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버빌 가의 테스1 더버빌 가의 테스 - 토마스 하디 (유영 옮김, 주변인의길) 토마스 하디 - 테스 (1891년) 5월 하순 어느 날 저녁, 한 중년 남자가 쉐스톤에서부터 블레이크모어 혹은 블랙무어 계곡 근처의 말로트 마을에 있는 집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를 지탱하고 있는 두 다리는 비틀걸렸고, 걸음걸이는 자꾸만 왼쪽으로 기울어졌다. 특별히 뭔가를 생각하는 건 아니었지만, 어떤 견해를 확인하는 듯 이따금 힘차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가 팔을 든 계란 바구니는 텅 비어 있었고, 쓰고 있는 모자는 벗을 때마다 엄지손가락 닿는 곳이 닳아 보풀이 어지럽게 너덜거렸다. 잠시 후 그는 회색 암말에 걸터앉은 나이 든 신부와 마주쳤다. 신부는 말을 탄 채 종잡을 수 없는 가락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p.8) 사람이란 가끔 충동이 너무 강해 이성적인 판단을 못 할 때가 있는 법이오. (p.10).. 2024. 3.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