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와 겐지 -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1932년)
구스코 부도리는 이하토부라는 북쪽 지방 현의 큰 숲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구스코 나도리라는 유명한 나무꾼으로, 아무리 거대한 나무도 마치 갓난아기 넘어뜨리스 너끈히 베어 버리는 사람이었습니다.
부도리에게는 네리라는 여동생이 있었는데, 둘은 날마다 숲에서 놀았습니다. 아버지가 쿵쿵거리며 나무를 베는 엄청난 소리가 겨우 들릴 만큼 먼 곳까지도 갔습니다. 부도리와 네리는 그 곳에서 나무딸기 열매를 따서 샘물에 담그기도 하고, 하늘 쪽에 대고 번갈아 가며 산비둘기 우는 소리를 흉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여기저기서 새들이 구구 하고 졸린 듯이 울었습니다.
어머니가 집 앞의 작은 밭에 보리를 심을 때면 부도리와 네리는 길에 멍석을 깔고 앉아서 양철깡통에 난꽃을 삶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온갖 새들이 둘의 수스스한 머리 위로 마치 인사라도 하듯 지저귀며 휙휙 지나갔습니다.
부도리가 학교에 가게 되자 낮 동안 숲은 아주 쓸쓸해졌습니다. 그 대신 낮이 지나면 부도리는 네리와 함께 온 숲의 나무에 붉은 점토나 숯으로 나무 이름을 쓰면서 돌아다니기도 하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양쪽에서 홉 줄기가 뻗어 올라와 마치 아치형 문처럼 된 자작나무에는 '멋진 새, 지나갈 수 없다'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p.12-13)
(참고)
부도리의 꿈 - 스기이 기사부로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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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일본어: 宮沢賢治, 1896년 8월 27일- 1933년 9월 21일)
1896년 이와테 현 하나마키(花巻)에서 태어나, 모리오카 고등농림학교(盛岡高等農林學校)를 졸업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단가(短歌)를 짓고, 법화경을 읽었다. 1921년에 문필에 의한 대승불교 포교를 결의하고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1926년에는 라스지인협회(羅須地人協會)를 설립하여 농촌운동에 나섰다. 그러다가 건강이 안 좋아져 쓰러졌고 회복과 악화를 반복하다 결국 1933년 9월 21일 급성 폐렴으로 37세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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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걸작선 - 미야자와 겐지 (이선희 옮김, 바다)
은하철도의 밤 - 미야자와 겐지 (햇살과나무꾼, 비룡소)
은하철도의 밤 - 미야자와 겐지 (이선희 옮김, 바다)
미야자와 겐지 전집 (박정임 옮김, 너머)
은하철도의 밤 - 미야자와 겐지 (장현주 옮김, 더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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