는데 손이 떨렸다. 여자는 목깃이 올라간 드레스 위로 그 목걸이를 두르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황홀해했다.

잠시 후 여자는 주저하며 물었다. 불안감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이걸 빌려줄 수 있니? 이것만. 그럼 다른 건 아무것도 빌려주지 않아도 돼."

"물론이지, 빌려주고 말고."

여자는 기뻐서 친구를 얼싸안고 입을 맞춘 뒤, 소중한 보물을 품에 안고 돌아왔다. (p.214)

 

새벽 4시쯤 여자는 연회장을 나섰다. 남편은 자정부터 구석진 어는 작은 거실에서 몸을 웅크린 채 잠들어 있던 참이었는데, 그 작은 거실에는 그와 마찬가지로 아내가 연회를 무척 즐기는 세 남자가 함께 있었다.

남편은 부리나케 아내의 어깨에 외투를 둘러 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걸치려고 그가 챙겨 온 것으로, 여자가 입은 우아한 무도회 드레스와는 어울리지 않는 수수한 일상복이었다. 자신의 어깨를 덮은 초라함을 느낀 여자는 값비싼 모피 코트를 두른 다른 여자들의 눈에 띄기 싫어 서둘러 그 자리에서 도망치려 했다.

루아젤이 아내를 붙들었다.

"당신은 잠시 여기서 기다려요. 바깥에 나가면 감기 걸릴지 모르니까. 내가 마차를 불러올게요."

하지만 여자는 남편의 말은 아랑곳없이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두 사람이 거리로 나왔을 때 손님을 기다리는 마차는 한 대도 눈에 띄지 않았다. 마차를 찾아 두리번거리며 걷다가, 멀리 지나가는 마차가 보일 때마다 소리쳐 마부를 부르곤 했다.

둘은 궁지에 몰린 심정으로 센강 쪽으로 걸어 내려갔다. 추워서 몸이 덜덜 떨렸다. 마침내 둑길에 낡은 야간 승합 마차 한 대가 보였다. 파리에서는 그런 마차들이 해가 있는 동안에는 그 초라한 몰골이 수치스러운지 어둠이 내리는 시각에만 모습을 드러낸다.

야간 승합 마차가 두 사람을 마르티르 거리에 있는 그들의 집 문 앞까지 태워다 주었다. 부부는 쓸쓸하게 집으로 올라왔다. 아내는 이제 다 끝나 버렸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남편은 내일 아침 10시까지 교육부에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여자는 화려한 자신의 모습을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거울 앞으로 가서 어깨에 두른 외투를 벗었다. 그 순간 여자는 별안간 비명을 질렀다. 목에 걸려 있어야 할 목걸이가 보이지 않았다!

남편이 벌써 반쯤 옷을 벗은 채 건너다보며 물었다.

"왜 그래야?"

여자가 남편을 돌아보았다. 공황에 휩싸인 얼굴이었다.

"여기..여기...여기 있어야 할 목걸이가 없어요. 포레스티에 부인의 목걸이요."

남편이 소스라쳐 놀라 몸을 일으키고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뭐라고!...무슨 소리야!...그럴리가!"

두 사람은 드레스 주름들, 외투의 접힌 부분들, 호주머니들을 일일이 뒤집어 가며 샅샅이 찾아보았다. 목걸이는 나오지 않았다. (p.215-217)

 

일주일이 지나자, 두 사람은 모든 희망을 잃었따.

그사이 5년은 더 늙어 버린 루아젤이 말했따.

"대체품을 구해서 잃어버린 걸 메꿔야 해."

다음 날 두 사람은 목걸이가 들어 있던 상자를 들고, 그 안에 적힌 이름의 보석상으로 찾아갔다. 보석상이 판매 장부를 차례차례 넘겨 보았다.

"제가 판매한 목걸이가 아닙니다, 부인. 이 보석 상자만 저희 보석상의 것이에요."

그래서 두 사람은 이 보석상 저 보석상으로 돌아다니며 기억을 더듬어 잃어버린 목걸이와 같은 것을 찾아보았다. 두 사람 모두 고통과 불안감으로 병이 날 지경이었다.

