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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I. 한국 문학/4. 수필

한시, 사랑 이야기 - 오석환 (한가람서원)

by handaikhan 2023. 2. 7.

오석환 - 한시, 사랑 이야기

 

<허초희 - 독서하는 임에게>

  許楚姬 - 寄夫江舍讀書

 

비낀 처마에 제비는 들고 나며 쌍쌍이 날고

떨어지는 꽃 어지럽게 비단옷을 때리네.

동방에서 눈을 다하며 봄을 아파하는 뜻은

강남에 풀빛이 푸르건만 임이 돌아오지 않아서라네.

 

燕掠斜簷兩兩飛 (연략사첨양량비)

落花撩亂撲羅衣 (낙화요란박나의)

洞房極目傷春意 (동방극목상춘의)

草綠江南人未歸 (초록강남인미)

 

강남 별장에서 공부하는 남편에게 보낸 시이다.

공부를 하러 간다고 남편은 강남에 있는 별장에서 일 년을 보냈다. 다음 해 봄이 오자, 그녀는 멀리 강남을 향하여 눈을 다하고 그리운 임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임은 돌아올 줄 모르고 무정한 제비만 처마를 들고 나며 쌍쌍이 날고 있다. 

깊은 규방에 틀어박혀 그녀는 임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데, 뜰의 꽃은 벌써 하나 둘 떨어지고 있다. 떨어지는 꽃잎이 그렇지 않아도 아픈 나의 비단옷을 때린다.

'상춘'은 가는 봄을 아파한다는 뜻도 있지만 청춘이 가는 것을 슬퍼한다는 뜻도 있다. 강남은 이미 봄이 한참 지났을 텐데 임은 돌아올줄을 모른다. 임이 돌아오지 않음은 그래도 참을 수 있는데 청춘이 허망하게 지나감은 참을 길이 없다. 눈물 가득한 눈으로 임을 기다리고 있지만 실은 젊음을 전송하고 있는 것이다.

 

 

<이매창 - 아낙의 원망>

  李梅窓 - 閨中怨

 

고운 정원 배꽃 피고 두견새 우는데

뜰 가득한 달그림자 더욱 쓸쓸하구나.

그리움에 꿈꾸고자 하여도 도리어 잠들지 못하고

일어나 매화 창가 기대니 새벽을 알리는 소리 들리네.

 

梨花杜宇啼 (경원이화두우제)

滿庭蟾影更悽悽 (만정섬영갱처처)

相思欲夢還無寐 (상사욕몽환무매)

起倚梅窓聽五 (기의매창청오경)

 

조선 중기 개성기생 황진이와 더불어 이름을 나란히 했던 부안 기생 이매창의 <규중원>이다.

'경원'은 '옥 같은 정원'이니 곱고 큰 정원이다. '섬'은 '달의 이칭'이니 '섬영'은 달그림자이다. '처처'는 쓸쓸한 모양이다. 예전 사람들은 밤을 다섯으로 나누었는데 '오경'은 무야이며 '인시'로 새벽이니 4대문의 통행을 허용하는 시간이다. '매창'은 흔히 '매화가 피어있는 창가' 또는 '매화가 바라보이는 창가'로 이해하기 쉬우나 사실은 '매화무늬가 아로새겨진 창틀을 가진 창문'으로 보아야 한다. 현대에는 고궁이나 사찰의 문틈에서나 볼 수 있을 뿐이나, 고대에는 선비나 문인들이 방의 운치를 더하기 위하여 창틀에도 매화무늬를 아로새긴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하얀 배꽃에 달빛이 부서지고

두견새는 임 그립다고 밤ㅁ을 새워 피를 토하며 울어댄다.

아무도 없는 뜰에는 오로지 가득한

달그림자만 쓸쓸하기 그지없다.

한 번 떠난 뒤, 소식조차 없는 임을 꿈에서라도

볼 수 있을까 하여 억지로 잠을 청해보지만,

잠마저 무정하여 끝내 꿈을 허락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일어나 매화 창가에 기대어 배꽃에 비친

처량한 달그림자를 보고 있노라니,

멀리서 새벽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임도 저 달빛을 보고 있는지

그곳에도 달빛은 쓸쓸하기만 한지 궁금하다.

