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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
I. 한국 문학/2. 소설

목축기 - 안수길 (창비)

by handaikhan 2023. 5. 26.

창비 20세기 한국문학 11

 

목차

 

안수길

목축기

제3인간형

 

김정한
사하촌(寺下村)
추산당과 곁사람들
모래톱 이야기
수라도(修羅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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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길 - 목축기 (1943년)

 

멀리서 보면 흡사 누워 있는 소 형국이었다. 밋밋한 등어리하며, 불룩한 배하며, 더욱이 지금은 황엽의 늦가을, 그것도 해질 무렵이라 낙조를 받아 함빡이 짙은 산 전체는 그 모습이 그대로 누워 있는 누른 소였고, 그것도 기름진 암소였다.

누가 짓든 그 산 이름을 소를 두고 생각할밖에 없겠으나, 와우산이란 평범하면서도 그 산을 가장 인상적으로 드러낸 이름이었다. 더욱이 소를 치고 돼지를 기르는 목장이 그 산을 배경으로 그 기슭에 자리를 잡고 보매, 와우산은 그 이름과 더불어 한층 더 생채를 내는 것이었다.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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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길(安壽吉, 1911년 11월 3일 ~ 1977년 4월 18일)

대한민국의 소설가

1926년 간도중앙학교를 졸업하고 함흥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하였으나 2학년 때 맹휴사건과 관련되어 자퇴하고, 1928년 서울의 경신학교(儆新學校) 3학년에 편입하였다. 1929년 광주학생사건이 일어나자 이에 호응하였다가 퇴학당하였다.
이듬해 일본에 건너가 교토(京都)의 료요중학[兩洋中學]을 거쳐 1931년 3월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고등사범부 영어과에 입학하였으나 학비 관계로 중단하고 귀국하였다. 1932년 부터 1945년까지 간도에서 소학교 교원, 간도일보·만선일보(滿鮮日報) 기자를 지냈고, 1948년 월남하여 경향신문 문화부 차장 등을 지낸 바 있다.
용산고등학교·서라벌예술대학·이화여자대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기도 하였다.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중앙위원, 한국문인협회 이사를 지냈고, 제2회 아시아자유문학상(1955), 서울특별시문화상(1958), 3·1문화상(1973)을 수상하였다.
1935년에 단편 「적십자병원장(赤十字病院長)」과 콩트 「붉은 목도리」가 『조선문단(朝鮮文壇)』지에 당선된 것을 계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이 후 장편 20여 편, 단·중편 60여 편을 남겼다.

작품의 경향은, 첫째, 망국인의 삶과 통한을 그린 것으로 「새벽」(싹트는 대지, 1940)·「벼」(만선일보, 1940)·「북간도(北間島)」(사상계, 1959∼1967)·「맹아기(萌芽期)」(신태양, 1958)·「삭발(削髮)」(사상계, 1967)·「라자(羅子) 머자니크」(아세아, 1969)·「망명시인(亡命詩人)」(1976) 등이 이에 속한다.
「새벽」·「벼」 등에서는 간도에 건너가 황무지를 개간한 농민들의 갈등과 비애를 그렸고, 「맹아기」·「삭발」은 일제시대 학생과 교원이 겪었던 아픔을 그린 소설이며, 「라자 머자니크」와 「망명시인」은 조국을 잃어버리고 방랑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둘째,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문제를 다룬 것으로 「여수(旅愁)」(백민, 1949)·「제비」(문예, 1952)·「역(逆)의 처세철학(處世哲學)」(문예, 1952)·「제삼인간형(第三人間形)」(자유세계, 1953) 등이 여기에 들어간다.
6·25 전후를 배경으로 지식인들의 삶을 조명하면서 어떤 것이 인간다운 삶인가를 추구한 소설들이다. 셋째, 산업사회의 문턱에서 인간이 점차 왜소하여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들로 「서장(序章)」(1961)·「새」(1968) 등이 이에 속한다. 기능과 능률을 강조하는 시대에 인간이 어떻게 소외되어가는가를 그린 소설이다.
넷째, 이데올로기의 갈등 속에 살고 있는 한국인의 피해망상을 그린 것으로 「Iraq에서 온 불온문서(不穩文書)」(문학춘추, 1964)·「동태찌개의 맛」(신동아, 1970) 등이 이에 속하며, 분단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인의 아픔과 갈등을 그린 소설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소설의 배경을 시간적으로는 한말부터 1970년대까지, 공간적으로는 만주일대까지 확대시키면서 현대사와 국토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망국인들의 통한을 그린 것과,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문제를 다룬 것이 주류를 이룬다. 「효수(梟首)」가 중역(中譯)되었고, 「제삼인간형」이 일역(日譯)되어 각각 중국과 일본에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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