팔레루아얄의 한 보석상에 걸린 목걸이가 그들이 찾는 것과 아주 똑같이 보였다. 마찬가지로 다이아몬드 알들을 줄줄이 엮어 놓은 모양새였고, 가격은 4만 프랑이었다. 보석상은 3만 6천 프랑까지 깎아 줄 수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상점 주인에게 사흘만 그 목걸이를 팔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잃어버린 목걸이를 2월 말 이전에 되찾게 되면 이곳의 목걸이는 3만 4천 프랑에 다시 사달라는 조건도 덧붙였다.

루아젤에게는 부친으로 부터 상속받은 1만 8천 프랑이 있었다. 모자라는 돈을 빌려야 할 참이었다.

그는 이 사람에게 1천 프랑을, 저 사람에게 5백 프랑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여기서 5루이를 빌리고, 저기서 3루이를 빌렸다. 어음을 써서 넘겨주었고, 고리를 무릅쓰고 저당을 잡혔다. 고리대금업자며 온갖 종류의 대부업자들에게 손을 벌렸다. 갚을 방법도 모르는 상태로 남은 생을 통째로 위험에 빠뜨리며 차용증에 서명했다. 이렇게 해서 그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앞으로 닥쳐올 암울한 가난에 겁을 먹고, 예견되는 갖가지 물질적 결핍과 온갖 정신적 고통을 두려워하면서, 새 목걸이를 찾아 보석상으로 가서 카운터 위에 3만 6천 프랑을 내려놓았다.

루아젤 부인이 포레스티에 부인에게 목걸이를 가져가 내밀자, 포레스티에 부인은 기분이 상했다는 듯 타박을 주었다.

"조금 더 일찍 돌려주었어야지.. 내가 쓸 일이 있을 수도 있었잖아."

포레스티에 부인은 친구가 두려워한 상황과는 달리 보석 상자를 열어 보지도 않았다. 만약 목걸이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뭐라고 말했을까? 친구를 도둑으로 여기지 않았을까? (p.218-220)

 

루아젤 부인은 가난한 사람들의 끔찍한 생활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뿐 아니라 별안간 영웅적으로 그 생활을 감수해 나갔다. 그 엄청난 빚을 갚아야 했다. 언젠가는 갚아 내고야 말겠다고 작정했따. 하녀를 내보냈다. 집도 옮겼다. 새로 얻은 집은 지붕 밑 다락방이었다.

그 여자는 살림살이의 고된 노동, 진절머리 나는 주방 일을 직접 떠맡았다. 설거지하면서 도기에 낀 기름기와 눌러붙은 냄비 바닥을 자신의 분홍빛 손톱으로 긁어냈다.더러운 속옷과 셔츠와 행주를 비눗물에 치대 빨아서 줄에 널어 말렸다. 매일 아침 오물을 들고 내려가 거리에 내놓았고, 물을 길어 올리느라 층계참마다 멈춰 서서 숨을 골랐다. 서민층 여자처럼 입고 장바구니를 팔에 걸고 과일 가게, 채소 가게, 정육점으로 가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수모를 당해 가며 흥정을 하고 값을 깎았다.

매달 돌아오는 어음을 갚고, 다른 어음들은 갱신하면서 시간을 벌어야 했다.

남편도 퇴근 후 저녁에는 상점의 장부를 정리해 주는 일을 하고, 밤에는 장당 5수를 받고 대필 일을 했다.

이런 생활이 10년간 이어졌다.

10년이 지난 뒤 그들은 빚을 다 갚았다. 고리 이자, 누적 이자까지 합해서 전부 청산했다.

루아젤 부인은 이제 나이가 들어 보였다. 억세고 투박하고 거친 여자, 가난한 가정주부가 되어 있었다. 빗질하지 않은 머리에 비뚜름하게 돌아간 치마, 붉게 트고 갈라진 손을 한 채 목청을 높여 말했고, 물을 퍼부어 가며 바닥 청소를 했다. 하지만 남편이 출근한 뒤 이따금 창가에 앉을 여유가 생기면 예전에 열린 그 연회, 그 무도회를, 그날 자신이 그토록 아름다웠고 인기를 모았던 일을 떠올리곤 했다.

