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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VII. 아동, 청소년/1. 한국 문학

눈뜨는 시절 - 이원수 (삼성출판사)

by handaikhan 2023. 5. 22.

문학의 탐정 한국문학 19

 

목차


이원수 

눈뜨는 시절
바닷가의 소년들
달나라 급행


송영 

쫓겨 가신 선생님
새로 들어온 야학생
옷자락은 깃발같이


최청곡 

사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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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 - 눈 뜨는 시절 (1949년)

 

"잡았다아. 아주 큰 거야, 큰거...."

혜영이는 개울가에서 나비 잡는 포충망도 없이 손으로 호랑나비를 잡아 쥐고, 이편 언덕으로 뛰어오면서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무슨 나비야? 어디봐."

정길이는 곁으로 달려온 혜영이의 나비를 들여다보고

"애걔, 요걸 가지고 그렇게 야단이야?"

"왜? 너, 이런 큰 나비 잡아나 봤어?"

"얘, 이건 흔해 빠진 거야. 아무튼 인내. 또 잡아 줘, 응?"

혜영이는 정길이가 얄미웠다.

"흥? 인젠 안 잡을걸..."

하며 꽃 꺾기에 정신이 팔린 정길이의 누이동생 정순이 곁으로 가 버렸다. 정길이는 혼자서 멍하니 혜영이를 바라보다가, 다시 나비를 찾아 두리번거리며 개울가를 헤매었다. (P.8-9)

 

'나는 석주명 선생 같은 나비 학자가 되어 보리라.' (p.10)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나비 박사 석주명 - 박상률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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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문과 인정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 되자.' (p.33)

 

<작품 이해>

우리는 잘 알지 못하던 어떤 것을 깨달았을 때 "눈(을) 떴다."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도 '눈뜨는'은 이러한 의미이지요. 그러니까 이 이야기의 제목은 '무엇에 대해 깨닫게 되는 시절'이라는 뜻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정길이는 장충단 공원 근처 산에서 나비를 잡다가 혜영이네 집 방향으로 가면서 여러 사람을 만납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은 전쟁 때문에 집을 잃은 사람들이지요. 정길이의 눈에 이 사람들은 거의 죽은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두 번째 만난 사람들은 채석장에서 일하는 일꾼들이지요. 이 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것 조차 두려울 정도로 비참한 모습이었습니다.

정길이는 이러한 사람들을 보면서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불행한 삶을 사는지, 일을 많이 하면서도 왜 돈을 벌지 못해 비참하고 끔찍한 삶은 사는지 고민합니다. 곧 정길이는 다 같이 사는 세상인데, 왜 자신과 같은 사람은 아무 걱정 없이 편하게 살고, 이들과 같은 사람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어렵게 사는 것인지 생각하게 된 것이지요.

정길이는 혜영이와 헤어지면서 '학문과 인정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 되자.'라고 결심합니다. 이는 혜영이네 가족이 이사를 가게 된 과정을 지켜보고, 어려운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깨달은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아버지처럼 돈만 벌려는 사람이 아니라,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삶의 태도라는 것이지요.

이처럼 이 이야기는 '정길이'라는 소년이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과 그들이 받는 부당한 대우를 보면서 깨달은 바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그 제목이 '눈뜨는 시절'인 것입니다. (p.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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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李元壽, 1912년 1월 5일 ~ 1981년 1월 24일)

대한민국의 아동 문학가이다.

경상남도 양산 출신. 1930년 마산상업학교를 졸업하고, 함안 가야금융조합에 근무하다가 상경, 1945년 경기공업학교 교사가 되었다. 이어 출판계로 전직하여 1947년 박문출판사 편집국장, 1960년 삼화출판사 편집장 등을 역임하고, 1965년 경희여자초급대학 강사를 지내기도 하였다.
문학 단체에도 적극 참여하여 조선프로레타리아문학동맹 아동문학부 맹원으로 활동했으나, 동란 후에는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아동문학분과위원장, 한국아동문학가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1926년 동요 「고향의 봄」이 방정환(方定煥)에 의하여 『어린이』에 뽑힘으로써 문단에 나와 윤석중(尹石重) 등과 ‘기쁨사’ 동인이 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외형률 중심의 재래식 동요에서 내재율 중심의 현실참여적 동시를 개척하여 「헌 모자」·「보리방아 찧으며」·「교문 밖에서」·「찔레꽃」·「이삿길」·「양말사러 가는 길」 등 자유동시를 확립한 대표적인 작품들을 남겼다. 또한, 장편동화 및 아동소설(소년소설)을 확립하는 데 선구적 업적을 남기기도 하였다. 「숲속나라」(1948)는 최초의 장편동화의 시도이며, 『오월의 노래』(1954) 등은 본격적인 소설적 구성과 표현을 구사한 작품이다.
작품활동 외에도 끊임없이 비평 활동을 하면서 비평 부재의 아동문학계에 아동문학이론을 확립하였다.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에 걸쳐 신문·잡지를 통하여 시평·월평·작가론을 계속 발표하며 아동문학의 본질에 관한 기초이론을 전개하였다. 1966년에는 『교육자료』에 10회에 걸쳐서 「아동문학입문」을 연재하였다.
이원수의 작품은 초기의 율동적이며 감각적인 경향에서, 1940년대 동시 「어머니」(『아이생활』, 1943.9)에 나타난 바와 같은 저항적 현실 의식이 강하게 반영된 경향으로 변천하였다. 6·25동란 이후에는 동요·동시보다는 동화·아동소설에 주력, 현실을 직시한 고발적 사실주의 아동소설을 발표하였다.
이원수의 작품에 등장하는 아동은 세속적 의미의 불행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전기의 동요·동시로부터 「숲속나라」·「라일락언덕」·「신의 합창」 등에 나오는 불행한 아이들이 현실적 불행을 인내와 끈기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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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겨울 나무야 - 이원수 (웅진주니어)

고향의 봄 - 이원수 (파랑새)

이원수 문학 시리즈 (웅진주니어 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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