또한 임도 나처럼 잠 못 이룰까,

이런저런 생각에 뒤척이는데

문득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열어본 창가에는 지친 달빛만 홀로 흐느끼고 있다.

 

<침고>

瓊花梨花杜宇啼(경화이화두우제) 옥빛 배꽃 눈부시게 피고 두견새 우는 밤

滿庭蟾影更悽悽(만정섬영갱처처) 뜰에 가득 달빛 어려 더욱 서러워라.

相思欲夢還無寐(상사욕몽환무매)  그리운 님 꿈에나 만나려 해도 잠마저 오지 않고

起倚梅窓聽五鷄(기의매창청오계) 일어나 매화 핀 창가에 기대니 새벽닭이 울어라.

竹院春深曙色遲(죽원춘심서색지) 대숲엔 봄이 깊고 날 밝기는 멀었는데

小庭人寂落花飛(소정인적낙화비) 인적 없는 작은 뜨락엔 꽃잎만 흩날리네.

瑤箏彈罷江南曲(요쟁탄파강남곡) 옥 쟁으로 타던 강남곡을 멈추고 나니

萬斛愁懷一片詩(만곡수회일편시)끝없는 시름으로 가슴엔 한편의 시를 품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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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 허씨(蘭雪軒許氏, 1563년 ~ 1589년 3월 19일)

조선 중기의 시인, 작가, 화가이다. 본명은 초희(楚姬)로, 다른 이름은 옥혜(玉惠)이다. 호는 난설헌(蘭雪軒), 난설재(蘭雪齋)이고, 자는 경번(景樊)이다. 본관은 양천(陽川)이다.

이달(李達)에게 시와 학문을 배워 천재적인 시재(詩才)를 발휘하였다. 1577년(선조 10년) 김성립(金誠立)과 결혼했으나 결혼 생활은 원만하지 못했다고 한다. 자신의 불행한 처지를 시작으로 달래어 섬세한 필치와 독특한 감상을 노래했으며, 애상적 시풍의 특유의 시 세계를 이룩하였다.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문인의 한사람이며, 300여 수의 시와 기타 산문, 수필 등을 남겼으며 213수 정도가 현재 전한다. 서예와 그림에도 능했다. 남편 김성립과 시댁과의 불화와 자녀의 죽음과 유산 등 연이은 불행을 겪으면서도 많은 작품을 남겼다. 1608년(선조 41년) 남동생 허균(許筠)이 그녀의 문집을 명나라에서 출간함으로써 그녀의 명성이 점차 널리 알려졌다. 사후 남편 김성립이 증 이조참판에 추증되면서 그 역시 정부인(貞夫人)으로 추증된다.
사후, 작품 일부를 동생 허균이 명나라의 시인인 주지번(朱之蕃)에게 주어 중국에서 시집 《난설헌집》(蘭雪軒集)이 간행되어 격찬을 받았고, 1711년 분다이야 지로(文台屋次郎)에 의해 일본에서도 간행, 애송되어 당대의 세계적인 여성 시인으로써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1612년에는 취사원창이란 이름으로 미간행 시집이 발간되기도 했다. 당대에는 고부갈등과 남편과의 불화 등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사후 조선 후기에 이르러 그녀의 시들의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게 되었다. 초당 허엽의 딸로 허봉의 여동생이자 교산 허균의 친누나이며, 허성의 이복 여동생이다. 어의 허준은 그의 11촌 숙부뻘이었다. 손곡 이달(李達)의 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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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 시집 (평민사)

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허난설헌 시선집 - 나태주 (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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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창(李梅窓, 1573년 ~ 1610년)

조선 선조 때의 부안 출신 기생이다. 본명은 향금(香今), 호는 매창(梅窓) 또는 계생(桂生·癸生), 계랑(桂娘·癸娘[1]) 등으로도 불린다. 그녀의 문집인 《매창집》 뒤에 붙인 발문을 보면, 아버지는 부안현(오늘날 부안군)의 아전 이탕종(李湯從)임을 알 수 있다. 〈화원악보〉에 시조 1수가 전한다.

이화우 흣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 낙엽에 저도 날 생각난가.
천리에 외로온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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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옛시조 - 이상보 (범우 사르비아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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