그 목걸이를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가? 그걸 어찌 알랴? 누가 알 수 있을까? 참으로 얄궂은, 종잡을 수 없는 게 바로 삶인 것을! 그 얼마나 사소한 일이 우리의 삶을 파멸과 구원으로 갈라 놓곤 하는지! (p.220-221)

 

어느 일요일, 그 여자가 샹젤리제 거리로 나가 한 바퀴 거닐며 일주일의 고된 노동을 잠시 내려놓고 있을 때였다.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한 여자가 별안간 눈에 들어왔다. 포레스티에 부인이었다. 여전히 젊고, 여전히 아름답고,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루아젤 부인의 가슴속에 뭔가 격렬한 파동이 일었다. 저 친구에게 인사를 건넬 것인가? 물론, 그래야지. 게다가 이제 모든 빚을 갚은 만큼 저 친구에게 전부 이야기해도 좋을 것이다. 안 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 여자는 다가갔다.

"안녕, 잔."

상대방은 여자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동네 아낙네가 이처럼 친근하게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는 데 그저 놀라기만했다.

포레스티에 부인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글쎄요...부인...누구신지...사람을 잘못 보신 모양이에요."

"아니, 나 마틸드 루아젤이야."

맞은편 친구가 비명 같은 소리를 냈다.

"오!...맙소사, 마틸드...너무 변했잖아!"

"그렇지, 널 만나지 않은 뒤로 아주 힘든 날들을 보냈어. 가난하게 살았지...그게 다 너 때문이란다!"

"나 때문이라니....어째서?"

"네가 나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려주었던 일 기억하지. 그 목걸이를 빌려 교육부 장관 관저에서 열리는 연회에 갔었잖아."

"기억하지. 그런데?"

"그런데 그 목걸이를 잃어버렸거든."

"그럴 리가! 그걸 내게 다시 가져다주기까지 했으면서."

"네게 가져다준 건 모양이 똑같은 다른 목걸이였어. 그 목걸이 값을 갚는 데 10년이 걸렸지. 우리로선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걸 너도 알 거야. 우린 가진 게 없었잖아...어쨌거나 이제 다 끝난 일이고, 그래서 기분이 무척 홀가분해."

포레스티에 부인은 굳은 듯 상대방을 빤히 쳐다보았다.

"내 다이아몬드 목걸이 대신 하나를 새로 사서 내게 주었다는 말이니?"

"그래, 너도 눈치채지 못했지? 정말 모양이 똑같은 목걸이였거든."

그러고 나서 여자는 자랑스러움과 순진함이 묻어나는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포레스티에 부인은 연민이 솟구친 나머지 친구의 두 손을 덥석 잡았다.

"오! 이를 어째, 마틸드! 내 것은 모조품이었어. 고작 5백 프랑짜리였다니까!" (p.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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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 1850년 8월 5일 ~ 1893년 7월 6일)

프랑스 사실주의의 대표 작가이다.

초기에는 귀스타브 플로베르와 에밀 졸라의 영향을 받아 리얼리즘 형식의 글을 써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그 후 '벨 아미'라고 이름붙인 자신의 요트로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성과 쾌락에 탐닉하다가 매독이 발병, 1877년경부터 시작된 매독의 증상으로 신경증을 앓으면서 점차 환상적인 색채가 강해진다. 전자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비곗덩어리, 어느 인생, 후자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오를라>가 있다. 이 밖에 모파상의 환상소설들은 우리나라에서 러브크래프트와 함께 공포특급류의 해적판으로 많이 묶여져서 나왔으며 이 중 <모파상 괴기소설 광인?>이라는 단편집이 2007년 '우물이 있는 집'이라는 출판사에서 <박제된 손>이라는 이름으로 개정출간되었다.
말년은 비참했다. 앞서 말한대로 매독에 걸린 것이 문제였는데 20세기 초까지 매독은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한 불치병이었기에 계속 진행되어 그의 뇌를 망가뜨렸고, 이후 자기 오줌을 성수라면서 모으기도 하는 등 발광이 심해져서 온갖 소동을 일으켰으며 1891년에는 자살까지 기도, 결국 정신병원에 수용되었고 2년 뒤 정신 병원에서 4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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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 단편선 (김동현, 김사행 옮김, 문예 세계문학)

모빠상 단편집 (이형식 옮김, 펭귄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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